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도 ‘블루라이트’가 눈 건강을 해친다고 생각하나요?
아직도 ‘블루라이트’가 눈 건강을 해친다고 생각하나요?
  • 이연우 기자
  • 기사입력 2019.09.18 09:00
  • 최종수정 2019.09.17 15: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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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라이트의 위험성은 과장?

디지털 기기에서 나오는 블루라이트가 눈에 손상을 가한다는 과학적인 증거는 없다

-미국 안과협회

 

[헬스컨슈머] ‘블루라이트이름만 들어도, 안구 건조증을 유발하고 눈의 망막을 손상시킬 것 같은 이미지가 떠오를 것이다. 그런데 블루라이트는 정말 눈 건강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던 것일까? 아마 많은 이들이 이런 의문이 들기 전에 이미 블루라이트는 눈 건강에 안 좋다라며 확신하고 있을지 모른다.

또한 이 파란 빛은 우리가 매일 사용하는 TV,컴퓨터, 스마트폰 등 전자기기와 관련 있어서, 시중에는 블루라이트 차단제품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아마 당신도 요즘 컴퓨터를 많이 하는데 블루라이트 차단 안경을 사볼까?’라며 고민하고 있을지 모른다. 이처럼 한 번쯤 블루라이트 차단제품의 구입을 망설였다면 블루라이트가 정말 해로운지부터 정확히 알아둘 필요가 있다.

사진제공: 게티이미지코리아
사진제공: 게티이미지코리아

[블루라이트의 위험성은 과장되었다]

사람들은 흔히 블루라이트가 눈 건강에 안 좋다고 생각하고 있다. , 블루라이트가 눈의 피로와 안구 건조증을 유발한다는 것이다. 또한 자외선보다 블루라이트가 망막에 해롭다는 의견들도 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그동안 우리가 익숙하게 알고 있던 블루라이트의 위험성은 과장된 것이었다. 2016, 국제학술지 네이처(Nature)에 올라온 논문과 2017년도에 미국안과협회가 내놓은 공식입장을 종합해보면 전자기기에서 발생하는 블루라이트가 눈을 손상 시킨다에 대한 과학적인 근거는 없다고 언급되어있다. 미국안과협회에 따르면, 블루라이트는 우리가 매일 보는 태양빛에도 존재하며 태양빛으로 노출되는 블루라이트의 양이 전자기기 속 블루라이트보다 훨씬 많다고 한다.

이와 관련해서, 컬러테크연구소의 김환 교수는 스마트폰 속 블루라이트의 세기는 하늘에 존재하는 블루라이트의 10만분의 1수준도 안 된다. 만일 블루라이트가 유해하다면 우리는 하늘(자연광에 존재하는 블루라이트)을 보고 시각을 잃었을 것이다라고 언급했다.

한편, 블루라이트가 황반변성의 원인이라는 말도 있다. 황반변성은 망막에 위치한 황반의 기능이 떨어지면서 시력이 떨어지고 심할 경우 실명까지 이르는 질환이다. 하지만 이에 대해서 블루라이트가 원인이라는 근거는 아직 증명된 바가 없으며, 현재 황반변성의 주 위험요인으로는 나이, 가족력, 흡연이 거론되고 있다. 따라서 블루라이트가 황반변성의 원인이라는 것은 과장된 말이다.

그렇다면 블루라이트는 정확히 무엇이고 왜 블루라이트가 눈 건강에 해롭다고 말하는 것일까?


[블루라이트, 도대체 무엇인가]

블루라이트란, 우리 눈에 파란색으로 보이는 빛으로, 380~500나노미터(nm)수준의 짧은 파장을 가지고 있다. 또한 파장이 짧을수록 에너지의 크기는 커지며, 파장의 길이에 따라서 빨강, 주황, 노랑, 초록, 파랑, 남색, 보라순서로 나눌 수 있다. 뒤에 배열된 색일수록 파장이 짧고 에너지의 크기가 크다. 따라서 파란 계열인 블루라이트는 에너지가 큰 빛에 속한다. 이에 에너지가 큰 빛은 시력에 영향을 주지 않느냐는 의견이 제기되기도 했다.

2014, 일본 기후대학 연구팀이 블루라이트와 망막세포에 관련한 연구결과를 발표한 적 있다. 이 연구는 블루라이트가 쥐의 망막세포에 손상을 줬다는 내용이다. 또한 미국 톨레도 대학 연구팀의 최근 연구에서는 블루라이트가 사람의 망막세포에 손상을 줄 수 있다고 가능성을 제기했다.

이와 같은 연구들은 블루라이트가 사람의 눈에 안 좋다라는 인식을 심어주는데 한 몫을 했을 것이다. 그러나 미국안과협회에 실린 기사는 일본 연구팀의 결과에 대해 실험이 사람의 실제 눈에서 일어나는 상황과 다르다등의 근거를 들며 블루라이트의 위험성을 증명하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언급했다. 결론적으로, 블루라이트가 사람의 눈에 해롭다는 사실에 대해서는 정확히 밝혀진 바가 없으며 논란은 현재 진행 중이다.

사진제공: 게티이미지코리아
사진제공: 게티이미지코리아

[숙면을 방해하는 것은 사실]

다만, 블루라이트가 숙면을 방해한다는 사실은 근거 있는 말이다. 빛은 수면을 유도하는 생체 호르몬인 멜라토닌의 분비를 억제한다. 블루라이트도 빛이기 때문에 멜라토닌의 분비를 억제하고 숙면을 방해하게 된다. 또한 하버드 대학 연구팀에 따르면, 녹색 빛과 블루라이트를 노출시켜 각각의 효과를 비교한 결과, 블루라이트가 녹색 빛보다 멜라토닌을 2배 더 억제했다. 이를 통해 블루라이트가 멜라토닌을 억제하는 힘이 강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위의 내용들을 정리해보자면, 블루라이트가 숙면을 방해하는 것은 근거 있는 말이지만 눈 건강에 영향을 끼친다는 과학적 근거는 부족하다. 이에 블루라이트에 대한 입증되지 않은 과장된 정보들을 주의할 필요가 있다. 더욱이 블루라이트 차단필름, 블루라이트 차단 안경 등이 시중에 널리 팔리고 있는 추세다. 소비자를 현혹하기 위해 거짓된 정보들을 사실인 것 마냥 홍보의 수단으로 사용하는 사람들도 많다. 따라서 소비자가 자세한 정보를 찾아보고 구입하는 습관을 지녀야 한다. , 아무 것도 모른 채로 과장된 현혹에 넘어가지 말라는 뜻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