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이의 코건강, 봄보다 가을이 위험하다
우리 아이의 코건강, 봄보다 가을이 위험하다
  • 윤지현 기자
  • 기사입력 2019.08.28 10:35
  • 최종수정 2019.09.06 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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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꽃가루’는 봄철에? 가을이 더 골치아프다
사진제공: 게티이미지코리아
사진제공: 게티이미지코리아

[헬스컨슈머]뜨거운 무더위가 물러가고, 이제 조금씩 가까워지는 초가을에 사람들의 표정도 점차 풀리고 있다. 하지만 다른 사람들처럼 마음놓고 쾌적하고 선선한 날씨를 즐길 수 없는 사람들이 많은데, 바로 알레르기성 코 과민반응, 즉 비염을 겪는 사람들과 그 가족들이다.

9~10월에 해당하는 가을 환절기는 갑자기 날씨가 추워지고, 대기가 건조해져 호흡기가 예민해지기 때문에 코 과민반응이 빈번하게 나타나는 시기이다. 실제로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최근 5년간 9~10월 알레르기성 비염 환자가 일반적으로 알레르기성 비염이 가장 많다고 생각되는 봄철(3~4월)보다도 30% 이상 환자수가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면역력 부족한 아이들에게 더 큰 영향]

특히 요즘의 어린 아이들의 불규칙한 생활습관과 부족한 운동량, 불균형한 영양 섭취 때문에 알레르기성 질환 발현이 급증하고 있다. 덕분에 사랑하는 아이들을 키우는 부모님들의 마음은 가시방석에 앉은 것만 같다.

특히 9세까지의 아이들의 경우, 면역력이 약한데다 경험과 언어 표현력이 성인에 비해 부족하다. 이 때문에 증상을 제때 알아차리지 못해 병세가 악화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한 부분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자료에 따르면, 알레르기성 비염 진료인원 중 가장 많은 156만명(24.3%)의 연령대가 9세 이하의 아동들일 정도이다.

비염에 걸리게 되면 재채기·콧물·코 가려움 등으로 일상 생활에서 답답함을 느끼게 된다. 뿐만 아니라, 코 대신 입으로 호흡을 해야 하기 때문에 폐에 유입되는 공기 양이 줄어 어린이의 경우 집중력과 성장 저하를 야기할 수 있다. 또한 코막힘이 심해지면 수면 중 코골이 증상을 보이기도 하는데, 이는 아이의 숙면을 방해하고 성장호르몬 분비에도 영향을 준다. 게다가 이로 인해 아이가 코를 훌쩍대거나 코를 푸는 등의 소음은 다른 가족들의 숙면까지도 방해할 수 있으니 여러모로 골치가 아픈 부분이다.

무엇보다 가벼운 비염 증상이라도 계속 방치하면 중이염, 폐렴, 기관지염 등의 다양한 질병으로 발전될 수 있기 때문에 보호자의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반갑지 않은 가을 손님: 미세먼지와 꽃가루]

면역 시스템이 자리를 잡은 성인의 경우에도 아침저녁으로 콧물을 동반한 감기 증상이 나타났다 사라지는 증상이 반복된다면 알레르기성 비염일 가능성이 크다. 초가을에는 일교차가 10도 이상 벌어지면서 면역력이 떨어지기 쉽다. 여기에 낮에 비해 훨씬 차가운 밤공기가 콧속 점막을 민감하게 자극하면 비염 발생 확률은 더더욱 높아진다.

또한 최근에는 미세먼지가 악화되면서 환절기 코 건강을 해치는 강력한 요인으로 부각되고 있다. 미세먼지가 악영향을 끼치는 부위는 많지만, 특히 코의 경우 세균이나 바이러스로부터 호흡기를 보호해 주는 1차 방어선이기 때문이다.

거기다가 가을철 꽃가루 역시 알레르기성 비염 증세를 유발시키는 원인으로 꼽힌다. 사람들은 ‘꽃가루’라고 하면 봄철을 떠올리지만, 이는 반만 맞고 반은 틀린 생각이라고 할 수 있다. 의외로 봄철에는 소나무와 은행나무 등 알레르기를 일으키지 않는 꽃가루 등이 많이 포함되어 있으나, 가을철에는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꽃가루 농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환경부 조사에 따르면 국내에서는 8월 중순부터 꽃가루가 날리기 시작해 9월까지 높은 농도를 보인다.

사진제공: 게티이미지코리아
사진제공: 게티이미지코리아

[자연을 이길 수 없다면 사후관리를 하자]

계절의 변화에 따라 나타나는 계절성 알레르기 비염은 미세먼지나 꽃가루와 같은 항원에 의한 반응으로 재채기와 콧물 등의 증상이 시시때때로 발현된다. 비염 환자들과 가족들에게는 안타까운 일이다.

그렇다고 계절이 이렇고 환경이 그렇다는데 그걸 어떻게 할 수는 없지 않은가. 자연을 이길 수 없으니 남은 방법은 인간의 방법, 즉 관리뿐이다. 다행히도 적절한 관리를 통해 비염환자의 증상을 완화하고 다른 질병으로 악화되는 것을 막을 수 있다.

무엇보다 환절기에는 면역력이 약화되기 때문에 세균 감염이 쉽게 일어나고, 이것이 문제가 커지는 시발점이 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평소에 면역력을 높여주는 음식이나 영양제로 관리하는 것이 좋다.

한편, 증상 완화를 위해서는 비강이 건조해지는 것을 막는 것이 중요하다. 마스크를 쓰거나 비강 세척을 수시로 실시해 비염 증상을 개선해 주는 것 역시도 중요하다.

비강 세척은 한쪽 코에 생리식염수를 흘려 넣어 반대쪽 코로 배출시키는 것으로, 하루에 1~3번씩 하면 효과적이다. 비강 세척을 하기 어려운 아동은 생리식염수 스프레이를 사용하면 어렵지 않게 비강 세척 효과를 누릴 수 있다.

이것 외에도 외출 시 기온 차에 대비할 수 있도록 겉옷을 챙기거나, 의류와 침구류를 자주 세탁해 실외에서 묻혀온 먼지, 그리고 집안에 있던 다른 먼지와 진드기를 제거해주는 것도 비염 증세 예방과 완화에 도움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