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요칼럼] (110)비타민D 주사요법의 문제점
[목요칼럼] (110)비타민D 주사요법의 문제점
  • 전의혁(사단법인 건강소비자연대 해외학술정보이사)
  • 기사입력 2024.02.28 17:06
  • 최종수정 2024.03.14 0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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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타민D 복용 주기

[헬스컨슈머] 비타민D의 건강 혜택 정보가 늘어남에 따라 비타민D를 복용하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다.

편하게 주사로 비타민D를 보충하라는 동네 병원의 배너 및 블로그 광고도 흔히 목격하고 있다.

가뜩이나 다양한 영양제를 섭취하는 번거로움을 해소하기 위해 3개월에 한번 대용량 주사를 맞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과연 비타민D 주사요법은 비타민D를 매일 복용하는 것과 별 차이 없이 같은 효과를 발휘할까?

결론은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비타민D를 올바르게 보충하면 건강에 큰 이점이 있을 수 있지만, 일반적으로 "펄스(pluse)" 또는 "볼루스(bolus)" 요법이라고 불리는 매우 많은 용량을 간헐적으로 보충하면, 역설적으로 비타민D 결핍 또는 모순된 결과가 발생할 수 있다.

2021년 3월 영국 세인트조지 병원 의과대학 등 협동 연구팀은 비타민D 보충은 간헐적인 대용량 보충 요법이 아닌 매일 복용할 때 구루병 및 급성 호흡기 감염을 예방한다는 연구 결과를 영국 왕립의사협회(RCP)가 발간하는 《임상의학저널(Clinical Medicine)》에 발표하였다.

3,046명의 어린이를 대상으로 고용량 볼루스 비타민D 보충(18개월 동안 3개월마다 100,000IU)이 어린이의 구루병 예방에 효과적이지 않다는 결론을 내렸다.

또한 다양한 급성 호흡기 감염의 위험을 크게 감소시킬 수 있는 비타민D 효과는 정기적으로 매일 복용할 때만 가능하며 1~3개월 간격으로 복용할 경우에는 해당되지 않는다고 언급하였다.

급성 호흡기 감염 예방을 위한 비타민D 보충에 대한 메타 분석과 결핵 및 기타 질환 예방에 대한 실험에서도 간헐적인 볼루스 투여보다는 매일 보충하는 용법이 비타민D의 효과를 뒷받침하고 있다고 언급한 연구진은 임상의들이 비타민D 보충제를 매일 복용하도록 권유할 것을 강력히 촉구하였다.

비타민D 고용량 보충이 낙상을 예방하기는커녕 증가시킨다는 비숍-페라리(Bischoff-Ferrari) 연구는 많은 비타민D 반대 의사들이 본보기로 언급하는 대표적인 사례이다. 
2016년 2월 스위스 취리히 대학병원 노인노화연구과 비숍-페라리 박사 연구팀은 비타민D가 노인의 낙상을 예방하는지 여부를 평가한 연구 결과를 《미국 의사회 내과학학회지(JAMA Internal Medicine)》에 발표하였다.

스위스 취리히에서 70세 이상 200명의 참가자들을 3그룹으로 나누어 그룹1은 비타민D3 24,000IU, 그룹2는 비타민D3 60,000IU, 그룹3은 비타민D3 24,000IU + 칼시페디올(중간활성형 비타민D3) 300μg를 한달에 한 번씩 보충하게 하였다.

비타민D와 노인에 대한 이전 연구에 따르면 비타민D 수치가 높을수록 낙상을 예방할 수 있으며, 비타민D 혈중 농도가 30ng/ml 이상일 때 낙상 위험이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이번 연구 결과는 달랐다. 비록 모든 그룹에서 비타민D 수치가 증가했지만, 비타민D 보충제를 더 많이 섭취한 그룹과 비타민D 수치가 가장 높은 그룹이 가장 낮은 그룹보다 낙상이 더 많이 발생하였다. 60,000IU 그룹의 낙상 횟수는 평균 1.47회 그리고 24,000IU + 칼시페디올 그룹은 평균, 1.24회였으나, 오히려 가장 낮은 복용량 그룹인 24,000IU 그룹의 낙상 횟수는 평균 0.94회로 가장 적었다.

연구 결과 자체로는 고용량 비타민D 그룹의 낙상 예방 효과가 없다는 것이었지만, 연구 저자들은 비타민D 보충제가 낙상이나 골절을 예방하지 못한다고 결론을 내리지는 않았다.

사실 이 연구 논문의 숨겨진 결론은 많은 헤드 라인에서 잘못 보도된 내용처럼 고용량 비타민D가 노인의 낙상 예방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 아니라, 한달 간격으로 고용량을 복용하는 것이 올바른 접근 방식이 아니라는 것이다. 

 

(출처: chiseledmagazine.com/is-it-better-to-take-vitamin-d-every-day-or-once-a-week/)

 
 

우리 몸은 비타민D를 정기적으로 복용하지 않으면 비타민D와 관계된 효소의 기능이 저하된다. 그리고 한 번에 너무 많은 비타민D가 투입되면 독성을 예방하기 위해 관련 효소가 과잉 적응하게 된다.

간헐적 고용량 볼루스 용법은 비타민D를 비활성화 시키는 이화 효소인 24-수산화효소(CYP24A1)와 섬유아세포 성장인자 23(FGF23)를 장기간 발현시켜 활성형 비타민D를 빨리 그리고 많이 불활성화 시킴으로써 안타깝게도 이로 인해 세포 내 비타민D 결핍이 발생하게 되는 것이다.

즉, 간헐적 대량 보충은 역설적인 비타민D 결핍을 유발하고 부정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 있는 것이다.

비타민D를 적어도 한달 이상 간격을 두고 투약하는 방법이 약효가 감소하고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는 점은 2000년에 들어와서 매우 빈번하게 발표되어왔으며 그 이유는 특히 정형외과 영역에서 세계적 권위자이며 비타민D 권위자인 토론토 의대 라인홀드 비스(Reinhold Vieth) 교수가 2009년 9월 미국 《항암 연구(Anticancer Research)》 저널을 통해 발표한바 있다. 

발표 내용에 의하면 비타민D 고함량을 간헐적으로 투여하면 비타민D에 작용하는 5가지 효소가 적응력을 잃고 췌장 암과 전립선 암을 유발한다는 메커니즘을 통하여 그 이유를 설명하였다.

비타민D는 고함량이라도 매일 동일량을 복용하면 5가지 효소가 균형 있게 작용하므로 약효 감소 현상도 없고 부작용도 없다. 또한 고함량을 증가시켜 매일 복용하는 경우에도 모든 효소가 적응력을 갖게 됨으로 부작용이 없다고 해명하였다.

하지만 비스 교수가 동물 실험을 통해 확인한 바 비타민D를 간헐적 고함량 투여하면, 아래 그림처럼 비타민D에 작용하는 5가지 효소 중 암을 억제하는 효소는 급격 감소하고(그래프 A) 암을 유발하는 효소는 급격 증가(그래프 B)하는 현상이 발생하였다.
 
 

(참조: “How to Optimize Vitamin D Supplementation to Prevent Cancer, Based on Cellular Adaptation and Hydroxylase Enzymology” https://ar.iiarjournals.org/content/29/9/3675.long)

 

2021년 이탈리아 베로나대학교 연구팀은 현재의 약동학, 약력학 및 임상적 증거를 통해 비타민D의 면역 기능을 포함한 골격 외 효과를 위해서는 간헐적 볼루스 주사 보다 매일 복용하는 보충제 전략을 우선적으로 선택해야 한다는 연구 결과를 《비타민D 최신 정보(Vitamin D UpDates)》 저널에 발표하였다.

(참조: “Vitamin D supplementation: better daily or by bolus?” https://www.vitamind-journal.it/en/wp-content/uploads/2021/04/03_Adami_EN-1.pdf)

 

위 그림에서 보듯이 간헐적 볼루스 보충은 매일 보충과 혈중 비타민D 수치는 비슷하다 할 지라도 골격 외 효과에 대해서는 매일 보충이 더 우수한 결과를 나타낸다.
 

(출처: hejunctionatcollegestation.com/daily-dose-of-vitamin-d/)

 

비타민D는 간헐적 대량 보충(주사 등) 보다 매일 보충해야 한다. 

우리 몸은 모든 형태의 비타민D3(비타민D3, 중간 활성형비타민D3: 칼시디올, 활성형 비타민D3: 칼시트리올)를 필요로 하기 때문이다. 

일부 세포와 조직은 최적의 기능을 위해 비타민D3 자체(자외선 노출 시 피부에서 생성되며 대부분의 보충제를 통해 섭취하는 형태)의 꾸준한 공급이 필요하다. 

가장 수명(반감기)이 긴 비타민D3 형태인 중간 활성형 비타민D3 칼시디올(순환형 25(OH)D - 비타민D 수치를 확인하기 위해 혈액에서 측정하는 형태)는 반감기가 2~3주인 반면 비타민D3는 반감기가 24시간이다. 호르몬으로 작용하는 활성형 비타민D3 칼시트리올(1,25(OH)2D)은 체내에서 12시간 미만으로 가장 수명이 짧다. 

비타민D3 자체는 체내에서 빠르게 감소하므로 정기적으로 보충해야 하며, 세포 기능에 의미 있는 영향을 미치려면 매일 새로운 공급이 필요하다.

단지 편하다는 이유로 비타민D 주사를 맞을 이유가 사라졌다. 그 외 혜택은 하나도 없고 오히려 불리한 점만 많으니 굳이 주사를 고집할 필요는 더 이상 없을 것이다.

 

전의혁(사단법인 건강소비자연대 해외학술정보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