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 골이 심한 여성, 유방암 위험 높았다
코 골이 심한 여성, 유방암 위험 높았다
  • 이소정 기자
  • 기사입력 2020.01.31 09:00
  • 최종수정 2020.01.31 0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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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쇄성 수면무호흡증, 여성의 유방암 발생 위험 높이는 것으로 나타나…
사진제공: 게티이미지뱅크

[헬스컨슈머] 수면무호흡증은 말 그대로 수면 중 숨이 잠시 멎는 질환이다. 평소 코 골이가 심한 사람에게 발생하기 쉬운데, 수면 중 기도가 반복적으로 막히면서 호흡이 10초 이상 일시적으로 멈추게 된다. 일반적으로 남성이 코를 심하게 곤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의외로 여성의 경우 호르몬의 영향 때문에 수면무호흡증에 걸릴 확률이 높은 것으로 알려지기도 했다.
그런데 이런 수면무호흡증을 단순히 많이 피곤해서 코를 심하게 고는 것쯤으로 가볍게 넘겨서는 안될 것으로 보인다. 최근 국제학술지 '사이언티픽 리포트(Scientific Reports)’에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이러한 수면무호흡증이 유방암 발생과 연관성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수면무호흡증 여성, 유방암 위험 1.2배 높아]
순천향대학교 부천병원 이비인후과 최지호 교수와 건국대학교병원 이비인후과 조재훈 교수 공동 연구팀이 국민건강보험공단 자료를 수집해 분석한 결과, 수면무호흡증이 있는 여성은 유방암 발생 위험이 더 높다는 사실이 확인되었다. 이번 연구는 2007∼2014년 사이 수면무호흡증으로 진단받은 20세 이상 여성 4만 5,699명을 대상으로 실시되었는데, 정상인 여성 22만 8,502명과 대조해 분석한 결과 수면무호흡증이 있는 여성은 정상인 여성에 비해 유방암 발생 위험이 1.2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나 이런 연관성은 65세 이상 여성에서 1.72배 더 높게 나타났다.

조재훈 교수는 “수면무호흡증이 유방암의 발생 위험을 어떻게 증가시키는지는 아직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지만, 수면무호흡증에서 여러 가지 증상들과 심각한 합병증들을 유발하는 기전인 간헐적 저산소증이나 수면분절 등이 유방암의 발생과 악화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생각된다”고 밝혔다. 아울러 최지호 교수는 "수면무호흡증은 고혈압, 심근경색, 협심증, 부정맥, 당뇨병, 뇌졸중, 치매 등 심각한 합병증에 더해 유방암과 같은 일부 악성 종양의 발생 위험을 증가시킬 수 있다"며, "만약 잦은 코골이, 과도한 주간 졸음, 수면 중 호흡 장애 등이 있는 경우에는 치료를 받는 게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수면무호흡증으로 인한 산소결핍이 문제]
수면무호흡증이 암 발생과 연관이 있다는 연구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실제로 수면무호흡증으로 인한 산소 부족이 암과 같은 종양 성장과 연관성이 매우 높다는 연구 결과들이 여럿 존재한다. .

미국 위스콘신대학 의과대학 연구진이 위스콘신 수면집단연구에 참가한 1,500여명을 22년간 조사한 연구에서는, 수면무호흡증의 정도에 따라 암 사망위험이 최고 5배까지 높아진다는 결과가 나온 적도 있다. 해당 연구에서는 수면무호흡증이 시간당 5~14.9회 나타날 경우 암 사망위험이 10% 상승했고, 15~29.9회는 2배, 30회 이상은 4.8배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암 환자의 경우 산소가 부족해지면 산소 보충을 위해 암세포가 새로운 혈관을 더 많이 만들어 내면서 암세포 확산이 촉진된다고 밝혔다. 즉, 수면무호흡증으로 인한 산소결핍이 종양 형성을 촉진하는 꼴이다.

수면무호흡증은 대부분 저절로 개선되지 않기 때문에, 평소 코골이가 매우 심하다면 빠른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수면무호흡증 치료를 위해서는 수면다원검사를 통해 원인을 정확히 파악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