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 우리 아이 열 나네? 이것만은 꼭 알아야
어? 우리 아이 열 나네? 이것만은 꼭 알아야
  • 이소정 기자
  • 기사입력 2019.10.07 09:00
  • 최종수정 2019.10.04 1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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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온계로 고막/겨드랑이 체온 정확히 측정해야… 다른 증상 없는지도 살펴볼 필요 있어
사진제공: 게티이미지뱅크
사진제공: 게티이미지뱅크

[헬스컨슈머] 아이들은 자주 아프다. 이 중 열이 나는 증상은 소아에게 가장 흔한 증상 중 하나다. 아이가 갑자기 열이 나면 아이도 괴롭지만, 부모와 보호자 역시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몰라 괴로운 경우가 많다. 특히 아이들의 ‘열’에 대한 잘못된 상식과 오해는 더 큰 불안감만 키울 수 있다. 그렇다면 아이가 열이 날 때 꼭 기억해야 할 것은 무엇인지 한번 자세히 알아보자.

 

[아이 이마를 짚어봤더니 열이 심하다?]

일반적으로 ‘열이 난다’는 기준은 체온이 38℃ 이상인 경우를 말한다. 음식 섭취를 하거나 운동을 한 후에 일시적으로 체온이 올라갈 수 있으나 이는 ‘열’이 아니다. 간혹 일부 보호자는 체온계를 사용하지 않고 아이의 이마나 피부를 손으로 만져보고 열이 있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열이 나는지 정확히 알기 위해서는 적절한 체온 측정 도구와 방법이 중요하다. 체온은 피부 표면의 온도가 아니라 우리 몸의 중심온도를 의미하며, 이를 측정할 수 있는 부위는 고막, 겨드랑이, 항문(직장)이다.

한림대학교 동탄성심병원 소아청소년과 최수한 교수는 “체온을 측정할 때에는 반드시 체온계를 사용해야 한다”고 강조하며, “고막 체온을 잴 때는 아이의 나이에 적당한 크기의 고막용 체온계를 귀 안쪽까지 충분히 밀어 넣은 뒤 측정해야 하고, 겨드랑이 체온의 경우 겨드랑이와 체온계가 잘 접착되도록 해야 정확한 체온이 측정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아이의 체온이 약간씩 오르락내리락 하다?]

인체는 생리학적으로 일정한 상태를 유지하려는 ‘항상성’ 기능이 있다. 통상적으로 정상 범위의 체온은 36.0~37.7 ℃이며, 항상성은 몸이 적절하게 열을 생산하고 방출하면서 체온을 일정 범위로 유지하게 해준다.

하루 24시간 중에서 체온은 이른 저녁 시간대에 가장 높이 올라갔다가, 새벽 시간대에 가장 낮게 측정된다. 만약 아이의 체온이 아주 약한 정도의 미열로 오르락내리락 한다면, 이는 하루 중 정상적인 체온의 변동이다.

 

[아이가 열이 나면 바로 병원에 가야 하나?]

열이 나는 이유는 크게 세 가지로 구분할 수 있다.

첫 번째는 몸속에서 열이 비정상적으로 과도하게 발생하는 경우로, 특정 약물중독이나 악성고열증 등의 질환에서 나타난다. 두 번째는 몸 밖으로 열이 적절하게 방출되지 못하는 경우로, 심각한 피부 손상이나 피부질환, 외부에서 과도한 열에 노출된 경우다. 여름철에 발생하는 일사병이나 열사병도 여기 해당한다. 첫 번째와 두 번째의 경우는 인체의 체온조절 기능이 망가진 상태로 경련, 혼수상태 등의 신경계 손상이 발생할 수 있는 응급상황이기 때문에 신속한 조치가 필요하다.

세 번째는 바이러스나 세균 등에 의한 감염이나 염증성 질환, 악성종양이 있는 경우로, 열이 나는 대부분의 이유가 여기에 해당한다. 이 경우는 열이 나는 것 자체가 병이 아니라, 원인이 되는 질환의 증상 중 하나로 열이 나는 것이다. 소아에게 열이 나는 가장 흔한 원인은 감염으로, 감기와 같은 가벼운 것부터 중이염, 인후염, 장염, 요로감염, 뇌수막염, 뇌염 등이 있다. 그렇기 때문에 열이 나는 원인에 대한 적절한 치료가 필요하다. 질환과 때에 따라 열만 날 수도 있지만, 기침, 콧물, 복통, 설사 등 다른 증상들이 함께 나타날 수 있다.

 

[열이 나면 해열제를 먹여야 하나?]

열이 있더라도 컨디션이 나쁘지 않은 아이도 있지만, 대부분은 열이 나면서 보채거나 축 처지는 등의 상태를 보인다. 최수한 교수는 “해열제를 먹이는 이유는 발열로 인한 아이의 보챔이나 쳐짐 등의 불편감을 낮추고, 컨디션을 회복하기 위한 것이다”며, “열이 난다고 무조건 해열제를 먹일 필요는 없고, 아이가 편안히 잘 자고 있다면 일부러 깨워서 해열제를 먹일 필요도 없다”라고 말했다.

 

[여러 종류의 해열제를 섞어 먹이면 효과가 더 좋다?]

현재까지 해열제를 섞어 먹이는 것의 안전성과 효과에 대한 의학적 근거가 뚜렷하지 않기 때문에 추천하지 않는다. 여러 종류를 섞여 먹이기보다, 해열제 투여와 함께 미온수 마사지를 하는 것이 좋다. 미온수 마사지는 체온과 비슷한 온도의 미온수를 수건에 적셔서 아이의 몸을 닦아주는 것이다. 만약 아이가 미온수 마사지를 받으면서 오히려 더 보채고 싫어한다면 아이의 불쾌감만 키우는 것이기 때문에 중단하는 것이 낫다.

 

[고열이 나면 뇌 손상으로 이어진다?]

보호자 입장에서는 아이가 열이 심한 경우 고열로 인해 뇌 손상이 발생하지 않을까 하는 막연한 공포가 있을 수 있다. 하지만 기존에 특별한 질환을 가지고 있지 않은 건강한 아이의 열이라면 열 자체가 뇌 손상 등의 문제를 일으키지는 않는다. 또한, 열이 높다고 해서 꼭 원인이 되는 질병이 심각하다는 의미는 아니다.

 

최수한 교수는 “아이가 열이 나는 경우 체온의 정도에만 초점을 두지 말고, 아이가 쳐지거나 잘 먹지 않으려고 하는지, 다른 증상이 동반되는지 등 아이에게 동반된 증상이 무엇인지를 잘 살펴봐야 한다”며, “해열제를 먹일 때는 의료진과 상의하여 올바른 용량과 용법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