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끊는’ 게 아니라 ‘참는 것’…새해 금연 어떻게 할까
‘끊는’ 게 아니라 ‘참는 것’…새해 금연 어떻게 할까
  • 김용인 기자
  • 기사입력 2020.01.06 09:00
  • 최종수정 2020.01.03 1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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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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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컨슈머] 미국 현대문학의 아버지로 추앙받는 소설가 마크 트웨인은 금연이 세상에서 가장 쉽다고 말했다. 본인이 수천 번도 넘게 끊어봐서 안다는 것이다. 금연을 수천 번 실패해봤기에 그만큼 어렵다는 것을 소설가다운 재치로 역설한 것이다.

심지어 평소 자기관리가 철저하기로 소문이 난 코미디언 유재석은 지난해 한 방송에서 죽기 전 단 하루의 시간이 주어진다면 무엇을 하겠냐는 질문에 참았던 담배를 한 대 피우겠다는 답변을 내놓아 시청자들을 놀라게 한 바 있다. 담배를 끊은 지 10년이 넘은 그 역시 여전히 흡연에 대한 욕구가 남아있다는 것이다.

 

[흡연은 질병, 금연은 치료]

흡연자들은 담배를 끊는 것이 어렵다고 말하지만, 그 필요성에 대해서는 이견이 없다. 질병분류코드에서는 흡연(Z72.0)을 질병으로 분류하고 있다. 흡연 자체가 심각한 의존성이 있는 질환이고 이로 인한 합병증이 나타날 수 있어 위험하다는 것이다.

잘 알려져 있다시피 담배는 폐질환의 주범으로 거론된다. 담배연기가 호흡기로 들어가면서 만성기관지염과 천식, 폐기종을 일으키고 폐암을 유발한다는 것이다. 또 관상동맥 심질환과 뇌혈관 질환의 주된 원인이 돼, 총체적 사망률이 비흡연자보다 70% 높아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때문에 담배를 끊는 것 자체가 흡연이라는 질병을 치료하고 이로 인한 합병증까지 예방하는 가장 효과적인 치료라는 이야기가 나오는 것이다.

사진제공: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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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드 터키요법, 이상적이지만 실패율 높아]

문제는 어떻게 끊을 것인가에 있다. 가장 전통적인 방법은 그저 의지만으로 끊는 것이다. 영미권에서는 이같은 방법을 콜드터키(Cold Turkey)’라고 부르는데, 약물을 중단한 마약중독자들이 금단증상에 시달려 안색이 파랗게 질리고, 수시로 닭살이 돋는 모습이 냉동 칠면조같다는 뜻에서 유래된 것이다.

이처럼 한순간에 의지만으로 끊는 방법은 다른 형태의 니코틴을 사용하지 않아 건강에는 가장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금연성공률은 10% 정도로, 그만큼 실패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문제다. 특히 콜드터키 방식으로 금연을 시도했다가 실패한 경험이 있는 경우, 다음번 금연 시도 역시 실패로 돌아갈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이 같은 방법은 경미한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 바로 졸음이다. 담배의 각성효과가 사라지면 자연스레 졸음이 오게 되는데, 충분한 수면을 취할 수 없는 직장인이나 학생의 경우 졸음을 쫓기 위해 또 다시 담배에 손을 댈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사진제공: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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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코틴 포기할 수 없다면]

반면 담배를 끊는 대신 의존성의 원인이 되는 니코틴을 공급하며 금연을 하는 방법도 있다. 니코틴 패치나 니코틴 껌 등이 대표적인 예다.

이중 니코틴 패치는 붙이는 파스처럼 피부에 부착해 니코틴을 공급하는 방식으로, 약국에서 손쉽게 구매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또 각 제품마다 니코틴 용량이 달라 평소 흡연량에 따라 적절한 용량을 선택할 수 있어 효과적이다.

니코틴 패치의 금연성공률은 20% 내외로, 순수하게 의지만으로 끊는 방법에 비해 두 배가량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이 역시 신체적 의존만 해결해줄 수 있을 뿐, 습관과 같은 정신적 의존까지 해결해줄 수는 없다는 점에 한계가 있다.

또 니코틴 자체가 고혈압을 유발해 심혈관계 질환이나 뇌졸중을 일으킬 수 있고, 탈모나 불면증 등의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사진제공: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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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에 직접 작용하는 금연치료제도 있어]

이 때문에 최근에는 약물을 이용해 담배를 끊는 방법도 주목을 받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바레니클린부프로피온이라는 성분의 약물들이다.

담배의 니코틴은 뇌에 있는 니코틴 수용체에 달라붙어 행복감이나 의욕을 불러일으키는 도파민이라는 호르몬을 분비하도록 유도하는데, ‘바레니클린이라는 성분은 니코틴 수용체에 담배의 니코틴보다 600배 이상 강하게 작용해 니코틴 수용체에 담배의 니코틴이 들어갈 수 없도록 차단하는 역할을 한다.

이 때문에 약물을 복용하면 담배가 생각나지 않게 되고, 담배를 피우게 되더라도 기존에 담배를 피면서 느꼈던 기분이 느껴지지 않아 해로운 연기를 마신다는 느낌만 들게 된다고 한다. 뿐만 아니라 니코틴처럼 도파민이 분비되도록 유도해 흡연 욕구가 줄어든다고 알려져 있다.

반면 부프로피온이라는 성분의 약물은 항우울제로도 널리 알려진 금연치료제로, 뇌의 도파민 재흡수를 억제해 담배의 금단 증상을 완화시키는 역할을 한다.

 

[약물요법, 성공률 높지만 부작용 주의해야]

이 같은 방식은 앞서 언급한 두 가지 방법보다 높은 성공률을 나타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바레니클린의 금연성공률은 40% 내외로, 절반에 조금 못 미치는 사람들이 금연에 성공하는 셈이다.

하지만 바레니클린의 경우 복용 초기에 메스껍거나 복부 팽만감, 구역 등의 소화기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고 한다. 또 일부 환자들의 경우 불면증을 겪거나 악몽 등 이상한 꿈을 자주 꾸게 되는 사례가 있다고 한다. 부프로피온 또한 입이 마르는 등의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고, 드물게 수면장애와 정신착란 등의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가 있어 복용 시 주의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