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호킹들, 대학 졸업과 입학을 축하합니다”
“한국의 호킹들, 대학 졸업과 입학을 축하합니다”
  • 조동환 기자
  • 기사입력 2024.02.15 15:42
  • 최종수정 2024.02.15 1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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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세브란스 “특별한 졸업식, 희망의 입학식 행사 개최

 

 

우리는 인지하지 못하는 순간에도 평생 호흡하며 살아갑니다.

누군가에게는 당연한 ‘호흡’이, 누군가에게는 하루를 살아갈 수 있는 ‘기적’입니다.

신경근육계 희귀난치질환을 앓는 환자들은 사지근육과 함께 호흡근육마저 서서히 약해집니다. 인공호흡기를 사용할 정도로 호흡근육이 약해지면 언제 숨이 멎을지 모르는 공포에 시달리며 평범한 일상은 점차 멀어집니다. 2000년 강남세브란스병원에서 처음 도입한 호흡재활은 환자들이 인공호흡기를 사용하면서도 사회생활을 할 수 있도록 돕는 치료입니다. 치료를 통해 환자들의 삶은 절망에서 희망으로 바뀌었습니다.

강남세브란스병원 호흡재활센터는 호흡재활과 불굴의 의지로 학업을 이어온 대학 입학생과 졸업생 환우들을 축하하기 위해 ‘한국의 호킹들, 축하합니다’ 행사를 매년 개최하고 있습니다.

-강남세브란스 호흡재활센터-

 

[헬스컨슈머] 연세대학교 강남세브란스병원 호흡재활센터(이하 센터)는 2월 14일 병원 중강당에서 ‘한국의 호킹들, 축하합니다!’행사를 열고 사지마비와 호흡장애를 넘어 대학 입학과 졸업을 맞은 8명의 입학생과 5명의 졸업생을 축하했다는 훈훈한 소식을 알려왔다.

 

센터는 “근육병, 루게릭병, 척수성근위축증과 같은 신경근육계 희귀난치질환을 앓는 환자는 서서히 근육이 퇴화하여 온 몸의 근력이 마비되고, 시간이 지나면 호흡근육마저도 약해진다. 따라서 신경근육계 희귀난치질환 환자 대다수는 학업은 물론이고 일상생활조차 쉽지 않다”고 밝혔다.

 

센터는 그러나 “하지만 적절한 호흡재활치료를 받으면 인공호흡기를 사용하면서도 사회생활이 가능하다. 호흡재활이 희귀질환 자체를 완치시킬 수는 없지만 환자의 삶을 향상시키고 수명 또한 연장시킬 수 있다”고 강조했다.

 

센터는 올해로 10회째를 맞이한 이날 행사에 졸업 및 입학을 앞둔 학생들과 그 가족들, 앞서 호흡재활치료를 통해 대학에서 학업을 이어가고 있는 선배들, 강남세브란스병원 송영구 병원장을 비롯한 병원 관계자들, 생명보험사회공헌재단 김정석 상임이사 외 평소 호흡재활센터와 환자들을 후원해온 여러 기관 관계자들, 그리고 홍보대사로 활동 중인 배우 김석훈 씨와 가수 전지윤 씨 등 약 100여 명이 참석했다고 전했다.

 

 

고려대학교 자유전공학부에 입학 예정인 권정욱(19. 사진 왼쪽 위) 씨는 인사말을 통해 “고난의 순간마다 스스로 포기하지 않았고, 더불어 주변의 많은 분의 도움이 있었기에 오늘 이 자리에 있을 수 있었다. 앞으로도 몸이 불편하다는 제약과 두려움을 넘어서 사회로 나아가 선한 영향력을 끼치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서 예원예술대학교 컴퓨터애니메이션학과 입학 예정인 김선호(19) 씨의 아버지 김연준(54. 사진 왼쪽 가운데) 씨가 “호흡재활치료 덕분에 오늘처럼 기쁜 순간을 맞이하게 됐다. 물심양면 자녀를 돌봐주신 의료진분들과 질환을 이겨내고 학업을 이어나가는 학생 여러분 모두를 응원한다”며 보호자 대표로 감사와 격려의 말을 전했다.

 

또한, 대한호흡기보조기서비스협회에서 졸업과 입학을 앞둔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전달하였으며, 개인 미술작품으로 달력을 만들어 호흡재활센터를 후원한 강남세브란스 치과병원 신수정 교수가 환우들에게 기념품을 선물했다고 덧붙였다. (사진 왼쪽 맨 아래)

 

지난 2000년도에 국내 최초로 호흡재활치료를 도입한 강성웅 호흡재활센터 소장(재활의학과 교수)은 “호흡재활치료 전에는 인공호흡기를 사용한다는 이유로 제한된 삶을 살았던 환자들이 치료를 통해 학업이 가능하게 되었고 끊임없는 노력으로 대학 입학과 졸업하기까지 이르렀다. 많은 분들의 따뜻한 후원과 환자 및 가족분들의 굳센 의지가 없었더라면 불가능한 일이다”고 말했다.

 

그는 “호흡하기 힘든 순간에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학업의 끈을 놓지 않은 환우들의 이야기가 신경근육계 희귀난치질환 환자들을 향한 선입견과 사회적 인식을 바꾸고, 우리 사회의 막힌 벽을 허무는 계기가 되기를 기원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