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주치의의 심장사용설명서 2
대통령 주치의의 심장사용설명서 2
  • 정남식(전 대통령 주치의, 필메디스 내과의원 원장)
  • 기사입력 2019.06.14 09:00
  • 최종수정 2019.06.13 1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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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컨슈머]정보는 많다, 하지만 믿을만한 정보는 드물다. 그렇기에 이제는 신뢰할만한 전문가의 말을 들어볼 때가 되었다.

 
친절한 전문가

정남식 박사는 제 15대 대통령 심장 주치의, 의학한림원 회장, 세브란스 병원 병원장, 연세대 의료원장,

미국/일본 심장학회 국제 편집위원, 한국 심장학회 이사장, 한국 심초음파학회 이사장 등을 역임한

대한민국 최고의 심장 전문의중 하나로 불린다.

현재는 서울 서초 ‘필메디스’원장으로 재직중이다.

[헬스컨슈머]이번 글에서는 너무나 당연한 이야기를 해야할 것 같다, 바로 담배다.

어쩌면 전 대통령 주치의라는 사람이 이런 당연한 이야기만 한다는 것이 실망스러울 수도 있다. 하지만 어쩌랴, 그만큼 중요한 부분인 것을.

거듭 말하지만, 당연한 것은 당연한 이유가 있다. 그만큼 중요하고 정확한 정보이기 때문에 항상 언급이 되고, 그래서 당연하게 느껴지는 것이다. 무엇보다, 그 당연한 것을 실천하는 것이 너무나 어렵다.

 

[지겹도록 말한다, 담배는 정말, 정말 나쁘다고]

담배는 폐암의 주요 원인이다. 더불어 심장병의 원인이기도 하다. 흡연은 고혈압, 이상지질혈증, 비만 또는 유전적인 요인 등과 같은 다른 위험인자와 동반될 때, 위험도가 훨씬 높아진다.

담배 안에는 약 4,000여 개의 화학 물질이 들어 있는데, 우리가 일상 생활에서 접하는 유해 물질의 농도는 일반적으로 1㎣ 당 1만 입자라는 것과 비교할 때, 그것보다 50만 배나 높은 값이다.

흡연은 심장박동수를 늘리고, 동맥경화를 악화시킨다. 또 부정맥을 일으킬 수 있다. 특히 고혈압 환자의 경우 관상동맥 질환을 악화시키며, 뇌졸중과 콩팥 질환의 위험도 높인다.

또한 흡연은 심장발작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관상동맥 질환을 예방한다는 고밀도 지단백 콜레스테롤(좋은 콜레스테롤이라고 불리는 HDL 콜레스테롤)의 혈액 내 농도를 감소시키고, 동맥경화증의 원인이 되는 저밀도 지단백 콜레스테롤(나쁜 콜레스테롤이라고 불리는 LDL 콜레스테롤)과 중성지방을 증가시킨다.

이 외에도 흡연은 혈액을 응고하게 만드는 피브리노겐을 증가시키거나 혈액 내 혈소판의 접착력을 증가시켜 혈전(피떡)을 만드는데, 혈전은 피가 지나는 길을 좁게 만들어 혈류를 차단해 심근경색을 일으킨다. 그러므로 심근경색을 경험한 환자에게는 금연이 재발을 막기 위한, 가장 중요한 예방법이라고 할 수 있다.

 

[금연을 하면 심장이 회복된다]

흡연은 심장으로 공급되는 산소의 양을 감소시켜 심장 조직을 약화시킨다. 하지만 다행스럽게도 금연하고 난 뒤부터는 심장과 혈관의 손상이 점점 회복되기 시작한다.

당신이 담배 한 개비의 마지막 연기를 내뿜은 후 니코틴이 혈관을 강하게 수축시키는 효과는 약 20분 정도 지속된다. 일단 수축된 혈관은 혈액 내 니코틴이 남아 있기 때문에 쉽게 이완되지 않지만 보름 이상 금연하면 수축된 혈관이 완전히 이완된다.

하버드의 연구 보고에 따르면, 흡연자는 비흡연자에 비해 심장 질환으로 사망할 확률이 50% 더 높고, 심혈관 질환의 발생률도 5배 이상 높다. 하지만 금연을 실천한다면 심장 질환으로 사망할 확률이 50% 줄고, 그 실천을 15년간 지속한다면 처음부터 흡연하지 않은 사람과 비슷한 수준으로 내려간다.

또 지속적으로 콜레스테롤과 혈압을 조절 및 관리하고 흡연율을 줄인 결과, 지난 10년간 심혈관 질환과 뇌졸중으로 인한 사망률이 30% 정도 줄었다는 스탠퍼드의 보고가 있다.

더불어 세계심장학회에서는 간접흡연도 심장병의 원인이라고 지목하고 있다. 남들에게 피해를 주지 않기 위해 흡연구역에서만 흡연을 한다고? 안타깝게도 유해성분은 흡연자의 폐부 속에 남아 호흡을 통해 흘러나오기도 한다. 게다가 의복, 피부, 모발 등에 흡착해 담배를 피고 난 이후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의견도 있다. 고된 노동을 끝내고 돌아온 당신의 품안에 달려드는 아이는 무슨 죄일까.

사진제공: 언플래시
사진제공: 언플래시

[그렇다면 금연은 어떻게 실천할까]

위 내용들이 당신의 결심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었다면, 이제는 구체적인 금연 방법을 논해볼 차례이다. 무턱대고 참아보는 것은 오늘도 열심히 살아가는 당신의 정신건강에 별 도움이 되지 않을 테니 말이다.

・무엇보다 물을 많이 마셔라

담배 생각이 날 때마다 물을 마시면 흡연 욕구를 가라앉히는데 상당한 도움이 되고, 몸에 쌓인 니코틴을 배출하는데도 매우 효과적이다. 이를 위해서 평소에 작은 물병을 휴대하기를 강력하게 추천드린다.

・가볍게 몸을 움직인다.

담배 생각이 날 때마다 산책을 하거나 가벼운 맨손 체조를 하는 등 계속 몸을 움직이면 담배 생각을 잊는데 효과적이다. 몸을 움직이는 것 자체에서 뇌의 주의가 쏠리고, 호르몬이 분비되기 때문에 당신의 예상보다 훨씬 유용한 방법일 것이다.

・당근이나 오이를 곁에 둔다.

담배를 끊으면 입이 궁금해 군것질이 늘어난다. 이때 당근이나 오이를 먹어보자. 식이섬유와 비타민이 풍부해 금연으로 인한 신체적 금단 현상을 줄이는 데도 좋다. 무가당 껌이나 마른 미역줄기, 마른 다시마 등을 씹는 것도 좋다. 기본적으로 음식들은 담배연기보다 강한 맛, 즉 더 센 자극을 주기 때문에 담배 생각을 억누르기에 굉장히 효과적이다.

<다음편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