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경 후 허리가 너무 아프다면? ‘척추관 협착증’ 일 수도
폐경 후 허리가 너무 아프다면? ‘척추관 협착증’ 일 수도
  • 윤지현 기자
  • 기사입력 2019.10.02 09:00
  • 최종수정 2019.10.01 16:5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사진제공: 게티이미지뱅크
사진제공: 게티이미지뱅크

[헬스컨슈머] 폐경 후 이런저런 증상들로 불편한 중년의 여성들. 갑자기 열이 확 오르기도 하고, 불면증에 시달리기도 하며, 갑작스러운 감정 변화에 당황하기도 한다. 그런데 이런 폐경기에 척추관 협착증이 생길 위험 또한 높아진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통계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에서 척추관 협착증으로 병원을 찾는 환자는 2017년 기준 154만 3,477명으로 2010년 대비 74%나 증가했고, 특히 남성보다 여성 환자가 2배 가까이 많았다.

한 해 척추관 협착증으로 진료받는 환자의 약 64%는 여성이며, 이 중 약 80%의 환자는 폐경기가 시작되는 50세 이상의 나이인 경우가 많다. 폐경 후 호르몬 변화 등으로 척추를 단단히 잡아주는 인대 등이 약해면서 병이 발생할 위험이 높아지는 것이다.

인체의 기둥이라고 불리는 척추, 척추관 협착증은 과연 어떤 증상이고, 폐경 후에도 건강한 척추를 유지할 방법은 무엇인지 한 번 자세히 알아보자.

 

[척추관 협착증, 발 저리고 소변보기 힘들어질 수도]

​나이가 들면 몸속에 있는 신체 조직들도 점차 나이를 먹는데, 튼튼해 보이는 뼈도 마찬가지다.

척추관 협착증은 중년을 괴롭히는 대표적인 퇴행성 질환으로, 변형된 인대 및 척추가 척추관을 눌러 통증이 발생하는 질환이다. 나이가 들면 척추 주위의 근육 같은 주변 조직이 약해지고 흔들리기 시작한다. 이를 보완하려는 보상 작용으로 인대가 두꺼워지고 척추의 뼈마디 면은 거칠게 울퉁불퉁해진다. ​이렇게 인대와 척추가 변형되어 척추 안쪽에 신경 섬유가 다발로 모여 있는 곳인 척추관을 눌러서 통증이 생기는 것이 척추관 협착증이다.

척추관 협착증은 척추뿐 아니라 다양한 다른 부위에도 통증을 일으켜서 삶의 질을 떨어뜨린다. 척추신경 부위에 따라 엉덩이와 허벅지가 당기거나, 무릎 아래에서 발바닥까지 저리며 시린 증상까지 다양하게 나타난다.

또한, 다리 저림 증상이 심해서 밤에 푹 잠들기 힘들어진다. ​산에 오를 때는 통증이 없고, 내려올 때 다리에 통증이 있는 것도 전형적인 척추관 협착증의 특징이다. 증상이 심할 경우에는 하반신 마비가 오고 소변을 보기 힘들어지는 장애까지 생길 수 있다.

​허리나 다리에 통증이 있을 때 척추관 협착증이 맞는지 확인해 볼 수 있는 특징적인 증상이 있다. 만약 척추관 협착증이면 허리를 앞으로 굽히거나 앉아 있으면 통증이 줄어들지만, 걸을 때 다리가 저리거나 당겨서 오래 걷기가 힘들고 5분 정도 걷다가 쉬어야 한다.

 

[그럼 어떻게 치료해야 할까?]

정확한 검사를 통해 가급적 빨리 조기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척추관 협착증은 점차 증상이 악화되는 대표적인 퇴행성 척추 질환이기 때문에, 의심 증상이 나타나면 방치하지 말아야 한다.

척추관 협착증이 심한 환자는 척추 수술이 필요할 수도 있다. 하지만 증상이 심하지 않다면 비수술적인 방법으로 증상을 개선할 수 있는데, 비수술적 치료에는 신경성형술, 신경 차단술 등이 있다.

신경성형술은 척추의 끝부분인 꼬리뼈 부분에 지름 약 2mm의 가늘고 긴 관을 삽입한 후 문제가 되는 척추 조직을 벗겨내고 약물을 주입하는 방식이다.​ 전신마취가 아닌 부분마취로 진행되며 출혈이 없어서 수술이 어려운 환자들에게 추천된다.

신경 차단술은 주사로 약물을 주입해 염증과 통증을 완화하는 치료법이며, 시술 시간이 짧고 통증이 적어서 빠른 일상생활 복귀가 가능하다.

가톨릭대학교 인천성모병원 척추신경외과 신명훈 교수의 “척추관 협착증을 예방하고 증상을 줄이려면 한두 시간마다 5~10분씩 허리를 펴는 스트레칭을 하고 평소 허리를 바로 세우는 자세를 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걷기, 자전거, 수영 같은 허리 근육 강화 운동을 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