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주치의의 심장사용설명서 5
대통령 주치의의 심장사용설명서 5
  • 정남식(전 대통령 주치의, 필메디스 내과의원 원장)
  • 기사입력 2019.06.26 09:00
  • 최종수정 2019.06.25 1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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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분 내로 자신의 심장건강을 진단해보는 법

[헬스컨슈머] 정보는 많다, 하지만 믿을만한 정보는 드물다. 그렇기에 이제는 신뢰할만한 전문가의 말을 들어볼 때가 되었다.

 
친절한 전문가

정남식 박사는 제 15대 대통령 심장 주치의, 의학한림원 회장, 세브란스 병원 병원장, 연세대 의료원장,

미국/일본 심장학회 국제 편집위원, 한국 심장학회 이사장, 한국 심초음파학회 이사장 등을 역임한

대한민국 최고의 심장 전문의중 하나로 불린다.

현재는 서울 서초 ‘필메디스’원장으로 재직중이다.

지난 글에서는 고혈압과 관련해서 셀프 측정 요령과 약물 설명을 했었다. 이번 글에서는 심장 이상에 관해서 간단하게 자가진단을 할 수 있도록 기본적인 설명을 하고자 한다.

심장은 굉장히 대표적인 장기이고, 끊임없이 맥동하며 주인에게 촉각/청각적 자극을 전달한다. 이 때문에 심장은 이상을 감지하기 비교적 쉬운 장기중 하나이다.

심장에 이상이 있을 때 어떤 증상이 나타날 수 있는지를 미리 알아둔다면, 유사시에 전문가가에게 전달해야 할 부분을 효과적으로 설명할 수 있다. 이것은 전문가의 정확한 진단과 적절한 치료를 받는 데 도움이 된다.

우리의 심장에 이상이 있을 때, 가장 대표적인 증상에는 숨이 차거나 피로함, 졸도, 가슴 두근거림, 가슴 통증, 부종(팔다리 부음) 등이 있다.

이런 지식들을 간단하게나마 기억해둔다면, 일상 생활에서 스스로의 심장 건강을 간단하게나마 진단하는 방법을 배워보자. 기억만 해놓는다면 1분 내로도 진단이 가능하다.

 

[심장의 이상 현상]

가슴 통증은 심장병의 가장 뚜렷한 증상이다. 하지만 동시에 확진을 내리기도 어려운 증상이다. 왜냐하면 배꼽 위부터 턱 아래에 있는 모든 장기가 가슴 통증의 원인이 될 수 있고, 그 원인도 치료가 필요 없는 것부터 사망에 이르는 것까지 다양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가슴 통증이 있다고 해서 무조건 심장병만 의심하지 말고, 다른 장기도 검사해봐야 한다.

가슴 통증의 원인은 크게 협심증, 심근경색증, 기타로 나눌 수 있다.

  • 협심증이나 심근경색증이 원인일 때

협심증 환자는 일반적으로 ‘가슴이 조인다’, ‘짓누른다’, ‘쥐어짠다’, ‘무거운 것으로 꽉 누르는 것 같다’, ‘타는 것 같다’ 등으로 스스로의 증상을 설명한다.

활발하게 움직일 때 주로 발생하고, 이런 통증이 2~10분 정도 지속되는 경우, 그것을 ‘안정형 협심증’이라고 한다. 이런 현상은 스트레스를 받거나 흥분했을 때, 찬 공기에 갑자기 노출됐을 때, 식사 후, 운동할 때 등 심장박동이 빨라지는 경우에 더욱 악화된다. 하지만 니트로글리세린 설하정을 혀 아래에 넣거나 휴식을 취하면 통증이 없어지기 때문에 과도하게 걱정할 필요는 없다.

  • 심근경색증

반면 변이형(혈관경련성)협심증 또는 불안정성 협심증이나 심근경색증은 안정 시나 잠에서 깨어날 때 가슴 통증이 생기기도 하는데, 식은땀이 나거나 어지러움, 구역질, 경우에 따라서는 호흡 곤란까지도 일으키기도 한다. 급성 심근경색증일 때는 일반적으로 30분간 통증이 지속되고, 경우에 따라 몇 시간씩 이어지기도 한다.

특히 이 경우는 니트로글리세린 설하정 등의 약품을 복용해도 효과가 없는 난감한 경우이다. 그렇기에 이런 경우엔 전문가와 상담하기를 강력히 추천한다.

  • 기타 원인일 때

식도역류, 심낭염(심장의 바깥면을 싸고 있는 심막의 염증), 대동맥 질환, 늑막염 등이 대표적 원인이다. 협심증 외의 가슴 통증은 ‘칼로 찌르는 것 같다’, ‘날카롭다’, ‘호흡을 하면 더 아프다’, ‘아픈 곳이 돌아다닌다’, ‘특정 동작을 하면 더 아프다’ 등 케이스 별로 매우 다르므로, 이 경우에도 전문가와 상담하는 것이 좋다.

  • 가슴 통증의 검사 방법

문진, 신체 검진, 심전도, 흉부 X-선 검사, 혈액 검사, 심장 초음파, CT 등이 있다. 가슴 통증은 감별 진단*이 중요하기 때문에 자가 진단으로 끝내지 말고, 우선적으로 병원을 찾아 정밀 검사를 받도록 한다.

*감별 진단

증세가 유사한 질병끼리 비교하고 검토해서 초진 때 생각했던 병명과 같은지 그 여부를 확인하는 진단법

[호흡 곤란]

호흡 곤란은 심장병의 가장 흔한 증상이다. 심한 운동이나 격렬한 성관계 후, 계단을 갑자기 뛰어오른 뒤에 나타나는 등의 숨가쁜 증상과는 느낌이 다르다. 때문에 이런 뚜렷한 이유가 없이 숨이 차다고 느껴진다면 심장병의 징후일 가능성이 높다.

 

[가슴 통증]

‘심장이 쿵쾅거린다’, ‘가슴이 벌렁벌렁한다’ 등의 설명과 함께 병원에 찾아오는 사람들이 있다. 심장은 평소에도 뛰지만 일반적으로 잘 인식하지 못한다. 그러나 평소와 달리 심장박동의 리듬이 변한다면(맥박의 속도가 변화하는 등) 이것이 신경쓰이기 시작된다.

이처럼 자신의 심장박동이 불편하게 느껴지는 것이 바로 심계항진이다.

심계항진의 가장 흔한 내과적 원인은 부정맥이다. 심방이나 심실 조기 박동*, 조기 흥분 증후군, 발작성 상심실성 빈맥, 심실성 빈맥, 방실 차단, 동기능 부전 증후군* 등이 대표적인 부정맥이다. 그 밖에 선천성 심장병, 심근경색, 협심증 등의 심장 질환이 있을 때도 2차적으로 부정맥이 발생할 수 있다.

*심실 조기 박동

모든 연령층에서 흔히 관찰되는 부정맥, 연령이 증가할수록 발생 빈도가 증가한다.

*동기능 부전 증후군

동방결절에 장애가 생겨서 심박동이 느려져 여러 증상이 나타나는 증후군

심계항진의 원인은 매우 다양하기 때문에 원인을 찾으려면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진단을 위해 받는 기본적인 검사로는 맥박수, 혈압, 흉부 X-선 검사, 심전도, 혈액 검사, 갑상선 기능 검사 등이 있다. 추가적으로 표준 12유도 심전도, 24시간 활동 심전도, 운동부하 심전도, 심장 초음파, 심도자술, 심혈관 조영술, 전기 생리학적 검사를 받을 수 있다.

결론적으로 당신의 건강을 위한 수많은 전문 검사가 기다리고 있으니, 너무 걱정하지 말고 대한민국의 선진 의료혜택을 누리면 된다.

사진 제공: 게티이미지코리아
사진 제공: 게티이미지코리아

 

[피부 변색]

순환기 계통에 질환이 생겨 몸의 각 세포에 산소를 제대로 공급하지 못하면 피부, 입술, 손톱 밑 조직에 청색증이 나타난다. 선천성 심장병, 말기 심장병, 심장이 많이 손상됐을 때 나타날 수 있다. 청색증이 일어나면 심장병이 많이 진행됐을 가능성이 높기 떄문에 즉시 병원을 찾는다.

 

[피로감]

우울증 때문에 혹은 당뇨병, 폐 질환, 고혈압 등의 약을 복용한 후에도 피로감이 나타날 수 있다. 또 공복이거나 수면 부족, 스트레스가 심할 때도 피로해질 수 있다. 하지만 이런 피로감은 심장병의 흔한 증상이기도 하다.

이런 피로감의 원인은 심장 근육이 약화돼 온몸의 세포에 혈액을 적절하게 보낼 수 없기 때문이다. 이러한 경우에는 아침에는 보통 정상이다가 시간이 갈수록 피로감이 심해지고 저녁에는 녹초가 된다. 혈액순환의 약화로 인해 심한 식욕 부진이 따르고, 다리가 많이 무겁다고 느껴지기도 한다.

 

[졸도]

심한 쇼크나 통증, 놀람 등으로 인한 졸도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그러나 특별한 이유가 없이 졸도하거나, 졸도할 것 같은 느낌 그리고 예상 외의 어지러움은 심장병의 증상일 수 있다.

심장에 이상이 생기면 뇌에 충분한 산소를 공급하지 못해 뇌의 의식이 순간적으로 사라지기도 한다. 이런 원인으로 졸도하는 경우, 대부분 부정맥이 그 원인이다.

같은 맥락으로, 우리는 심장의 박동이 너무 느리거나 빨라서 뇌에 충분한 혈액을 공급하지 못하는 상황에서도 졸도할 수 있다. 뇌로 혈액을 공급하는 목의 동맥이 막히는 경우나 심장이나 동맥에서 떨어져 나온 작은 혈전이 뇌동맥을 일시적으로 막는 경우도 졸도의 원인이 된다. 하나하나 짚어보면, 이런 경우는 생각보다 흔하다.

어찌되었건, 일반적으로 인간의 신체는 모종의 이유로 인해 뇌에 10초 이상 산소 공급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으면 졸도하게 된다.

 

[부종]

조금이라도 오래 서있기만 하면 발목에 부종이 생기는가? 그렇다면 당신은 심장 우심실 기능에 장애가 발생한 상태인 우심실 부전일 가능성이 높다.

우심실 부전의 가장 흔한 원인은 재미있게도 좌심실 부전이다. 심부전이란 심장 부위의 펌프작용이 충분하지 못한 것을 의미한다. 말하자면 좌심실이 제 역할을 다하지 못해 우심실에 부담이 가중되고, 결국 둘 다 문제가 생긴다는 것이다. 흥미로운 일 아닌가?

좌우지간, 좌심실의 부전만 나타나는 경우에는 폐정맥에 피가 고이게 돼 폐부종*이 나타나고 호흡곤란이 일어난다.

*폐부종

폐간질(肺間質) 및 폐포(허파꽈리)에 체액이 과도히 축적돼 호흡이 곤란해지는 질환

부종 현상의 경우, 일반적으로 붓기가 나타나는 곳은 보통 눈, 가슴, 복부, 다리, 발목 등이다. 대체로 부종의 발생 부위는 특정 심장병과 관련이 있고, 심장 질환 외에 콩팥이나 간질환, 특정 부위에 발생하는 암, 임파선 계통의 이상 등으로도 부종이 나타날 수 있다.

또한 복부나 다리에 부종이 나타나면 우심실의 기능이 떨어지거나 삼천판막에 질환이 있을 수 있다. 우심실이 폐로 적당량의 혈액을 보내지 못해 혈액이 정맥에 고이기 때문이다.

 

[가장 좋은 치료는 예방이다]

여기까지 심장 이상에 관한 간략한 설명을 했다.

물론 ‘간략하다’라고 하기엔 좀 긴 글일 터이다. 하지만 그만큼 우리의 심장, 그리고 신체는 복잡하고도 신비로운 기관이다. 그리고 대상이 복잡할수록, 신비로울수록 한번 망가졌을 때의 여파는 더더욱 커지며, 복구하기도 더더욱 힘들어진다.

가장 좋은 치료는 예방이라고 했던가, 참으로 맞는 말이다. 특히나 우리 몸에는 말이다. 그런 복잡하고 신비로운, 그리고 귀한 당신의 몸, 이제 조금씩 조심하며 가꿔보는건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