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장이 아프면 신장도 아파? 방법은?
심장이 아프면 신장도 아파? 방법은?
  • 강지명 기자
  • 기사입력 2020.01.14 15:00
  • 최종수정 2020.01.14 1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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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컨슈머]‘심장’과 ‘신장’ 두 장기는 그 어느 장기보다 서로 연관성이 깊다. 한쪽에 문제가 생기면 다른 장기도 문제가 생길 정도다. 의학계에서는 이를 일컬어 ‘심신(心腎) 증후군’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통계적으로 심장질환자들은 일반인들의 2배에서 3배에 달하는 신장기능 저하 현상을 겪는다.

최근 연세대학교 세브란스병원 심장내과 박희남 교수, 박제욱 심장내과 전문의, 분당차병원 심장내과 양필성 교수팀은 심방세동 환자 중 전극도자절제술을 받은 환자군을 추적한 결과, 신장기능이 향상되는 것을 확인했다.

심방세동은 심장의 심방이 규칙적인 수축과 이완 운동을 하지 못하고, 불규칙하게 떨기만 하게 되는 부정맥 질환의 하나다. 우리 몸에서 심장에서 나가는 혈액의 25%는 신장으로 공급된다. 하지만 심방세동으로 심장 운동 기능이 떨어져 충분한 혈액이 신장에 공급되지 못하면 신장의 기능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 또한 신장 내 혈액순환이 원활하지 않고 내부에 정체되는 ‘울혈’ 증상이 생겨 내부의 압력상승으로 신장 기능에 부정적인 영향이 간다.

사진제공: 게티이미지코리아
사진제공: 게티이미지코리아

[적극적인 심장 치료, 신장 악화까지 예방한다]

연구팀은 지난 2009년부터 2012년까지 세브란스병원 심방세동 환자 중 전극도자절제술(부정맥을 일으키는 부위를 절제하는 내과 시술)을 받은 환자 571명을 5년간 추적, 조사했다. 아울러 비교군으로 국민건강보험공단 자료를 분석해 약물치료만 받은 1,713명의 심방세동 환자를 같이 5년간 조사했다.

그 결과 전극도자절제술을 받은 환자군이 약물치료 환자군보다 신장기능이 향상되는 것을 확인했다.

연구팀은 신장기능 척도로 ‘사구체여과율’(GFR)을 사용했는데, 사구체여과율은 신장이 1분 동안 깨끗이 걸러주는 혈액량을 의미한다.

정상 사구체여과율은 분당 90~120㎖이다. 또한 심장질환을 앓던 비교군이 전극도자절제술 치료 전 81.4㎖에서 치료 5년 후 84.6㎖로 사구체여과율이 증가했다. 하지만 단순 약물 치료군은 치료 전 81.8㎖에서 치료 5년 후 82.4㎖로, 전극도자절제술 치료를 받은 비교군에 비해 적은 향상률을 나타냈다.

또한 전극도자절제술을 받은 환자와 약물치료를 받은 환자 모두 5년간 정상 심장 박동을 유지한 환자군이, 심방세동이 반복적으로 재발한 환자군에 비해 평균 2.7배 정도 신장 기능 향상을 보여줬다.

결론적으로, 적극적으로 심장 기능이 개선이 될수록 신장 기능 역시 회복되는 양상을 보였다.

박희남 교수는 “전극도자절제술로 심장 박동의 정상 리듬을 회복시킴으로써 충분한 양의 혈액 공급과 신장 내 원활한 혈액 흐름이 신장 기능 회복에 도움을 준 것으로 보인다.” 라고 설명했다. 또한 당뇨병이 동반되지 않은 전극도자절제술 시술 심방세동 환자군 중 신장기능 향상을 보인 환자 비율이 42.4%로 당뇨를 동반한 시술 환자군(31.3%)보다 10% 이상 높게 나타났다.

이번 연구는 미국심장협회(AHA) 발간 ‘미국심장협회 저널’(Journal of the American Heart Association)에 ‘Five-Year Change in the Renal Function After Catheter Ablation of Atrial Fibrillation’(심방세동 전극도자절제술이 5년 후 신장 기능 향상)으로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