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급식카드, ‘이거만 돼’ →’이거 빼고 다 돼’로 바뀐다
아동급식카드, ‘이거만 돼’ →’이거 빼고 다 돼’로 바뀐다
  • 강지명 기자
  • 기사입력 2020.07.02 09:54
  • 최종수정 2020.07.02 0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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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자체별 세부규정은 여전히 남아 있어 우려
사진제공: 게티이미지뱅크
사진제공: 게티이미지뱅크

[헬스컨슈머]”우리 동네에선 됐는데, 여기선 안돼요?” 내성적으로 보이는 아이가 급식카드를 돌려받고는 조심스럽게 묻는다. 겨우 편의점 치킨 한조각, 2000원대의 상품은 아이의 얼굴을 세상 부끄럽게 한다.

이것은 아동급식지원사업 대상자인 아이들에게 실제로 벌어지고 있는 일이다. 보건복지부에서 지정한 <결식아동급식 업무 표준 메뉴얼>도 굉장히 애매할 뿐더러, 이 외에도 각 지방자치단체들이 자체적으로 구매 품목을 규정해서다. 한 아이는 이런 경우를 경험해 봤다며 “우리 집 돈으로 이거 하나 못 사먹는다는 걸 알려주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고 아이답지 않은 서글픈 미소를 지었다. 이 경우 마음씨 좋은 어른들이 조용히 도와주는 등의 훈훈한 미담도 종종 있지만, 모두가 알다시피 이는 근본적인 해결책이 아니다.

현행 표준매뉴얼은 ‘도시락, 김밥, 샌드위치, 즉석밥, 세트메뉴 등 한 끼 식사로 충분한 식사 종류, 다만 식사 시 섭취할 목적으로 우유, 음료, 과일, 어묵, 컵라면 등을 도시락 등 식사종류와 함께 구매 가능’이라고 표시되어 있다. 하지만 아이들이 아니라 성인들이 보기에도 카테고리가 애매한 종류의 식품들도 적지 않았던 상황이다. 여기에 각 지치단체별로 살 수 있는 품목과 없는 품목이 다르다보니, 일부 품목은 말 그대로 ‘몸으로 부딛혀봐야 아는’ 상황이다, 그것도 한참 어린 아이들이 말이다.

'아동급식 지원사업'이란?

아동급식 지원사업은 18세 미만의 취학 및 미취학 아동을 대상으로 하는 지방이양사업, 2019년 기준으로 330,014명이 지원대상이다.

일반적으로 '꿈나무 카드'라고 불리는 '아동급식 지원카드'로 식사류 상품을 결제할 수 있는 방식이다.

다행히 앞으로 이와 같은 좋지 못한 상황이 다소 나아질 전망이다. 정부에서는 이와 같은 문제를 인지, <결식아동급식 업무 표준 메뉴얼>을 개정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구체적으로는 아이들이 편의점에서 ‘구매할 수 있는 품목’을 표시하는 방식에서 ‘구매할 수 없는 품목’외에는 모두 살 수 있도록 규정을 바꾸기로 했다.

하지만 매뉴얼이 이와 같이 바뀌어도, 여전히 지방자치단체가 자체적으로 세부 규정을 정할 수 있어 여전히 우려되는 부분이 남아 있다. 국가지원을 받는다는 것이 이 아이들의 존엄과 일상이 침해되어도 된다는 의미는 절대로 아니기에, 어른들이 좀더 현명한 방식을 찾아봐야 할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