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 정맥류 ‘습진-색소침착-궤양’ 등 피부 증상 있다면 빨리 치료를
하지 정맥류 ‘습진-색소침착-궤양’ 등 피부 증상 있다면 빨리 치료를
  • 윤지현 기자
  • 기사입력 2024.03.06 14:42
  • 최종수정 2024.03.06 1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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압박스타킹 신고 산책하는 것도 좋은 예방법 중 하나

 

[헬스컨슈머] 

하지 정맥류가 발생하는 원인

하지 정맥류는 정맥에 있는 판막 손상으로 정맥에 흐르는 피가 거꾸로 흐르는 역류 현상이 있을 때 발생한다. 

동맥의 피는 심장에서 짜주는 동력과 중력 때문에 다리 쪽으로 쉽게 흘러가지만 정맥은 중력을 거슬러야 하고 심장과 같이 피를 짜주는 동력도 없다. 

오직 종아리 근육이 수축해 정맥을 짜주는 힘으로 심장 방향으로 피가 흘러가기 때문에 동맥에 비해 혈류가 상대적으로 약하다. 

그렇기 때문에 다리 정맥은 중간에 판막이 있어 피가 거꾸로 흐르지 않고 위쪽으로만 흐르도록 되어 있다. 

하지만 여러 원인에 의해 이 판막이 손상되면 피가 심장 방향이 아닌 발쪽 방향으로 흐르게 되는데 이 현상이 0.5초 이상 지속되면 하지 정맥류라 진단할 수 있다. 

판막 손상의 원인은 다양하다. 

심부정맥 혈전증과 같이 혈전에 의한 판막 손상도 원인일 수 있으나, 가장 흔한 원인은 걷기와 같은 종아리 근육의 수축이 없이 장시간 서 있거나, 의자에 오랫동안 앉아 일하면서 판막 기능에 장애가 발생한 경우이다. 

중력에 의한 피의 무게를 장시간 버티면 정맥 내부 압력이 증가하고, 증가한 압력으로 인해 정맥의 직경이 굵어진다. 

굵어진 정맥의 판막은 서로 멀어지면서 피가 내려올 때 제대로 닫히지 못해 역류가 발생하게 된다. 

이 역류는 다시 정맥내부 압력을 증가시켜 판막 기능을 더 저하시키는 악순환이 일어나게 되어 하지 정맥류가 발생하는 것이다.

 

하지 정맥류의 대표적인 증상

하지 정맥류에는 몇 가지 특징적인 증상이 있다. 

우선 다리 정맥에 피가 많이 몰려 있기 때문에 다리가 무거운 증상이다. 

다리 욱신거림, 통증, 수면 중 쥐가 나거나 하지 정맥류 주변 가려움 등 증상이 발생하기도 한다. 

이런 증상은 사람마다 다르며 하지 정맥류의 돌출 정도나 역류 정도와는 관련이 없다. 

혈관이 심하게 튀어나온 상태여도 무증상일 수 있고, 돌출이 심하지 않아도 다리가 천근 같다는 사람도 있다. 

부종도 매우 흔한 증상 중 하나다. 

하지 정맥류가 발생하면 정맥 내 압력이 증가해 간질액이라고 하는 일종의 물이 혈관 밖으로 빠져 나가게 된다. 

이것이 피하지방에 축적되면 부종이 생긴다. 

하지만 하지 부종의 원인은 매우 다양하기 때문에 부종이 있다고 모두 하지 정맥류인 것은 아니다. 

다리 부종은 활동량이 줄어 종아리 근육이 감소한 노년층이나 복부 등 부위의 수술이나 방사선치료로 인해 발생할 수도 있다. 

또한 갑상선 기능 저하, 심부전, 신장기능 이상이나 일부 고혈압 약이 원인이 되기도 한다. 

따라서 하지의 부종이 중장년층에서 일시적으로 발생할 수는 있지만 오랜 시간이 지나도 호전되지 않는다면 앞서 언급한 질환 여부를 점검해 봐야 한다. 

여기서 더 진행되면 반복적인 습진이나 색소 침착, 울혈성 궤양과 같은 피부 병변도 발생하므로 주의가 필요하다.

 

(출처) 게티이미지코리아
(출처) 게티이미지코리아

 

진행 경과에 따른 치료와 관리

통증이나 부종이 심하지 않고 일상생활에 큰 불편이 없는 초기 단계라면 일단 압박 스타킹을 신고 생활하면서 상태를 지켜봐도 좋다. 

개인차가 크기는 하나 일반적으로 혈관이 밖으로 약간 튀어나온 상태라면 10년이 지나야 다음 단계로 진행되므로 불편감이 적고 미용상 큰 문제가 없다면 치료를 서두를 필요는 없다. 

하지만 습진, 색소 침착 및 궤양 등 피부 증상이 있다면 빨리 치료해야 한다. 

수술적인 치료 없이는 피부병변 악화와 호전이 반복되며 점점 악화되기 때문이다. 

수술 치료가 필요하다 판단되면 초음파 검사장비로 어느 정맥에 역류가 있는지 찾는다. 

다리에는 크게 대복재 정맥과 소복재 정맥이 있는데 주로 이곳이 역류의 원인이 된다. 

역류가 되는 정맥을 찾았다면 이를 제거하거나 막는 수술을 하게 된다. 

역류하는 정맥을 제거하거나 막아도 우회하는 정상적인 정맥과 깊은 정맥이 있기 때문에 큰 문제는 없다. 

최근에는 정맥 제거 수술은 거의 시행되지 않고 고주파나 레이저, 의료용 혈관 내 접착제를 이용해 막는 방법이 표준 치료로 되어 있다. 

그래서 엄밀하게는 수술이 아니라 시술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간혹 튀어나와 있는 정맥의 제거가 필요한 환자들은 해당 혈관이 위치한 피부를 2~3mm 절개해 하나씩 끄집어내야 하므로 상태에 따라 수술 상처가 남을 수 있다.

 

하지 정맥류 예방하기

위에서 설명한 것처럼 하지 정맥류 수술은 증상이 심하지 않다면 반드시 할 필요가 없기 때문에 조기 치료에 대한 이득은 없다. 

일상생활에 불편할 정도가 아니라면 압박 스타킹을 신고 종아리 근육을 사용하는 걷기 운동과 같은 보존적 치료로도 증상 호전을 기대할 수 있다. 

예방도 마찬가지다. 

현재는 하지 정맥류가 없다 하더라도 근무시간 동안만이라도 압박 스타킹을 신고 틈나는 대로 가벼운 산책을 해보자. 

집에서 쉴 때도 다리를 심장보다 높이 올려 혈류가 위쪽으로 올라갈 수 있는 상태로 해주는 것도 도움이 된다. 

다만 현실적으로 이런 자세로 장시간 있을 수는 없기 때문에 수면시간 동안만이라도 종아리 부위를 높여주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다.

[글-사진 자료제공=서울아산병원 뉴스레터Vol. 3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