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료약물로 인한 중독 발생 비중 가장 높아
치료약물로 인한 중독 발생 비중 가장 높아
  • 조동환 기자
  • 기사입력 2024.03.19 14:15
  • 최종수정 2024.03.19 14:2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50.8% 차지...70세 이상 고령층은 농약류 중독 발생↑
(출처) 게티이미지코리아
(출처) 게티이미지코리아

 

[헬스컨슈머] 중독의 원인으로는 치료약물에 의한 것이 전체 중독 환자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질병관리청(청장 지영미)은 2023년 1월부터 12월까지 전국 14개 시․도, 15개 응급의료기관을 대상으로 실시한 자연적·인공적으로 존재하는 독성물질을 흡입, 경구 섭취하거나, 피부 접촉 등을 통해 과도하게 노출되어 질병이나 사망 등 인체에 위해를 미치는 상황으로 정의되는 ‘중독’ 심층 실태조사 결과를 3월 18일 발표했다.

 

질병청은 건강보험통계연보를 인용, 약물, 화학물질, 농약 등 독성물질 노출에 의한 국내 중독환자 발생은 연간 10만 명 내외로, 이로 인한 진료비는 2022년 기준 약 582억 원에 달한다며 중독 심층 실태조사는 사회경제적 부담이 증가하고 있는 중독질환의 예방 및 관리 정책 개발의 기초자료 마련을 위해 추진됐다고 조사 배경을 설명했다.

 

질병관리청은 각종 사고, 재해 또는 중독 등 외부적 위험요인에 의하여 발생하는 모든 신체적·정신적 건강상의 문제를 야기한 응급실 손상 환자 심층 조사를 통해 매년 중독 발생 현황정보를 수집해 오고 있으나, 이 조사에서 한층 더 나아가 이번 중독 심층 실태조사를 통해 △중독물질, 중독원인 등 조사 항목을 세분화하고, △중증도 평가 및 의료적 처치 정보를 추가 수집하여 중독질환의 특성을 보다 다각도에서 살펴볼 수 있도록 기획했다고 덧붙였다.

 

조사에 의하면 중독 심층 실태조사에 참여한 15개 응급의료기관에는 ’23년 한 해 동안 총 7,766명의 중독환자가 내원했고 전체 중독환자 중 여성이 55.4%, 남성이 44.6%이며, 연령대는 20대(18.0%), 50대(14.5%), 40대(13.6%) 순으로 나타났다(그림1). 남성은 70대 이상이, 여성은 20대의 비율이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그림 1> 중독환자 발생 현황 (성별, 연령별)

 

중독 이유는 의도적 중독(자살 목적 등)이 전체의 66.1%로, 환자 3명 중 2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의도적 중독은 70대 이상을 제외하고 전 연령층에서 여성이 많았으며, 20대에서 가장 많았다.

 

 

<그림 2> 주요 중독 원인 물질

 

 

비의도적 중독(사고, 작업장 중독 등)은 전 연령층에서 남성이 많았고, 50~60대에서 상대적으로 큰 비중을 차지했다.

 

10세 미만에서는 대부분 비의도적 중독이었다.

 

주요 중독 원인 물질은 치료약물(50.8%), 가스류(13.6%), 자연독성물질(12.4%), 인공독성물질(12.2%), 농약류(10.0%) 순으로 나타났다(그림2).

 

10대의 경우 80.5%가 치료약물에 의한 중독으로 나타났으며, 세부 물질별로는 ‘아세트아미노펜이 포함된 진통해열제․항류마티스제’(175건, 20.6%), ‘벤조디아제핀계’(166건, 19.6%) 순으로 빈도가 높은 것으로 보고됐다.

 

 

<그림 3> 연령대별 노출 물질 분포

 

 

10세 미만 아동과 영유아에서는 야외활동이나 가정 내 사고에 의한 노출이 많았는데, 특히 화장품, 락스 등 생활화학제품을 포함한 인공독성물질 중독이 31.1%로 다른 연령대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70대 이상에서는 농약류에 의한 중독이 29.9%(350건)로 전체 농약류 중독(779건)의 44.9%를 차지하고 있었다(그림3).

 

중독 이유에 따라 중독 원인 물질의 분포도 차이를 보였다.

 

 

 

<그림 4> 중독 이유에 따른 다빈도 노출 물질

의도적 중독

비의도적 중독

 

 

세부 물질별로 보면, 의도적 중독에서는 벤조디아제핀계(치료약물, 22.4%), 졸피뎀(치료약물, 12.3%), 일산화탄소(가스류, 10.2%) 순으로 나타났다.

 

비의도적 중독에서는 일산화탄소(가스류, 25.2%), 벌(자연독성물질, 12.7%), 차아염소산나트륨 포함 가정용품(인공독성물질, 5.5%) 순으로 집계됐다(그림4).

 

전체 조사대상자 7,766명 중 49.5%(3,843명)는 임상증상, 응급실 진료 결과, 입원 후 결과, 치료 방법 등을 변수화하여 일정 요건에 해당하면 중증으로 분류되는 중증 중독질환자에 해당했다(그림5).

 

 

 

<그림 5> 중증 중독질환 발생 현황

 

중증 중독사례는 의도적 중독 환자에서 발생 비율이 더 높았고, 중증 환자의 연령은 평균 51세로 조사됐다.

 

중증 중독을 유발하는 주요 물질은 벤조디아제핀계(치료약물), 일산화탄소(가스류), 졸피뎀(치료약물), 글라이포세이트(농약류)였으며, 치료를 위한 의학적 조치로는 위세척, 활성탄 사용, 기관삽관, 기계환기, 지속적 신대체요법, 혈액투석이 비중증 중독 치료에 비해 유의하게 많이 시행됐다.

 

 

사망 사례는 122명으로 전체 조사대상자의 1.6%에 해당했다. 사망자의 연령대는 70세 이상(63.9%), 60대(14.8%), 50대와 40대(각각 5.7%) 순으로 나타났으며, 남성이 71.3%로 여성(28.7%)보다 많았다(그림6).

 

 

 

<그림 6> 사망 사례 분석 결과

사망환자의 중독물질은 농약류(66.4%)가 가장 많았다(그림6).

 

한편 질병청은 2023년 8월부터 총 332개의 332개 중·고등학교 청소년 11만 4,165명을 대상으로 치료약물 중독 예방을 위해 올바른 치료약물 사용법 및 응급처치방법에 대한 온라인 교육을 실시하고 있으며 올해도 각 학교의 신청을 받아 지속적으로 교육을 실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