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요칼럼] (112) 이 영양소 충분하면 꿀 잠 가능
[목요칼럼] (112) 이 영양소 충분하면 꿀 잠 가능
  • 전의혁(사단법인 건강소비자연대 해외학술정보이사)
  • 기사입력 2024.03.14 09:53
  • 최종수정 2024.03.14 0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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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타민D와 수면

 

[헬스컨슈머] 내일은(3월15일)은 세계 수면의 날이다. 세계수면학회가 수면에 대한 올바른 이해와 수면질환 예방 및 관리의 중요성을 알리기 위해 2007년 제정한 날로, 낮과 밤의 길이가 같은 '춘분 직전의 금요일'(북반구 기준)로 정하고 있다.

(출처)게티이미지코리아
(출처)게티이미지코리아

 

한국은 대표적인 수면 부족 국가다. 대개 잠을 자는 시간이 아깝다고 생각해 늦은 밤까지 졸음을 참고 무슨 일이든 한다. 날이 갈수록 수면장애를 겪는 환자들이 늘어나는 추세다. 

한국의 수면장애 진료 인원은 2018년 약 85만5000명에서 2022년 약 110만명으로 4년 새 28% 늘어났다고 국민건강보험공단 데이터는 밝히고 있다.

국내 전체 수면 관련 산업 시장 규모 또한 증가하여 2011년 4800억원에서 2021년 3조원으로 10년 새 6배 이상 성장했다고 한국수면산업협회는 발표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 너도나도 수면 보조 제품을 찾고 있는 실정이며 처방전 없이 구입할 수 있는 ‘수면 젤리’와 같은 검증 안된 제품의 판매도 늘어나고 있다. 특히 일반식품을 건기식으로 속여 과장 광고하는 제품들도 우후죽순 격으로 증가하여 식약처가 단속에 나서기도 한다.

2022년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하루에 거래되는 수면 보조 제품을 포함한 전체 수면 관련 제품은 당시 네이버쇼핑 한 곳 기준으로만 약 30만건인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는 규모가 더 커졌을 것으로 보고 있다.

(출처) 게티이미지코리아 

 

잠은 생명 유지와 건강에 필수적이다. 사람은 잠을 자면서 지친 몸을 회복하고 재충전한다. 우리가 얼마나 잘 자느냐는 우리의 전반적인 건강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며, 지속적인 수면 부족은 만성 건강 질환의 발병 및 진행에 기여할 수 있다. 수면 부족은 제2형 당뇨병, 심혈관 질환, 비만 및 우울증과 같은 다양한 질환을 유발할 수 있다.

최근 스웨덴 웁살라대학 연구팀은 영국 성인 24만7천여 명을 대상으로 수면 시간과 제2형 당뇨병의 연관성을 추적 조사한 결과를 《미국의학협회저널 네트워크 오픈(JAMA Network Open)》에 발표하였다.

수면 시간이 5시간인 수면 그룹은 7~8시간 자는 정상수면 그룹보다 제2형 당뇨병 위험이 16% 높았고, 3~4시간 자는 수면 그룹은 위험이 41%나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수면에 도움이 되는 여러 방법이 있지만 그 중에서 대한민국 국민에게 가장 필요한 방법은 바로 결핍한 비타민D를 정상으로 회복하는 것이다.

국민의 97%가 비타민D 정상수치(30~100ng/ml)에 못 미치며 평균 혈중 비타민D 수치 또한 결핍 수준(16.1ng/ml)이니 비타민D가 수면 건강에 끼치는 혜택을 누리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비타민D와 수면 관련 연구는 최근 10년 동안 700건이나 발표되고 있을 정도로 날이 갈수록 새로운 정보가 밝혀지고 있다.

(출처) 게티이미지코리아
(출처) 게티이미지코리아

 

2024년 2월 중국 베이징 항공우주센터 병원 연구팀은 폐쇄성 수면 무호흡증의 발병 기전이 비타민D 결핍과 연관이 있으며, 비타민D 보충제는 이러한 환자에게 희망적인 치료 방법이 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수면연구저널(Journal of Sleep Research)》에 발표하였다.

2022년 3월 아랍에미리트 자예드대학교 미리암 아부드 박사는 비타민D가 수면의 질을 개선하는 유익한 역할을 한다는 연구 결과를 국제영양학회지인 《뉴트리언츠(Nutrients)》에 발표하였다.

2022년 1월 이탈리아 로마 사피엔자 대학교 아동 신경과 및 정신의학과 연구팀은 어린이의 비타민D 결핍과 수면 장애 사이에는 엄격한 관계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는 연구 결과를 《국제분자과학저널(International Journal of Molecular Sciences)》에 발표하였다.

연구진은 비타민D가 수면 조절에 관여하는 다양한 신경 화학적 메커니즘, 주로 세로토닌 및 도파민 경로에 관여한다는 증거가 있으며, 이는 비타민D 결핍과 불안한 수면, 수면 다한증, 폐쇄성 수면 무호흡증 및 하지 불안 증후군의 연관성을 설명할 수 있는 근거가 될 수 있다고 언급하였다.

2020년 7월에도 미국 캔자스주에 있는 소아병원(Children’s Mercy Hospital) 연구팀은 어린이의 비타민D 결핍은 객관적으로 측정된 수면 시간 감소 및 수면 효율 저하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또한, 비타민D 결핍은 취침 시간 지연과 관련이 있어 비타민D와 일주기 리듬이 관련이 있을 수 있음을 시사하는 연구 결과를 《임상 수면의학 저널(Journal of Clinical Sleep Medicine)》에 발표하였다.

2019년 2월 이탈리아 나폴리 페데리코 2세 대학 내분비학과 연구팀은 낮은 비타민D 수치와 열악한 수면 및/또는 짧은 수면 시간 사이의 상관관계를 발견한 연구 결과를 《수면의학(Sleep Medicine)》에 발표하였다.

비타민D가 수면에 그러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메커니즘은 수면 조절을 담당하는 뇌 영역, 즉 수면의 첫 번째 단계와 수면 유지에 중요한 뇌 영의 비타민D 수용체의 존재로 설명하였다. 또한 멜라토닌 합성에서 비타민D의 역할도 설명하며, 비타민D 자체가 멜라토닌 생성을 조절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설명하였다. 

(출처) 게티이미지코리아
(출처) 게티이미지코리아

 

비타민D 상태가 수면 효율과 관련이 있는지 조사한 여러 연구에 따르면 비타민D 보충제가 수면의 질과 지속 시간을 크게 개선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혈중 비타민D 수치가 낮으면 수면 시간부터 수면의 질, 심지어 주간 졸음까지 다양한 수면 지표에 악 영향을 미친다.

그러나 한 가지 고무적인 사실은 보충제를 섭취하는 것만으로도 비타민D 수치를 개선하여 수면의 질을 개선할 수 있다는 것이다.

비타민D는 뇌 기능의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소뇌, 시상, 시상하부, 기저핵 및 해마 등 수면에 관여하는 뇌 부위에는 비타민D 수용체가 많이 존재하기 때문에 비타민D가 부족하면 이 부위가 제대로 기능하지 못할 수 있다.

비타민D(활성형인 칼시트리올)는 면역계와 호르몬계와 정신신경계라는 생리적 3각 관계를 유지해주는 호르몬이며, 신경 전달 물질간의 농도 균형을 유지시켜 주는 호르몬임은 최근에 많은 연구를 통해 발표되어 왔다.

따라서 비타민D는 모든 면역 세포와 수십 종에 이르는 면역인자(Cytokine) 및 신경전달물질의 농도 균형을 유지하며 호르몬들의 농도 균형을 종합적으로 유지해주므로 신체 바이오리듬을 정상적으로 가동하며 최적의 컨디션을 유지하게 해준다.

비타민D가 수면에 도움을 주는 방법은 다음과 같다.

1. 멜라토닌 생성 지원 (Supports melatonin production)

비타민D는 수면-각성 주기를 조절하고 수면을 준비하는 송과체 수면 호르몬인 멜라토닌의 생성을 촉진한다. 멜라토닌 수치가 불충분하면 수면의 질이 떨어지고, 잠들지 못하며, 수면 주기가 흐트러질 수 있다.

2. 염증 감소 (Lowers inflammation)

비타민D는 강력한 항염 작용을 하며 정상적인 면역 체계 기능에 필수적인 영양소이다. 비타민D는 염증을 낮추기 때문에 염증 상태의 심각성을 줄이고 염증과 관련된 수면 문제를 개선할 수 있다. 또한 비타민D는 면역 기능을 조절하고 수면 장애와 관련된 부비동염과 인두염을 유발할 수 있는 계절성 알레르기의 위험을 낮출 수 있다.

3. 스트레스 호르몬 균형 유지 (Balances stress hormones)

비타민D는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의 건강한 수준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된다. 코르티솔은 신진대사 기능, 면역 반응, 혈당 균형을 조절하는 부신 호르몬이다. 장기간 스트레스를 받으면 코르티솔이 상승하여 근육 긴장, 고혈당, 제2형 당뇨병, 수면 장애를 유발할 수 있다. 코르티솔이 상승하면 수면을 조절하는 뇌 부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멜라토닌 생성과 수면 주기 조절을 방해하며 근육 긴장과 관련된 이 갈이를 악화시킬 수 있다.

4. 깊은 수면 지원 (Supports deep-wave sleep)

비타민D는 뇌 기능과 건강한 인지를 촉진하는 중요한 신경전달물질인 아세틸콜린의 생성을 지원한다. 아세틸콜린은 수면 주기에서 가장 깊은 수면 단계인 서파 수면에 도달하는 데도 필요하다. 이러한 유형의 수면은 세포 재생, 기억력 강화, 에너지 회복, 근육 회복을 지원한다. 비타민D 수치가 낮으면 아세틸콜린 수치가 낮아지고 불면증 위험이 높아진다.

숙면을 취하고 신속히 피로를 회복할 수 있는 방법은 그다지 어렵지 않다. 매일 비타민D 4,000IU 이상을 3개월 이상 복용하여 비타민D 수치를 40~60ng/mL으로 유지하면 된다.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2020 한국인의 영양소섭취기준”에 따르면 10대 이상 성인의 일일 비타민D상한섭취량은 4,000IU이다. 또한 한국을 비롯한 미국 및 유럽 등의 보건 정부는 일일 복용량 1만IU까지는 부작용(독성) 없는 안전한 용량이라고 10년 전부터 공지하고 있으니, 일일 비타민D 4,000IU, 5,000IU 복용에 대해 전혀 우려할 필요는 없다.

전의혁(사단법인 건강소비자연대 해외학술정보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