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먹방, 건강에 ‘악영향’ 없나
K-먹방, 건강에 ‘악영향’ 없나
  • 박채은 기자
  • 기사입력 2022.04.26 17:45
  • 최종수정 2022.04.27 17: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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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방’, 한류 콘텐츠로 자리잡았지만…건강 우려 목소리도

-美 유튜버, 먹방 5년만에 몸무게 68kg→157kg로 늘어…산소 호흡기까지

-“이런 먹방도 있다”…최근 뜨는 ‘소식좌’ 먹방 눈길

[헬스컨슈머] 지난 2021년, 영국의 옥스퍼드 영어 사전에 한국 단어가 등재됐다. ‘한류(Hallyu)’, ‘대박(Daebak)’, ‘누나(Noona)’, ‘오빠(Oppa)’, 그리고 ‘먹방(Mukbang)’이다. 먹방은 카메라 앞에서 출연자가 식사하는 형식의 방송으로, 우리나라에서 처음 시작해 고유명사로 굳어져 외국으로 퍼진 사례다.

이제 먹방은 어디서나 쉽게 볼 수 있다. 유튜브에서는 라면 10봉지에 도전하는 콘텐츠가 게재되고, 텔레비전에서는 연예인들이 나와서 맛집을 찾아다니며 음식을 먹는다. iHQ의 ‘맛있는 녀석들’처럼 오로지 먹방만으로 승부한 예능 프로그램도 있다. 시청자들이 이런 방송을 찾는 이유는 다양하다. 질병이나 다이어트로 인해 쉽게 먹지 못하는 음식에 대한 대리 만족이나 시청자와의 소통 등 때문이다.

그러나 과도한 먹방에 우려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배달 떡볶이에 설탕 뿌린 핫도그를 얹은 조합을 먹는다거나, 10000kcal 섭취에 도전하는 콘텐츠가 시청자들에게 폭식을 유발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지난 2018년 보건복지부는 비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폭식 미디어·광고에 대해 실태 조사를 실시한 뒤 가이드라인을 개발한다는 내용을 발표하기도 했다.

(사진출처) : 게티이미지코리아
(사진출처) : 게티이미지코리아

 

 

■ 먹방 찍다가 ‘산소 호흡기’까지

지난 10월 영국 매체 더선은 미국의 인기 유튜버인 니코카도 아보카도의 건강 상태에 대해 조명했다. 구독자 308만 명의 인기 유튜버인 그가 먹방을 시작한 이후 몸무게가 급격하게 늘어 산소호흡기를 착용한 채 영상을 촬영했다는 것이다. 아보카도 본인이 밝힌 내용에 따르면 2016년 무렵만 해도 몸무게는 68~72kg였으나, 현재는 154kg로 두 배 넘게 찐 상태다.

원래 그는 뮤지션을 꿈꾸는 채식주의자였다. 유튜브를 처음 시작하던 6년 전에는 바이올린을 연주하거나 채식 먹방 등의 콘텐츠를 선보였으나 조회수가 올라가지 않자 평생 실천해왔던 채식주의를 그만두고 극단적인 먹방을 게재하기 시작했다. 피자나 햄버거 등 패스트푸드를 쌓아놓은 뒤 그것을 한 번에 먹어치우거나, 우리나라의 불닭볶음면에 미국의 매운 과자 타키스를 섞어 먹는 식이다.

이후 급격히 살이 찌면서 산소호흡기를 착용하고 나오더니 최근에는 20대 나이에 비만을 포함해 고혈압과 당뇨, 고지혈증, 성욕 감퇴, 발기부전 등을 앓게 되었다고 고백했다. 그럼에도 “먹방은 앞으로도 몇 년간 더 찍을 생각이다”라고 말해 많은 이의 걱정을 자아내기도 했다.

(사진출처) : 유튜브 채널 'Nikocado Avocado'
(사진출처) : 유튜브 채널 'Nikocado Avocado'
(사진출처) : 유튜브 채널 'Nikocado Avocado'
(사진출처) : 유튜브 채널 'Nikocado Avocado'

 

 

■ 최근 뜨는 ‘소식’ 먹방?

MBC 예능프로그램 ‘나 혼자 산다’에 출연한 가수 겸 작곡가 코드 쿤스트는 일명 ‘소식좌’라는 별명을 얻었다. 아침 식사를 가래떡 하나로 해결하거나, 고구마를 먹을 때 딱 하나만 쪄먹는 모습이 방영돼서다. 함께 출연한 연예인들이 치킨 한 마리를 먹을 수 있느냐고 묻자 그는 “애초에 ‘한 마리 다 먹어야지’라는 생각으로 접근하는 게 (이해가 안 된다)”라고 말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이처럼 ‘소식좌’를 자처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먹는 양이 적은 유튜버들이 브이로그 형식으로 본인의 슬로우 먹방을 소개한다. 공통적인 특징은 모든 음식을 여러 번 씹어 먹는다는 것, 그리고 배가 부르면 미련 없이 숟가락을 내려둔다는 것이다. 일반적인 먹방 유튜버와 달리 ‘맛이 없어 보이는 듯한’ 표정을 짓고 있는데도 슬로우 먹방의 인기는 나날이 높아지고 있는 추세다.

슬로우 먹방에 관해 네티즌들 역시 “여유 있게 먹는 모습이 평화로워 보인다”, “나도 소식좌라서 이런 영상을 보면 속이 편안하고 동질감이 느껴진다”, “요즘은 다들 많이 먹는 방송만 나오는데, 사실 현대인들은 과잉 섭취가 더 문제다. 이렇게 소식하는 사람들 위주의 방송도 많이 나왔으면 한다”, “소식좌들 영상을 보니까 반성하게 된다” 등의 반응을 보이고있다.

(사진출처) : MBC 공식 종합 채널 '엠뚜루마뚜루' / 나 혼자 산다
(사진출처) : MBC 공식 종합 채널 '엠뚜루마뚜루' / 나 혼자 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