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헬스컨슈머] 우한폐렴(코로나19 바이러스 감염증)의 국내 확산으로 마스크 품귀현상이 지속됨에 따라, 앞서 정부는 전국의 약국 2만 4천여 곳을 공적판매처로 지정하고 27일부터 마스크를 특별 공급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상당수의 약국이 마스크를 공급받지 못해 시민들의 헛걸음만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마스크는 아직 품절”…약사들, 감감무소식]
실제로 28일 서울 시내 약국들에서는 마스크를 구매하러 왔다가 허탕을 치는 시민들의 모습이 연이어 목격됐다. 심지어 일부 약국들은 반복되는 마스크 공적판매 문의로 업무가 어려워진 탓에 아예 “마스크는 아직 품절”이라는 안내문을 붙여놓은 곳도 다수 있었다.
서울 서초구 소재의 한 약국의 약사 A씨는 “아침부터 마스크를 찾는 손님들이 끊임없이 이어져 다른 업무를 할 수가 없어 안내문을 붙여놓았다”면서 “언제, 얼마나 들어오는지 알 수가 없는 상황”이라고 하소연 했다.
다른 약국들도 상황은 다르지 않았다. 약사 B씨는 “어제부터 전화와 방문 문의에 시달렸다”면서 “‘없어요’라는 말만 기계적으로 반복하고 있다”고 털어놨다. 이어 B씨는 “어제 오늘 정부에서 연락이 온 것도 없다”며 “정말 들어오긴 하는지도 잘 모르겠다”고 답답해했다.
[“정부 말만 믿었는데”…시민들 헛걸음 이어져]
상황이 이렇다보니 시민들의 불만도 폭주하고 있다. 직장인 C씨는 “점심시간에 밥도 안 먹고 약국만 5곳을 돌아다녔는데 마스크가 있는 곳은 한 곳도 없었다”면서 “정부 말만 믿고 왔는데 구하지 못해 황당하다”고 말했다.
또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 상에서도 마스크를 구매하기 위해 약국을 찾았다가 빈손으로 발걸음을 돌린 시민들의 후기가 연이어 올라오고 있다.
[유통·배송 과정에서 차질 있을 수 있어]
이에 업계 관계자들은 유통과 배송 과정에서 혼란이 있었을 것이라고 설명한다. 우선 공적 마스크의 경우 정부가 업체 2곳을 유통사로 지정해 유통하게 되는데, 해당업체들과 거래하지 않던 약국들의 경우 사업자등록증을 약사협회에 보내는 등의 절차가 필요해 차질이 생겼을 수 있다는 것이다.
또 식약처가 발표한 마스크 공적판매분 500만개 중 240만개가 약국으로 배정됐는데, 한꺼번에 많은 양이 배송되는 과정에서 차질이 생겼을 수 있다는 설명도 나온다.
이와 관련해 식약처는 “전국의 2만 4천개 약국과 서울, 경기를 제외한 약 1천900개 농협 하나로마트, 읍면 소재 1천400개 우체국과 공영홈쇼핑, 중소기업유통센터에서 판매된다”면서 “판매처의 지역과 장소에 따라 판매 시간은 다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식약처, 1일 공급 목표량 ‘500백만개’…매점매석 엄중 처벌]
한편 정부가 발표한 마스크 공적판매처의 1일 공급 목표량은 500만개로, 대구 및 경북지역에 100만개, 우체국 50만개, 농협 하나로마트 50만개, 공영홈쇼핑 및 중소기업유통센터 10만개, 약국 240만개, 의료기관 50만개 등이다.
식약처 관계자는 “모든 국민이 마스크를 편리하게 구매할 수 있도록 약 130개 마스크 제조업체에 직원을 파견하여 유통상황을 매일 점검하고, 생산을 독려하여 공적 판매 물량을 최대한 확보하기 위해 모든 자원을 동원하고 있다”면서 “매점매석 등 불법행위에 대해서는 식약처·공정위·국세청·관세청·경찰청·지자체로 구성된 정부합동단속을 실시해 엄중히 처벌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