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요칼럼] (107)우리 아이 키 성장, 무엇으로 도와줄까?
[목요칼럼] (107)우리 아이 키 성장, 무엇으로 도와줄까?
  • 전의혁(사단법인 건강소비자연대 해외학술정보이사)
  • 기사입력 2024.02.07 16:33
  • 최종수정 2024.03.14 0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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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타민D와 키 성장
(출처: 나도 키 크고 싶어 (우현옥 글·지현경 그림))

 

[헬스컨슈머] 요즘 아이들 평균키의 표준치가 매년 급속도로 자라나고 있다. 이로 인해 성장기 자녀를 둔 부모들의 염려는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동기들에 비해 키가 조금이라도 더디게 성장한다면 바로 키 성장 관련 제품을 구매하든가 아니면 병원에 가 검사를 받고 키 크는 주사인 성장 호르몬을 맞히기도 한다.

이러한 이유로 키 성장 관련 제품시장 규모는 하루가 다르게 성장하고 있다. 

국내에서 유일하게 키 성장 기능 허가를 받은 원료가 있다. ㈜뉴메드 사에서 개발한 ‘황기 추출물 등 복합물(HT042)’이라는 성분이다. 2014년 8월 식약처로부터 생리활성기능 2등급으로 개별인증 허가를 받고 '어린이 키성장에 도움을 줄 수 있음'이라는 표현을 홍보와 광고에 사용하고 있다. 

국내 유일한 키 성장 원료이니 만큼 여러 회사에서 HT042 성분이 함유된 다양한 키 성장 건강기능식품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아이클타임(두드림), 키클엔042(종근당건강), 아이커(종근당건강), 롱키원골드(롱키원), 키클래오042(보타니스타), 키플러스042(아이누리), 키즈텐042(연세생활건강), 키클랩HT042(교원) 등.

과학적으로 입증된 천연 복합추출물로 만든 유일한 키 성장 건강기능식품이라는 명목 하에 가격부터 사악하다. 12개월치를 일시불 구매해야 200만원 정도에 구입할 수 있고 한 달 분 씩 따로 구매한다면 20만원 이상을 지불해야 한다.

그렇다면 효과는 과연 어떨까?

원료 개발업체인 ㈜뉴메드 사는 두 번의 인체 적용 시험을 통해 HT042를 섭취한 어린이가 섭취하지 않은 어린이보다 첫번째 연구(2009년)에서 12주 후 3.3mm 더 컸고 두번째 연구(2017년)에서는 24주 후 2.9mm 더 성장했다고 발표했다.


 

(출처: 뉴메드, 1차 인체시험 결과, 2009)

 

 

2009년 첫번째 임상 연구는 12주간 신장 하위 25% 미만인 10~15세 아이들 97명을 대상으로 인체적용시험을 한 결과 HT042를 매일 섭취한 아이들은 비섭취군의 아이들에 비해 17%(3.3㎜) 더 성장했다.

2017년 두 번째 이중맹검 인체적용시험에서는 6~8세 어린이 140명의 HT042 섭취기간을 24주로 늘린 결과 비섭취군 아이들에 비해 HT042를 섭취한 아이들이 평균 2.9mm 더 성장했다. 특히 하위 10%에 아이들의 키가 평균 4.5mm 더 성장했다. 키가 작을수록 효과가 컸다.

아이의 키를 12주(약 3개월) 동안 3.3mm 키우는데 60만원의 비용이 들고, 혹은 24주(약 6개월) 동안 2.9mm(혹은 4.5mm) 성장시키는데 120만원의 비용이 든다는 설명이다.
3cm도 아니고 0.3cm(3.3mm) 더 크게 하려고 이 정도의 비용을 투자하는 게 과연 합리적인 방법인지 고민을 아니할 수 없다.

성장호르몬 치료 또한 일부 성장 클리닉에서 ‘키 크는 주사’로 알려지면서 유행처럼 무분별하게 남용되고 있다. 

최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22년 성장호르몬 주사 처방 건수는 2018년에 비해 3.5배 증가했다. 이와 함께 이상 사례 역시 5배나 증가했다. 주사 처방 건수보다 가파른 증가세다.

2021년 한국보건의료연구원의 연구에 따르면 성장호르몬 치료를 받은 그룹이 평균 약 5.29cm 정도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주목해야 할 점은, 성장호르몬제는 ‘키 크는 주사’가 아닌, 저 신장 치료제라는 것이다.

실제로 국내에 유통되고 있는 성장호르몬제는 저 신장이 아닌 일반인을 대상으로는 임상시험이 진행되지 않았다. 따라서 저 신장증이 없는 일반 소아청소년에서는 어떤 효과가 나타나는지 확인된 바 없다.

성장호르몬 치료의 97%가 비급여 처방으로, 질병과 관련 없는 소아 및 청소년들의 키 성장을 위해 처방되고 있다.

성장호르몬 주사 비용은 보험 적용이 안될 시 한 달에 80만원대다. 연간 1,000만원에 육박하는 금액이지만 부모들의 관심은 뜨겁다. 

연간 1,000만원이라는 비용이 아이의 키가 커질지도 모르고 부작용의 위험까지 감수하며 투자할 만한 합리적인지 방법인지 다시한번 생각해보게 된다.

 

(출처: icliniq.com/articles/growth/how-to-grow-taller)

 

 

키 성장 요소는 유전적 요인이 70~80%를 차지한다. 후천적인 요인으로는 숙면, 운동이 중요하며, 평소 질환이나 스트레스 관리를 잘 해주는 것이 좋다.

무엇보다 균형 있는 식단으로 5대 영양소를 골고루 섭취하는 영양 관리가 필수적이다. 튼튼한 뼈를 만드는 데 도움이 되는 칼슘이 풍부한 유제품과 비타민D를 잘 챙기고, 근육과 뼈의 성장을 돕고, 성장호르몬을 생산하는데 필요한 필수아미노산이 함유된 단백질을 꾸준히 섭취해야 한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거의 모든 어린이들에게 절대적으로 부족/결핍한 영양소가 하나 있다. 국민의 97% 이상이 부족/결핍한 비타민D다. 대한민국 10대의 평균 비타민D 수치는 정상(30~100ng/ml)에 한참 못 미치는 결핍 수준인 16ng/ml이다.

비타민D는 최적의 키 달성을 포함하여 어린이의 성장과 발달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비타민D는 칼슘과 뼈 대사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비타민D가 부족하면 어린 시절 골격의 무기질화와 뼈 성장 속도가 손상되어 키와 건강에 영향을 미친다. 또한 비타민D는 성장판의 적절한 기능에 기여하여 정상적인 뼈 성장을 가능하게 하며 성장호르몬 생성에도 관여하여 어린이 키 성장에 부족하면 안 되는 필수 영양소이다.

 

(출처: youtube.com/watch?app=desktop&v=ujHdx2JprSs)

 

2023년 2월 중국 베이징 아동병원 연구팀은 10,450명의 참가자를 2년간 추적 관찰한 결과 비타민D 혈중 농도가 4ng/ml 높아질 때 마다 키 성장 속도는 0.15cm/년 더 빨라지고 저골밀도 위험은 7% 감소했다는 연구 결과를 국제학술지 《프론티어스 인 뉴트리션(Frontiers in Nutrition)》에 발표하였다.

결론적으로, 6~17세 어린이의 비타민D 수치가 높을수록 키 성장 속도가 증가하고 저골밀도 위험이 감소한다고 언급하며, 키 성장과 뼈 건강 증진에 있어 어린 시절 충분한 비타민D 수치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하였다.

2022년 8월 일본 구마모토 대학 생명과학부 연구팀은 비타민D 고도 결핍(10ng/ml 미만)인 어린이들은 키 성장이 연간 0.6cm(6mm) 방해받는다는 연구 결과를 국제영양학회지인 《뉴트리언츠(Nutrients)》에 발표하였다.

연구진은 본 연구는 단신에 국한되지 않는 표준 인구 집단에서 비타민D와 키 성장 사이의 관계에 대한 증거를 제공한 최초의 연구라고 언급하며, 이번 결과는 키 성장이 부진한 어린이에게 비타민D가 필수적이라는 것을 확인시켜주었다고 강조하였다.

2023년 5월 중국 상하이 통지대학병원 소아과 연구팀은 비타민D 수치가 증가함에 따라 IGF-1의 농도도 증가한다는 멘델리안 무작위 연구 결과를 국제학술지 《프론티어스 인 뉴트리션(Frontiers in Nutrition)》에 발표하였다.

IGF-1 수치는 키와 몸무게와 양의 상관관계가 있으며 심혈관계를 보호하는 효과가 있다. 또한 혈중 지질 수치와 인슐린 저항성을 개선할 수 있다. 따라서 IGF-1 수준은 왜소증, 심혈관 질환, 뇌혈관 질환, 비만 및 제2형 당뇨병과 같은 질병에 대한 특정 임상적 예측 가치를 가지고 있다. 

2019년 3월 이탈리아 페루자대학교 소아과 연구팀은 어린이의 비타민D와 성장 호르몬에 대한 연구 결과 비타민D 결핍 어린이에게 비타민D 보충 치료 후 IGF-1 수치가 개선된다는 내용을 국제학술지 《중개의학저널(Journal of Translational Medicine)》에 발표하였다.

2007년 2월 스페인 바르셀로나 아동병원과 발드헤브론 여성병원 연구팀은 비타민D는 성장 호르몬-인슐린 유사 성장 인자(GH-IGF) 유전자 축 발현을 자극하고 성장 호르몬 효과를 강화하여 인간 성장판 연골 세포에서 글루코코르티코이드에 의해 생성된 억제를 역전시킨다는 연구 결과를 유럽 소아내분비학회 공직저널 《소아 호르몬 연구(Hormone Research in Paediatrics)》에 발표하였다.

 

(출처: youtube.com/watch?app=desktop&v=wve89bSwhVU)

 

이는 몇 십만원을 들인 결과보다 더 좋은 결과를 1~2만원으로 얻을 수 있는 절대적으로 비용효과적인 방법이 아닐 수 없다.

더욱이 HT042 성분의 근거는 11건의 연구 논문이 전부이다. 그것도 모두 국내 연구진(대다수가 경희대 한의대)이 발표한 내용이고 인체실험 연구도 같은 연구팀이 실시한 2건이 전부이다.

해외 유수 대학 및 연구소 등에서 연구한 바도 없고 임상도 부족한 과학적으로 근거가 불충분한내용일 뿐이다. 그야말로 그들 만의 리그에서 폼 잡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반해 지금까지 발표된 비타민D와 성장에 대한 연구는 14,190편에 이른다. 그 중 비타민D와 키에 관한 연구는 1,844편, 비타민D와 성장 호르몬에 대한 연구는 3,457편, 비타민D와 성장판에 대한 연구는 378편 등으로 비타민D는 전 세계적으로 수 많은 대학 연구팀 및 연구소에서 계속해서 연구되고 있는 핫 토픽이다.

키 성장에 대한 과학적인 근거를 얘기하자면 비타민D 만큼 많이 연구된 원료(성분)도 없을 것이다.

 

(출처: youtube.com/watch?v=VMRHnQgjyD8)

 

지금까지 연구된 비타민D가 키 성장에 관여하는 메커니즘은 다음과 같다.

칼슘 흡수 Calcium Absorption: 
비타민D는 장에서 칼슘의 흡수를 돕는다. 칼슘은 강하고 건강한 뼈의 형성과 유지에 필수적인 핵심 미네랄이다. 체내에 적절한 양의 비타민D가 있으면 식이 칼슘의 흡수를 촉진하여 뼈의 무기질화에 충분한 칼슘이 확보되도록 한다.

뼈의 미네랄화 Bone Mineralization: 
비타민D는 뼈의 적절한 무기질화에 필수적이다. 이는 혈액 내 칼슘과 인의 수준을 조절하여 이러한 미네랄이 뼈 기질에 침착 되는 것을 촉진한다.
비타민D 수치를 정상(30~100ng/ml)으로 유지해야 강하고 건강한 뼈 형성에 도움이 된다. 이는 유년기 및 청소년기와 같이 급속한 성장 기간에 특히 중요하다.

부갑상선 호르몬의 조절 Regulation of Parathyroid Hormone (PTH): 
혈중 칼슘 농도가 낮으면 정상 수준을 유지하기 위하여 부갑상선 호르몬이 방출되어 뼈에서 칼슘 방출을 자극하여 결국 뼈가 약해지게 만든다. 비타민D는 칼슘 수준을 최적 범위 내로 유지하여 과도한 뼈 흡수(파골세포가 뼈의 조직을 분해하고 미네랄을 방출하여 뼈 조직에서 혈액으로 칼슘을 이동시키는 과정)를 방지한다. 그러므로 뼈로부터 칼슘 방출을 방지하고 튼튼한 뼈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비타민D 수치를 정상으로 유지해야 한다.

뼈 성장 자극 Stimulation of Bone Growth: 
비타민D는 뼈 형성을 담당하는 세포인 조골세포의 활성을 촉진해 뼈 성장을 촉진하는 역할도 한다. 이는 골격의 전반적인 성장과 발달에 기여하여 키에 영향을 미친다.

성장호르몬 촉진 Promotion of Growth Hormone:
비타민D는 키를 포함한 전반적인 성장에 중요한 성장 호르몬의 분비와 활동에도 영향을 미친다.
비타민D 대사체(칼시디올)는 성장 호르몬 조절과 관련된 조직을 포함하여 다양한 조직에 존재하는 비타민D 수용체(VDR)와 결합하여 성장 과정에서 잠재적인 역할을 한다.

 

(출처: drhagmeyer.com/how-vitamin-d-deficiency-impacts-thyroid-disorders-part-i/)

 

아이들의 정상적인 비타민D 수준을 달성/유지하기 위해서는 유소아는 일일 2000IU, 덩치 큰 중고생은 일일 4000IU 이상은 복용해야 한다.

하지만 개인마다 흡수율의 차이가 워낙 크기 때문에 복용 후 3~4개월 후에는 비타민D 검사를 꼭 받아봐야 한다. 동네 검진병원에서 1~2만원이면 비타민D 혈액 검사를 받을 수 있다. 비타민D 수치를 확인 후 복용량을 조절하며 원하는/목표하는 수치를 유지하면 된다.

한국의 모든 부모님들이 상대적으로 더 많은 근거와 함께 무엇보다 안전하고 비용 효과적인 비타민D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보길 바란다.

 

전의혁(사단법인 건강소비자연대 해외학술정보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