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요칼럼] 비타민D 독성이 나타나는 용량은?
[목요칼럼] 비타민D 독성이 나타나는 용량은?
  • 전의혁(사단법인 건강소비자연대 해외학술정보이사)
  • 기사입력 2022.07.14 11:15
  • 최종수정 2022.07.14 1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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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타민D와 독성

[헬스컨슈머] 비타민D에 대한 가장 큰 오해 중 하나는 지용성이라 몸에 축적되어 조금만 많이 복용해도 독성을 나타낸다는 것이다.

사실 지용성 비타민이건 수용성 비타민이건 “많이” 복용하면 몸에 해로운 것은 사실이다. 여기서 “많이”라는 말을 정확히 이해해야 비타민D의 모든 혜택을 향유하며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하는 삶을 살수 있을 것이다.

미국국립보건원(National Institutes of Health)에 따르면 비타민D 일일 권장량은 성인 600IU~800IU 그리고 소아 청소년 400IU이다. 한국 보건복지부에서 발행한 2020 한국인 영양소 섭취기준도 청소년/성인 400IU~600IU 그리고 유소아 200IU이다. 그리고 상한 섭취량은 두 나라 모두 1000~4000IU이다.

위 복용량 기준은 비타민D의 뼈 건강 만을 고려하여 설정된 복용량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두 나라 모두 해가 되지 않는, 즉 독성이 나타나지 않는(NOAEL, No Observed Adverse Effect Level) 비타민D 상한 복용량을 일일 1만IU로 발표했다.

모든 비타민과 미네랄 중 비타민D만 유일하게 햇빛을 통해 80~90%가 (10~20%는 음식을 통해) 우리 몸에서 만들어진다.

자외선B가 강한 정오 무렵 해변가에서 햇빛에 몸의 반 정도를 피부가 발개질 정도로 노출하면 하루 약 10,000 ~ 25,000IU의 비타민D를 생성할 수 있다. 즉, 비타민D를 하루 2만5천IU까지 복용해도 괜찮다는 게 자연의 섭리이다.

일반적으로 비타민D 수치가 30ng/mL~100ng/mL이면 정상, 100ng/mL 이상이면 조심, 150ng/mL 이상이면 독성이 나타날 수 있다고 알려져 있다.

(사진출처) : 게티이미지코리아
(사진출처) : 게티이미지코리아

하지만 지난 2007년 《미국 임상영양저널(American Journal of Clinical Nutrition)》에 발표된 '비타민D 위험 평가'에 따르면 비타민D 수치 200ng/ml 미만인 개인에서는 독성이 관찰되지 않았으며, 일일 비타민D 섭취량이 30,000IU 미만인 다른 연구에서도 독성이 관찰되지 않았다.

2019년 《스테로이드 생화학 및 분자생물학 저널(The Journal of Steroid Biochemistry and Molecular Biology)》에 미국 오하이오 주 신시내티의 주립 병원에 입원한 모든 환자의 비타민D 보충 및 검사 결과에 대한 연구가 발표됐다.

환자들은 12개월 이상 하루 5,000IU (그룹 1) 또는 하루 10,000IU(그룹 2)의 비타민D 보충제를 복용하였다. 시작 시점의 환자의 평균 비타민D 수치는 24-25ng/ml 였으며, 건선, 천식 및 피부암 환자 등은 각 개인의 상황에 따라 더 많은 일일 용량(20,000~ 60,000IU)을 복용하였다.

하루에 5,000IU를 복용한 그룹 1은 16 개월 뒤 비타민D 수치가 60ng/ml에 도달했고, 하루에 10,000IU를 복용한 그룹 2는 97ng/ml에 도달했다. 또한 두 그룹의 칼슘 수치는 9.6mg/dl(8.7~10.7 mg/dl)로 정상 범위였다.

비타민D 수치가 200ng/ml 이상에 도달한 환자는 1일 10,000IU(2명), 45,000IU(1명), 50,000IU(2명)를 복용한 5명이었으며, 이들에게서는 비타민D 과량 복용과 관련된 어떤 부작용도 나타나지 않았고 고칼슘혈증의 사례 또한 관찰되지 않았다.

지난 달 영국의 이스트켄트병원대학 연구팀이영국의학저널 사례 보고(BMJ Case Reports)》에 비타민D 과다 복용으로 내원한 중년 남성에 대한 사례 연구 결과를 발표하였다.

이 남성은 보건 전문의가 아닌 영양사를 통해 비타민D를 포함한 20 여종의 비타민과 미네랄의 고용량 요법을 권유 받고 한 달 정도 복용 후 메스꺼움, 복통, 설사, 반복적인 구토, 다리 경련 등으로 고통받다 병원을 찾아왔다.

영양사가 권유한 비타민D 일일 복용량은 150,000IU였다. 물론 다른 영양소들도 수십배, 수백배 이상 권유 받고 복용하였다. 이상이 안 생길 리가 만무한 복용량이다.

(사진출처) : 게티이미지코리아
(사진출처) : 게티이미지코리아

위 사례 연구에 대해 국내에 발표된 뉴스 및 해외 뉴스들은 모두 비타민D 과다 섭취에 대한 부작용만 대서 특필하였다.

여기에서 우리는 “많이” 와 “과다 섭취”에 대한 정의를 확실히 이해해야 한다.

이미 언급하였지만, 자연적으로 얻을 수 있는 비타민D 일일 용량인 25,000IU는 차치하더라도, 정부에서 인정한 독성(부작용) 없는 상한 복용량은 일일 10,000IU 까지는 안심하고 복용할 수 있다. 절대 “많은” “과다 섭취” 용량이 아니다.

하지만 위 중년 남성의 비타민D 일일 복용량은 15만IU였다. 많아도 정말 너무 많은 복용량이다.

기존의 보건 전문인들이 예전 뼈 건강 기능만을 가지고 설정한 섭취 기준만을 강조하며 4,000IU, 5,000IU 혹은 10,000IU 복용을 적극 만류하는 것은 시대착오적인 발상이다. 사실 지난 2012년까지만 하더라도 미국 의과대학에서는 비타민D를 일일 2,000IU 이상 복용하면 독성이 나타난다고 가르쳤으니….

비타민D가 발견(1922년)된 지 이제 100년이 되었다. 그동안 발표된 비타민D 관련 논문은 10만건이 넘는다. 하지만 최근 10년 내 그 중 50%가 발표되었다. 매년 5천건 이상의 비타민D에 대한 연구 논문이 발표되고 있는 것이다. 즉, 비타민D에 대한 정보 및 지식은 날로 새로워지고 있다.

필자는 10년 이상 비타민D를 전문적으로 공부하고 연구하고 있다. 갈수록 비타민D 독성에 대한 일일 복용량과 수치 연구 결과도 새로워지고 달라지고 있다.

(사진출처) : 게티이미지코리아
(사진출처) : 게티이미지코리아

지금까지의 연구결과에 따라 밝혀진 사실 중에 주목할 점은 지금까지 비타민D 독성이나 부작용으로 사망한 사람은 세계적으로 단 한 사람도 없었을 뿐더러 독성 증상이 나타난 사람들도 극히 드물다는 사실이다. 106명의 사람들이 자살 시도를 위해 엄청난 양의 비타민D를 복용했지만 한사람도 성공하지 못했다는 웃지 못할 얘기도 있다. 오히려 그들의 건강은 좋아졌을 거라고 추측할 뿐이다.

필자가 매번 강조하지만 무조건 많이 복용하는 게 능사는 아니다. 복용량보다 비타민D 수치가 중요한 것이다.  왜냐하면 각 개인마다 흡수율이 7배나 차이가 나기 때문에 일년에 한번은 비타민D 수치 검사를 해보고 자신이 목표로하는 수치에 맞춰 일일 복용량을 조절해야 한다. 일반적으로 비타민D 건강 수치(40~60ng/ml)를 유지하기 위한 최소 일일 복용량은 4천IU 이상이다.

대한민국 국민의 평균 비타민D 수치는 16.1ng/ml이다. 결핍 수준이다. 일반적인 정상 수치인 30ng/ml 이상이 되는 국민은 전체 2.7%밖에 안 된다. 거의 전 국민이 비타민D 부족/결핍 수준이다.

지금 부터라도 비타민D에 대한 독성 및 “과다 섭취”에 대한 두려움을 걷어내고 비타민D 건강 수치(40~60ng/ml)를 달성 유지한다면 대한민국은 최고의 컨디션을 향유하는 건강한 국가가 될 것이다.


당신이 만약 미국에 살고 있다면 심장마비로 사망할 확률은 10만 명 가운데 143 명이다. 마약성 진통제 과다 복용으로 사망할 확률은 5.1명, 도로를 건너다 차에 치어 사망할 확률은 1.5명, 타이레놀 과다복용으로 사망할 확률은 0.05명, 번개에 맞아 사망할 확률은 0.02명이다. 하지만 비타민D 과다 복용으로 사망할 확률은 10만 명 가운데 0.0000000002명이다. 그러니 현재 비타민D 전문가들이 권하는 4,000~5,000IU 함량이라면 비타민D 과다 복용에 대한 우려는 접어둬도 괜찮지 않을까?

 

전의혁(사단법인 건강소비자연대 해외학술정보이사)
전의혁(사단법인 건강소비자연대 해외학술정보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