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 봄에 먹어도 안전할까?
회, 봄에 먹어도 안전할까?
  • 박신안 기자
  • 기사입력 2020.03.17 15:00
  • 최종수정 2020.03.17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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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대표적인 기생충은 '고래회충'
자연산 위험, 양식 OK
사진제공: 게티이미지뱅크

[헬스컨슈머]회는 많은 사람들이 즐겨 먹는 대표적인 날 음식이다. 생선을 익혀서 먹는 것과 다른 식감과 맛을 느낄 수 있으므로 예전부터 사랑받아왔다. 하지만 회를 봄인 이맘때쯤 먹을 때는 주의해야 할 것이 있다. 바로 기생충이다.

 

[고래회충이 뭐길래]

회를 먹을 때 물고기에서 가장 대표적으로 발견되는 기생충은 '고래회충'이다. 고래회충은 말 그대로 고래나 돌고래 같은 해양 포유류를 숙주로 하는 기생충이다. 여기서 한 가지 의문점이 든다. 고래고기는 흔한 음식이 아니다. 그런데 왜 일반 생선의 회에서 고래회충이 나오는 걸까?

원인은 먹이사슬이다. 고래나 돌고래의 배설물을 갑각류가 먹는다. 그때 고래의 배설물에서 소화되어지지 않고 나온 고래회충의 알이나 유충이 갑각류에게 그대로 옮겨진다. 그리고 그 갑각류를 먹이로 하는 생선들도 그 상태에서 살아있는 고래회충이 포함된 갑각류를 잡아먹게 되는 것이다. 그때 일반 생선을 먹이로 하는 고래는 그 상태로 고래회충을 또 섭취한다. 그 꼭대기에 인간이 있는 것이다. 인간은 고래회충이 있는 갑각류와 일반 생선을 대량으로 잡아들인다. 생선이나 갑각류는 그 특성상 육류처럼 도축을 해 분리하거나 하는 작업을 거의 하지 않는다. 또 잡자마자 회를 떠서 먹는 경우가 많다. 회를 뜨는 과정에서 기생충이 보이면 보통 제거를 하지만 회 뜨기에 숙련된 사람이라도 간혹 기생충을 제거 못 하는 경우가 있다. 그리고 그걸 먹게 되는 순간 바로 몸속에 기생충이 기생하게 되는 것이다.

고래회충에 감염되면 가장 먼저 복통이 발생한다. 원인 모를 복통으로 착각해 통증을 버티고 일주일 정도 지나면 회충은 보통 위산으로 죽는다. 하지만 그렇지 못 할 경우엔 상당히 위험하다. 내장에 구멍이 뚫려 복막염을 유발하거나, 몸 여기저기를 돌아다니는 고래회충이 몸속 중요한 혈관에 상처를 내 많은 양의 출혈을 발생시킨다. 또 명치 부근에 참을 수 없는 통증이 생긴다. 만약 회를 먹고 난 후 얼마 안 가 배에 이상이 생긴다면 가볍게 여기지 말고 반드시 병원에 가 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

사진제공: 게티이미지뱅크

 

['', , 여름엔 먹지 말아야 할까?]

고래회충을 이야기했지만 살아있는 생선을 수산시장에서 사 집에 와서 배를 갈라보면 내장 표면과 안쪽에 기생충이 있는 것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하지만 회로 먹지 않고 익혀 먹는다면 대부분의 기생충은 죽고, 위산에 쉽게 녹는다.

그러나 회를 먹음으로써 몸에 들어오는 기생충은 다르다. 활발하게 살아있는 상태에서 들어오기 때문에 몸속에서도 얼마든지 살아남을 수 있다. 그렇다면 수온이 높아지는 봄과 여름에는 회를 먹지 말아야 하는 걸까?

그렇지 않다. 만약 그렇다면 회를 파는 횟집이나 어류를 유통하는 곳은 그 시기엔 장사할 생각을 접어야 하겠지만 사람들은 봄과 여름에도 회를 많이 먹는다. 그건 양식이 잘 돼 있어서다. 자연산 회를 먹으면 위험하지만 양식으로 자란 생선들의 경우엔 거의 기생충이 존재하지 않는다. 물론 양식업체가 부주의 하면 기생충이 있을 경우도 있지만 기본적으로 양식 환경 내에서는 기생충이 존재한다 하더라도 그 수는 매우 적다. 또 선어회의 경우, 영하 20도 이하에서 7일간 숙성시킨다면 기생충과 유충이 죽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회를 먹은 후 배에 조금이라도 이상이 있다면 병원을 가서 검사를 받아야 한다. 통증이 없지만 뭔가 불안하면 구충제를 먹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또 겨울에서 봄으로 넘어가며 수온이 높아지는 시기의 자연산 회는 절대 권장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