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여성 공격하는 천의 얼굴 ‘루푸스’
젊은 여성 공격하는 천의 얼굴 ‘루푸스’
  • 박신안 기자
  • 기사입력 2020.04.06 16:05
  • 최종수정 2020.04.06 1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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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명 중 2명이 3~40대 젊은 여성
정기검사와 치료로 증상 악화 방지 가능
사진제공: 게티이미지뱅크

[헬스컨슈머]루푸스는 30~40대와 같은 젊은 여성에게 주로 발생하는 만성 자가면역질환이다. 면역체계가 이상을 일으켜 자신의 신체를 공격하는 이 질환은 나타나는 증상이 다양해 천() 얼굴로도 불린다.

 

[발병 원인]

몸속에 세균이나 바이러스와 같은 이물질이 침입하면 몸에서는 항체를 만들어 외부 물질로부터 신체를 보호한다. 그런데 면역체계가 잘못되면 외부 물질이 아닌 자신의 조직이나 세포에 대한 항체인 자가항체를 만든다. 이 자가항체가 여러 장기를 공격해 장기손상을 일으키는 것이 루푸스다. 우리 몸은 자신의 세포나 조직에 대해서는 이물질로 인식하지 않는 것이 정상이며, 이를 자기면역관용이라고 한다. 루푸스는 자기면역관용이 소실돼 자기 세포나 조직에 대해 외부물질로 인식, 면역반응을 일으키는 것이다.

 

[86.5%가 여성 환자, 여성호르몬 연관 추측]

루푸스 환자 대부분은 가임기의 젊은 여성 환자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통계에 따르면, 2019년 루푸스로 병원에서 진료를 받은 환자 26,556명 중 여성 환자는 22,991명으로 남성보다 6배 이상 많았다. 특히 여성 환자의 대부분인 83%20~50대로, 비교적 젊은 환자였다. 이에 한 국내 병원연구팀은 루푸스의 발병 원인은 아직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으나, 가임기 여성에서 많이 발생하는 만큼 여성호르몬이 연관되어있을 것으로 추측되고 있다. 이외에도 화학물질과 같은 환경적 요인, 유전적 요인도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천의 얼굴 루푸스]

루푸스는 환자마다 증상이 매우 다양하다. 증상이 나타나는 시기도 몇 주부터 몇 년에 걸쳐 서서히 나타나기도 해 진단에 난항을 겪는다. 전신 피로감, 근육통, 미열 혹은 고열, 체중감소, 탈모 등 다른 질병에서도 많이 나타나는 증상이 초기에 흔히 발생한다. 또 양쪽 볼에 나타나는 나비 모양의 피부 발진이나 관절이 붓거나 아픈 증상도 나타날 수 있다. 이외에도 신장, , 늑막, 심장, 뇌와 같은 주요 침범해 다양한 증상을 나타낼 수 있는데, 이와 같은 경우 후유증이 발생할 수 있어 빠른 진단과 치료가 필요하다.

사진제공: 게티이미지뱅크

[루푸스 진단법]

루푸스는 다양한 증상으로 인해 내과가 아닌 다른 과의 병원을 찾았다가 발견하거나, 검진을 받는 중 우연히 알게 되는 경우가 많다. 진단을 위해서는 가장 최근에 개정된 미국/유럽 류마티스학회 공동으로 발표된 진단기준을 따라 ANA검사에서 양성인 환자를 대상으로 임상 기준, 면역학적 기준에 제시된 소견이 있을 때 점수를 매겨 총 10점 이상이면 루푸스로 진단된다.

 

[루푸스, 조기 검진의 중요성과 치료법]

루푸스는 과거보다 더 많이, 더 조기에 진단되고 있다. 치료법의 발전과 더불어 정기적인 검진 등을 통해 경증의 루푸스 환자들이 더 많이 진단됐고, 그에 따른 치료와 추적검사를 통해 조기에 루푸스가 악화하는 것을 예방했기 때문이다. 루푸스 치료의 목적과 방향은 증상을 치료하고 장기 손상을 막는 것이다.

치료는 환자의 증상과 유형에 따라 결정되며, 주로 근육통이나 관절통, 홍반 등은 위험하지 않기 때문에 비스테로이드항염제, 항말라리아제 등의 약물치료와 함께 증상에 따른 보존적인 치료를 한다. 신장, , 심장, 뇌 신경 같은 주요 장기를 침범하는 경우에는 고용량의 스테로이드나 면역억제제를 투여하는 등 보다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하다. 또 환자 중증의 정도에 따라 생물학적제제나 혈장교환술 등의 치료도 고려해 볼 수 있다.
 

루푸스 관리를 위한 일상생활 Tip
 

햇빛차단 - 많은 루푸스 환자가 햇빛에 과민반응을 보인다. 따라서 선크림, 양산, 모자 등을 사용해 자외선을 차단하는 것이 좋다.
휴식 - 과로나 스트레스는 루푸스를 악화시키므로 주기적인 휴식시간을 갖는다.
식생활 개선 - 장기간 스테로이드 등 약물치료로 인한 골다공증과 근육감소를 예방하기 위해 칼슘과 단백질이 풍부한 음식을 섭취해야 한다.
운동과 숙면 - 규칙적인 유산소운동 및 근력운동을 한 후 충분한 숙면을 취하는 것도 중요하다.
예방접종 - 매년마다 독감 예방 접종을 하는 것이 좋으며, 필요한 경우 폐렴 예방접종이나 대상포진 예방접종까지 고려해야 한다.


[도움말: 강동경희대병원 류마티스 내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