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남성 고환도 손상시켜
코로나19, 남성 고환도 손상시켜
  • 최숙희 기자
  • 기사입력 2020.06.05 12:30
  • 최종수정 2020.06.05 1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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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바이러스, 고환 세포 감염 없어도 고환 손상시켜
"코로나19 남성 환자, 정자 기증·임신 계획 재검토해야"
사진제공: 게티이미지뱅크

[헬스컨슈머]코로나19 바이러스가 남성 고환 세포를 실제로 감염시키지 않고서도 고환을 손상시킬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이에 전문가들은 코로나19에 걸린 남성 환자는 정자 기증 및 임신 계획을 재검토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코로나19 바이러스가 남성 고환에 손상을 주는 것을 확인한 연구팀은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정자를 생산하는 고환 세포 표면의 효소와 결합함으로써 고환 세포를 확장시키고 공격할 수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앞서 중국에서는 코로나19 남성 환자 5명 중 1명꼴로 고환에 불편함이 있는 '음낭 불쾌감'이 있다는 조사결과가 나온 바 있고, 미국에서는 40대 남성이 사타구니 부위 통증으로 응급치료를 받은 뒤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기도 했다.

연구팀은 중국 후베이성 우한에서 코로나19로 사망한 환자 11명의 샘플을 이용, 고환 조직과 정액에서 코로나 바이러스가 검출되는지 조사했다.

그 결과, 하나의 샘플에서 약간의 바이러스가 검출됐으며 해당 환자는 체내에 바이러스양이 많았다. 연구팀은 이에 대해 "(바이러스가) 고환 조직보다는 혈액 속에 남았던 것 때문이다"고 설명했다.

샘플의 80% 이상은 고환 내 정액을 만드는 부위인 정세관에 심한 손상이 있었으며, 정세관 세포가 부풀어 오른 상태였고 일부는 정액을 만드는 데 영향이 있을 정도의 손상이었다.

이에 대해 연구팀은 "바이러스가 고환 세포에 들어가지 않고 어떻게 이럴 수 있는지 불명확하다""고환 내 ACE2(앤지오텐신 전환효소2) 수용체가 있어 바이러스가 스파이크 단백질을 이용해 결합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스파이크 단백질 등 (세포막에 있는) 막단백질이 고환 손상에 역할을 할 가능성이 있다고 추정한다""코로나19로 요양 중인 사람들의 정자 기증이나 임신 계획을 재검토해야 한다"고 전했다.

한편, 지난 3월에도 중국의 한 대학 연구팀이 코로나19에 감염된 남성은 완치 후에도 고환에 손상이 있을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밝힌 바 있다.


[도움말: 미국 보스턴 터프츠 메디컬센터, 중국 우한 화중과기대학, 중국 화중과학기술대 퉁지병원 생식의학센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