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시아인 당뇨병 원인 규명…문제는 ‘술’
동아시아인 당뇨병 원인 규명…문제는 ‘술’
  • 최숙희 기자
  • 기사입력 2020.05.07 11:35
  • 최종수정 2020.05.07 1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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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보건연구원, 역대 최대 규모 동아시아인 유전체 연구 주도
술 자주 마시는 남성, 당뇨병 발병 위험 높아
한국인 맞춤형 당뇨병 고위험자 조기 발견 가능성↑
사진제공: 게티이미지뱅크

[헬스컨슈머]질병관리본부는 국립보건연구원 유전체센터에서 제2형 당뇨병 발병에 영향을 주는 61개 신규 유전요인을 발굴했다고 7일 밝혔다. 이번 연구는 동아시아인을 대상으로 한 역대 최대 규모로, 술을 자주 마시는 남성이 당뇨병 발병 위험이 높다는 것이 확인됐다. 또한 연구 결과를 활용하면 한국인 맞춤형 당뇨병 고위험 요인을 조기에 발견할 것으로 기대된다.

기존 유전체 연구의 약 80%는 서양인 중심으로 수행돼, 기존 연구 분석 결과를 동아시아인에 적용하면 당뇨병 질병 예측 정확도가 50% 수준까지 낮아지는 문제가 있었다. 이에 국립보건연구원, 싱가포르 국립대학, 일본 이화학연구소 등이 연구를 주도해 동아시아 3개국 중심 약 43만 명의 유전체정보를 분석했다.

연구 결과, 동아시아인 당뇨와 관련된 61개의 유전요인을 새롭게 발굴했다. 특히 알데히드 분해요소2(ALDH2) 유전자는 남성 특이적으로 당뇨병에 영향을 줬다. ALDH2는 알코올 분해효소로 남성에서 빈도가 높은 음주 등 생활습관과 상호작용해 당뇨 발병 위험을 높이는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연구 결과를 국립보건연구원이 보유한 인구집단 코호트 약 10만 명에게 적용하자, 유전적으로 당뇨병 발병 위험이 높은 상위 5%는 나머지 일반인에 비해 당뇨 발병위험이 약 3배 높다는 것이 확인됐다.

국립보건연구원은 "우리가 주도적으로 분석한 동아시아인 대상 당뇨병 유전체 연구 성과는 국내 유전체 연구가 한 단계 더 도약할 수 있는 기반이다""학술적 가치를 세계적으로 인정받은 사례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 결과는 이 분야 최고 학술지인 네이처(Nature) 20205월호에 게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