대체육, 식량부족 시대의 해결책 될 수 있을까…K-바이오헬스포럼서 ‘배양육 문제’ 토론
대체육, 식량부족 시대의 해결책 될 수 있을까…K-바이오헬스포럼서 ‘배양육 문제’ 토론
  • 헬스컨슈머 특별취재팀
  • 기사입력 2021.11.19 17:18
  • 최종수정 2021.11.19 1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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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양육-인조육, 탄소중립 시각에서만 보면 안된다
안전성 확립하려면 거쳐야 할 단계 많아

[헬스컨슈머] 배양육과 인조육에 대한 명칭 정립은 물론 이의 안전성이 확립되기 전까지는 식품으로 상용화하는데 신중을 기해야 한다는 중론이 제기됐다. 

국민의 수준 높은 건강 생활을 위해 올바른 방향을 제시해온 K-바이오헬스 포럼은 18일 국회의원회관에서 ‘국민의 안전하고 올바른 육류섭취를 위한 방향’이란 주제로 4차 행사를 가졌다. 

왼쪽부터 박진호 전북대 교수, 강대진 식약처 식품안전기획관, 엄애선 한양대 교수, 이원주 건강소비자연대 이사, 강영수 건강소비자연대 대표, 전혜숙 국회의원, 최윤재 서울대 교수, 이범진 건강소비자연대 총재, 조태임 소비자단체연합회 회장, 정은주 건강소비자연대 부총재, 건강소비자연대 이상호 이사, 조동환 헬스컨슈머 대표

더불어민주당 전혜숙 의원(서울 광진갑)과 건강소비자연대, 국회 지구촌보건복지포럼, 한국건강기능식품협회가 공동 주관한 이번 포럼에서 참석자들은 식량안보 차원이나 기후문제 차원에서 대체육을 개발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보다는 인체에 무해하고 건강한 육류섭취를 위해 선결되어야 할 과제를 들여다 보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발제자로 나선 최윤재 서울대학교 명예교수(국가과학기술 한림원 부원장)는 “UN 보고서에 따르면 2050년 세계 인구는 약 100억 명으로 예측된다”며 “식량 위기에 대비해 벤처회사들이 이 분야에 많은 투자를 하고 있지만, 맛과 색깔을 흉내내기 위해 여러 첨가물이 들어가 안전성에 논란이 있다”고 밝혔다.

최 교수는 결론을 통해 “배양육의 경우 현재의 상태로는 상품화 단계로 가기에 무리가 많다”며 “그 이유로 배양육의 안전성 과제인 세포주와 혈청 항생제 호르몬 등의 배지 문제 그리고 식품첨가물 등 세 가지의 큰 문제점이 있다”고 열거했다.  

따라서 상품화 되기 전에 배양육 표기의 법제화가 필요하다는 점을 역설하고 일례로 선진국은 ‘고기’라는 표현을 배양육에서는 금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엄애선 한양대학교 교수는 ‘대체육 영양학적으로 완전한 식품인가’라는 소주제 발표를 통해 “조사를 진행한 결과 응답자의 77.8%가 대체육에 대한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기 조사의 내용을 인용하는 가운데 “인체는 자연적이고 고른 영양섭취를 원하는 상태이기에 인조육 등의 경우 칼로리와 지방 그리고 단백질의 총량에서 문제점이 있고 탄수화물과 당함량이 지나치게 높을 우려가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전북대 수의대 박진호 교수가 좌장을 맡아 진행한 토론에서 먼저 조태임 소비자단체연합 회장은 일본의 식품첨가물 전문가의 말을 인용, “첨가물을 사용한 미트볼이 저비용 대량생산의 목표에는 도달할지 몰라도 국민의 건강에는 해를 끼치고, 자라나는 아이들을 그러한 맛에 길들이게 할 것”이라며 “안전성 측면에서 배양육이 상표화되어 나오는 것에 대해 부정적으로 본다”고 강조했다,

정은주 약학박사(건강소비자연대 부총재) 역시 “배양의 과정에서 일어나는 동물 윤리적 문제를 비롯, 인간의 존엄성에 대한 문제까지도 야기될 수 있는 배양육이 단순하게 효율성만으로 개발되고 대중화되는 것이 바람직한지 의문”이라며 “만약 시대적인 요구로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면 투명한 제도적인 관리와 자연계와 생태적 순환을 위한 축산업계 및 국가의 농법 개발과 노력이 필요”라고 지적했다.

박효순 경향신문 기자(정책사회부)는 “(대체육은) 논란의 여지가 상당한 문제를 안고 있다”라며 “외국에서도 암이나 희귀 유전자 질환 등 특정 질병이나 생활습관성 만성질환을 앓고 있거나, 영유아나 초고령자 등에서 특히 어떤 악영향이 있을지에 대한 연구가 부족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학계의 지속적인 연구와 이를 바탕으로 한 언론활동 등이 중요하다”며 “농림축산식품부의 적극적인 지원과 부처간의 소관 문제 해결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최윤재 교수는 “대체육 필요성에 대한 이유가 높아지는 이유 중 하나는 바로 환경 파괴 문제다. 하지만 국내 온실가스 총배출량 중 축산업이 차지하는 비율은 1.3%이며, 이 중에 0.7%는 분뇨에서 나온다. 미국도 마찬가지로 수치는 높지 않다. 전체 탄소배출 중 축산업이 4%, EU는 6%를 차지한다. 이런 측면에서 우리는 상대적으로 적은 수치인 셈”이라고 밝혔다.

그는 “최근 정부가 선언한 2050 탄소중립은 이러한 수치를 간과한 채 축산업을 줄이고 배양육을 늘리는 방향으로 진행되고 있다”며 “배양육 늘리기는 플랜 B나 C로 진행되어야 하는데, 현재 정책은 플랜 A로 진행되고 있는 셈이다. 당장 미국만 하더라도 탄소중립을 선언하면서 축산업을 줄이지 않고 있는 상태이다”는 점을 분명히 밝혀 우리나라가 잘못된 방향의 육류산업을 진행시키고 있다는 점을 시사했다.

이에 식품의약품안전처 강대진 식품기준기획관은 “2019년부터 우수한 전문기관과 학회, 협의체를 가동시키고 있다”며 “정보제공 문제는 구체화시킬수록 소비자에게 중요하다. 혼합 첨가물을 소비자에게 상세히 알릴 것(표시하는 것)을 약속하겠다”고 전했다.

K-바이오헬스 포럼 4차

이날 토론에서는 대체식품안 기준안 역시 식물성 대체 식품이나 배양물을 이용한 것은 추가적으로 평가함으로써 새로운 시스템을 적용해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각 나라의 기준안을 본다면, 싱가폴이 작년 10월에 최초로 만들었지만 세부내용은 공개하지 않고 있는 상태이고 이어 다른 나라도 마찬가지인데 우리나라는 이들 과정을 면밀히 참고하여 더욱 정교하게 대체육의 개발과 상품화에 조심스러운 접근진행을 시켜야 한다는 결론을 도출했다.

아울러 이밖의 참석자들도 배양육 인조육에 대해서는 농림축산식품부와 식품의약품안전처 뿐 만 아니라 복건복지부 환경부를 비롯한 정부의 종합적이고 범부처차원의 접근법이 필요하다는 데 인식을 같이했다.

강령아 아나운서의 사회로 진행된 이날 포럼 개회식에서 전혜숙 의원은 “배양육에 관해서 여러 논의가 이어지고 있다”며 “문제의 해결을 위하여 지속적이고 발전적인 평가가 필요하다”고 본 포럼의 필요성과 의의를 전했다.

포럼에서는 이어 민주당의 양정숙 정청래 서영석 양기대 의원이 참석해 축사를 했으며 김강립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은 강대진 기획관이 축사를 대독했고 건강소비자연대의 강영수 이범진 공동이사장의 환영사가 있었다.  

한편 이날 패널참여를 약속한 농림축산식품부의 인사가 열차를 놓쳤다는 이유로 참석을 하지 않아 공직자로서 무책임하다는 비난이 포럼장에서 빗발쳤다.

 

K-바이오헬스 4차 포럼 상세기사는 22일 월요일 계속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