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水, 생명을 앗아갈 水도
생명水, 생명을 앗아갈 水도
  • 이연우 기자
  • 기사입력 2019.07.22 13:00
  • 최종수정 2019.07.19 11: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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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나트륨혈증과 2차탈수

[헬스컨슈머] 여름철, 땀이 많이 흘려서 갈증이 생기는 만큼, 사람들은 시원한 물, 음료, 커피를 통해 버티고 있을 것이다. 신체의 70%가 물로 이루어져있는 것은 모두가 아는 사실이다. (사실 정확히 말하자면 본인의 체중에서 45~80% 해당된다) 또한 심장이나 폐, 신장 같은 중요한 조직의 80%도 물이다. 그만큼 생물(사람)에게 있어서 물은 필수조건이며, 곧 생명으로 직결된다. 또한, 물을 하루 1.5~2리터는 마셔야 한다는 것도 상식 중에서도 기본상식이다.

그런데, 물을 과하게 마시면 건강에 해롭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가. 한 번에 많이 섭취할 경우 신체의 변화로 인해 저나트륨혈증, 2차 탈수가 발생할 수 있다. 아마 당신은 이 말을 듣고 '물을 마시면 탈수가 발생한다고?'라며 이해가 가지 않을 것이다. 이제 당신의 궁금증을 풀어줄 차례이다. 도대체 왜 그 좋은 물이 과하면 해롭다고 말하는 걸까?

사진제공: 게티이미지코리아
사진제공: 게티이미지코리아

[, 왜 많이 마시면 안 될까?]

-저나트륨혈증

저나트륨혈증이란, 혈액 내 나트륨(염분의 주성분) 농도가 정상치보다 낮아진 상태를 말한다. 혈액에서 돌아다니는 것은 수분만이 아니다. 수분뿐만 아니라 영양분도 일정량을 유지하며 혈액 속을 돌아다닌다. 그 중 염분도 포함되어 있다. 수분과 염분의 손실이 일어난 상태에서, 염분 공급은 없이 물을 많이 마시게 되면, 나트륨의 농도는 묽어지게 된다. , 체액이 묽어지고 균형이 무너지게 되는 것이다. 이처럼 염분에 비해 수분이 과다할 때 저나트륨혈증이 나타날 수 있다.

더 자세히 살펴보자. 앞서 언급했듯 우리 몸은 체중의 70%가 수분으로 이루어져있다. 이 중 1/3은 세포 바깥에, 2/3는 세포 안에 존재한다. 그렇다고 수분이 밖과 안에 구분되어 갇혀있는 것은 아니다. 수분은 세포 안과 밖을 오고 가는데, 수분의 이동은 혈액의 삼투질 농도(삼투현상시 용질의 농도)에 의해 정해진다.

혹시 삼투 현상에 대해 들어보았는가. 삼투 현상은 용매()가 농도 낮은 쪽에서 높은 쪽으로 이동하는 현상을 말한다. 마치 서로의 농도를 맞추고자 하는 자연의 본능이랄까. 우리 몸에서도 삼투 현상은 이뤄지고 있는데, 이 원리로 인해 수분은 삼투질 농도가 높은 쪽으로 이동하게 된다.

문제는 삼투 작용으로 세포가 수분을 빨아들일 경우이며, 이 과정에서 세포가 팽창할 수도 있다. 만약 뇌세포 안으로 수분이 이동하면, 뇌가 붓고 두통이 발생할 수 있다. 또한 심할 경우 의식장애, 발작, 사망까지 이를 수 있다.

또한 저칼륨혈증의 증상으로는 보통 신경근육계통(근육의 경련, 감각이상 등), 소화기계통(변비, 장 운동 마비), 심장계통(심정지, 심방의 부정맥) 등이 있다. 그리고 기존 심장 병력이 있다면, 심장계통의 부정맥이 잘 발생하여 심정지에 이를 수 있다는 사실도 알아둬야 한다. 만약 저칼륨혈증이 나타난다면, 스스로 할 수 있는 적절한 응급처치는 없으며, 병원에서 진료를 받는 것이 좋다. 하지만 앞서 언급한 심정지가 발생한 경우에는 즉시 심폐소생술을 실시해야 한다.

-2차 탈수

다음은 비슷한 원리로 탈수가 일어나는 것에 대해 알아보자. 탈수란, 체내의 수분이 부족하여 일어나는 상태를 뜻한다. 1차탈수와 2차탈수로 나눌 수 있는데, 수분 자체가 부족하여 일어나는 것이 1차적 탈수이다. 2차 탈수란, 구토나 설사에 의한 나트륨 상실, 과도한 수분 공급 등의 경우에 일어난다.

여름에는 땀을 많이 흘리고 수분 손실로 인해 갈증은 지속된다. 그 와중에 격한 운동까지 하게 된다면 수분과 염분의 손실은 더욱 커진다. 이때 물을 과도하게 마시면, 세포외액의 나트륨 농도가 옅어진다. 또한 체액의 삼투압을 유지하기 위해서 세포외액 속 수분의 일부는 세포내액으로 이동하게 된다. 이러한 결과, 세포외액 중 수분은 줄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2차 탈수가 오면, 뇌빈혈로 인해 현기증이 나타나기도 한다.

그러면 여기서 물의 과다한 양이 어느 정도인가라는 의문이 들 수 있다. 그 전에 먼저 신장부터 알아가자. 신장(콩팥)은 인체에서 혈액 속 노폐물을 걸러주는 정수기의 역할을 하고 있다. 더 나아가, 거른 노폐물을 소변으로 배출하는 배설 기능까지 한다. 이뿐만이 아니다. 체내 수분량과 전해질 등을 일정하게 유지하는 생체 항상성 유지기능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혈압유지, 빈혈 교정 및 칼슘과 인 대사에 중요한 호르몬을 생산하고 활성화시키는 역할까지 한다. 이처럼 우리 몸에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기관인 것이다.

이런 신장이 1시간 동안 거를 수 있는 양은 약 500ml이다. 그런데 물을 한 번에 너무 많은 양을 마셔버리면, 신장이 따라가기 벅차 무리가 갈 수 있다. 이에 전문가들의 견해는 조금씩 다르나, 보통 단발성 섭취할 때 과도한 수분량은 약 500ml~1L 쯤이라 언급하고 있다. 물론, 그 이상을 마시고 끄떡없는 사람도 있다. 어느 정도의 물을 마셔도 되는지는 개인마다 다르다. 즉 자신의 신장이 배출을 얼마나 하느냐에 따라 달려있는 것이다.

사진제공: 게티이미지코리아
사진제공: 게티이미지코리아

[그럼 어떻게 마셔야 할까?]

그렇다면 땀을 많이 흘린 후, 물은 어떻게 마시면 좋을까. 물을 한 번에 많이 마시는 것보다, 물을 한잔씩 나눠서 천천히 마셔야 한다. 사실 이 경우 필요한 것은 수분과 염분이다. 미국 보스톤 마라톤의 경우, 1시간에 최대 800cc까지 마시는 것을 권장하며, 미국의 스포츠 의학계는 소금을 물에 섞어서 마시라고 권유하고 있다. 이것은 즉, 운동을 하고 난 뒤 물만 마시는 것보다는 약간의 소금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어떤 사람들은 '스포츠 음료는 괜찮을까?'라는 의문이 들 수 있다. 사실 많은 사람들이 착각하고 있는 게 하나 있다. 바로, 스포츠 음료가 탈수에 효과적이고 전해질의 보충제로 생각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스포츠 음료는 충분한 나트륨이 함유되지 않았다. 그래서 탈수가 왔을 때와 전해질 이상의 경우에 그 효과를 기대하기에 부족하다. 물론, 운동 중 혈당유지와 피로의 지연, 수분 섭취를 돕는 기능은 있다. 다만 앞서 말한 효과를 기대하지 말라는 의미이다.

이 말들을 정리하자면, 여름철 수분손실로 갈증이 날 때, 물을 많이 마시지 말고 적당히 마시라는 말이다. 아무리 신체가 물로 이루어져 있고, 꼭 필요한 성분이라고 해도, 뭐든 과하면 좋지 않다. 하지만 나눠서 적당히 마시면, 생명수가 당신을 배신할 일은 없으니 너무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