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부제가 없다고? 검사해보니 나오는데?
방부제가 없다고? 검사해보니 나오는데?
  • 강지명 기자
  • 기사입력 2019.08.27 15:00
  • 최종수정 2019.08.27 1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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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無방부제’가 아닌 ‘無양심’
위 사진은 기사내용과 관련 없음, 사진제공: 게티이미지코리아
위 사진은 기사내용과 관련 없음, 사진제공: 게티이미지코리아

[헬스컨슈머]많은 소비자들이 소중한 반려동물의 건강을 위해, 다소 비싸더라도 과감하게 ‘무방부제’ 사료 등의 고급 반려동물 상품을 구매해 본 적이 있을 것이다. 그러나 최근 소비자원의 조사에서 ‘무방부제’ 제품에서 방부제가 검출되는 등의 어이없는 사태가 벌어졌다.

 

[증가하는 반려동물 시장, 그러나 미비한 관리와 규제]

최근 대한민국의 사회적인 고령화와 1인 가구 증가 등 전형적인 가족 형태가 변화하면서 반려동물의 수 역시도 급증하고 있다. 통계에 따르면 반려동물을 키우는 가구수는 2012년의 359만여 가구에서 2017년의 593만여 가구로, 약 65.2%라는 가파른 성장세를 보였다.

이에 따라 반려동물 시장의 질적/양적 증가세 역시도 뚜렷한데, 소비자들은 가족이나 다름없는 반려동물에게 보다 좋고 건강한 사료를 먹여주고자 가격이 상당한 수제 사료와 간식 제품에도 선뜻 지갑을 열곤 한다.

한국소비자원(원장 이희숙, 이하 소비자원)은 시중에 유통 및 판매중인 반려동물용 수제 사료 및 간식 25개 제품(사료 15개, 간식 10개)에 대한 안전조사를 실시한 결과, 위해미생물과 화학적 합성품(보존제 등)에 대한 기준 및 규격이 미비해 제도개선이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 결과, 수분함량이 60%를 초과하는 사료 2개 제품 중 1개 제품에서 세균 수가 최대 1.1×106, 대장균군이 최대 2.0×102의 수준으로 검출됐고, 동물성 단백질류를 포함하고 있는 냉동사료 1개 제품은 세균발육이 양성으로 나타나 미비한 위생상태가 드러났다.

이와 같이 수분함량이 높거나 단백질이 포함된 제품은 위해미생물에 쉽게 오염될 수 있어 상대적으로 더욱 엄격한 관리가 필요하나, 이에 대한 기준이나 규격조차 없는 어이없는 상황이다.

자료제공: 한국소비자원
방부제(소르빈산) 검사 결과, 자료제공: 한국소비자원

[방부제가 없다고? 검사해보니 나오는데?]

상황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방부제 검사에서 조사대상 25개 제품 중 16개 제품(64%)은 소르빈산이 최대 6.5g/kg, 5개 제품(20%)에서는 안식향산이 최대 1.2g/kg로 측정되었다. 심지어 이중 4개 제품은 소르빈산과 안식향산이 중복되어 검출된 것이다.

하지만 마찬가지로, <사료 등의 기준 및 규격>에서도 허용기준조차 없는 상황이 재현되었다. 그중 소르빈산의 경우 <식품첨가물공전>의 허용기준(3.0g/kg)을 최대 2.2배 초과하는 수준이었다. 일반적으로 반려동물의 몸이 사람보다 훨씬 작다는 것을 고려하면, 상당히 과도한 양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또한 현재 제정되어 있는 규정에 의거하면, ‘무방부제’ 등의 표시를 하기 위해서는 사료 제조 시 보존제를 사용하지 않았고, 원재료로부터도 보존제가 이행되지 않았을 경우에만 가능하다.

그러나 검사를 진행했던 25개 제품 중 7개 제품이 ‘방부제 무첨가’, ‘無방부제’ 등으로 표시 및 광고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소르빈산 등의 보존제가 검출돼 표시기준에 부적합했다. 방부제가 없다는 것인지 본인들의 양심이 없다는 것인지 아리송한 부분이다.

방부제(소르빈산) 검사 결과, 자료제공: 한국소비자원
방부제(안식향산) 검사 결과, 자료제공: 한국소비자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