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다시 돌아온 ‘프로포폴 논란’…도대체 뭐길래?
또 다시 돌아온 ‘프로포폴 논란’…도대체 뭐길래?
  • 김용인 기자
  • 기사입력 2020.02.21 11:24
  • 최종수정 2020.02.21 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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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 게티이미지뱅크
사진제공: 게티이미지뱅크

[헬스컨슈머] 몇 해 전 연예계를 중심으로 큰 파장이 일었던 프로포폴이 또 다시 수면위로 떠올랐다. 모 영화배우와 일부 기업인들이 상습적으로 프로포폴을 투약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해당 약물에 대한 관심이 급상승하고 있다.

하얀 색깔로 인해 이른바 우유주사로도 알려진 프로포폴은 프로포폴은 정맥에 주사하는 마취제의 일종으로, 수면 내시경이나 성형수술 등을 할 때에 마취를 유도하거나 마취를 유지하기 위해 사용되는 약물이다.

 

[프로포폴이 수면제? 수면마취제?]

프로포폴은 톡톡한 유명세를 치렀음에도 불구하고 항간에는 수면제수면마취제’, ‘마약등 다양한 개념으로 알려지면서 여러 가지 오해가 이어지고 있다. 우선 프로포폴이 수면 내시경에 사용된다고 해서 이를 수면제라고 생각하는 것은 잘못된 인식이다.

프로포폴을 맞으면 뇌에서 수면을 유도하는 ‘GABA’라는 물질이 분비되면서 빠른 시간에 마취가 된다. 하지만 이는 단순히 환자를 잠들게 하는 것이 아니라 뇌의 기능을 억제하고 기억중추를 마비시켜 기억이 나지 않게 하는 것이다. 이 때문에 프로포폴이 수면제와 마취제의 중간 성격을 띤다고 하여 수면 마취제로도 불리는 것이다.

또 이 과정에서 행복감이나 도취감을 주는 도파민의 조절 기능이 마비돼 도파민이 뿜어져 나오는 일종의 환각효과가 발생하게 되는데, 이를 오남용 하는 사례가 많아지자 2011년 정부가 프로포폴을 일반의약품에서 향정신성의약품으로 지정하게 된 것이다.

 

[‘신체적 중독성없고 부작용 적은 약물]

하지만 프로포폴은 좁은 의미에서 마약이라고 보기는 어려운 약물이다. 원래 용법대로 투여하는 경우 마취 효과가 일어나 순식간에 잠에 빠지기 때문에 환각효과를 느낄 수 없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약물의 성분이 금세 분해되고 체내에서 빠른 속도로 사라지기 때문에 다른 마약처럼 신체적 중독성도 없다.

수면마취효과를 주는 케타민미다졸람같은 약물이 급격한 심박수 증가로 인한 고혈압, 심장마비, 뇌출혈, 호흡정지 등의 심각한 부작용을 가진 것과는 달리, 프로포폴은 비슷한 약물들에 비해 부작용이 적고, 예후도 상대적으로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때문에 의료계 일각에서는 가벼운 시술시 마취목적으로 프로포폴만큼 좋은 약물이 없으나 향정신성의약품 지정으로 사용이 어려워졌다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사실상 마약처럼 오용하는 사례 잇달아의존성 생겨]

문제는 프로포폴을 오남용하는 사례가 많았다는 것이다. 원래 용법대로라면 프로포폴로 인한 환각효과는 느끼지 못하는 것이 정상이다. 하지만 일부 연예인과 의료업자들이 마취가 일어나지 않게 프로포폴의 양을 의도적으로 줄여 주사하는 방식으로 도취감 등의 환각효과를 느낄 수 있도록 사실상 마약처럼 사용해 문제가 된 것이다.

또 이 같은 환각효과를 꾸준히 찾게 되는 정신적 의존성이 생기면서 일부 연예인들의 상습투약으로 이어졌는데, 점차 뇌의 보상회로가 자극되기 시작하면서 동일한 효과를 보기 위해 투여량과 횟수를 늘리게 된 것이다. 실제로 2013년 적발된 일부 연예인의 경우 많게는 185회에서 42회에 이르기까지 상습적으로 투약한 사실이 드러나기도 했었다.

 

[‘팝의 황제’, 과다투여로 심정지무호흡증도 치명적]

더 큰 문제는 프로포폴을 상습투약하는 등 오남용하는 경우 치명적인 부작용이 일어날 수 있다는 점이다. 앞서 언급했듯 프로포폴은 잠에 빠지게 하는 GABA 수치를 높이는데, 정해진 용법을 지키지 않는 경우 중추신경이 마비돼 호흡이 멎는 무호흡증이 일어날 수 있다. 이 때문에 정상적인 투약에도 의료진의 관찰과 기도유지에 필요한 장비, 산소 등이 준비되어 있어야 한다.

또 술을 마시고 해당 약물을 투약하는 경우 무호흡증은 더 심해질 수 있다. 알콜도 GABA 수치를 높이는 작용을 하는데, 프로포폴까지 더해질 경우 GABA 수치가 폭증하면서 무호흡증으로 이어지게 되는 것이다.

실제로 2009팝의 황제마이클 잭슨이 사망했을 당시 부검에서는 치사량 수준의 프로포폴이 검출됐고, 주치의가 불면증 치료 목적으로 매일 50mg의 프로포폴을 6개월간 투약한 사실이 드러났다. 마이클 잭슨의 사망원인은 프로포폴 과다 투여로 인한 심정지다.

한편 최근 프로포폴 투약 의혹을 받고 있는 배우 하정우 측은 피부 흉터를 치료하기 위한 목적으로 사용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시술 과정에서 통증이 심하기 때문에 마취 목적으로 사용했다는 것이다.

프로포폴은 정해진 용량과 의료진의 감독 하에 사용될 경우 위와 같이 수술 중 통증을 없애주는 효과로도 사용되지만 이를 오남용할 경우 생명이 위태로울 수 있어 적절히 사용하는 것이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