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묶음치료' 수행률 높여 사망률 낮춰야
"패혈증 일괄 관리·감시하는 전국적 시스템 구축 필요해"
[헬스컨슈머]국내 패혈증 사망률이 선진국의 2배를 웃도는 평균 39%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패혈증 치료법으로, 패혈증의 사망률이 낮은 나라들이 시행하는 ‘묶음치료’ 수행률을 높여야 한다는 전문가의 의견이 제기됐다.
패혈증은 혈액 내 세균 등 감염으로 혈관이 손상돼 혈액·염증세포가 온몸으로 누출돼 주요 장기를 손상시키는 질환이다. 전 세계적으로 연간 약 3,000만명의 환자가 발생하며, 현재로써는 뚜렷한 치료제가 없다. 이번에 필요성이 제기된 묶음치료는 유산농도 측정, 혈액배양검사 시행, 항생제·수액 투여, 승압제 사용 등을 모두 수행하는 것을 말한다. 특히 6시간 안에 묶음치료를 하는 게 사망률을 낮추는 데 중요한 요소다.
국내 패혈증 사망률을 조사한 연구팀이 16일 질병관리본부에 제출한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2009∼2013년 국내 패혈증 평균 사망률은 38.9%로 2014년 호주 중증 패혈증 사망률(18.4%)의 2.1배였다.
또한 노인에 비해 상대적으로 사망률이 낮은 경제활동인구(18∼60세)에서도 연평균 9,379명의 환자가 발생해 2,694명(28.7%)이 사망했다.
연구팀은 국내 패혈증 사망률이 높은 원인으로, 일관된 관리·감시체계가 없고 사망률을 낮추는 데 핵심적 역할을 하는 묶음치료 수행률이 낮다는 점을 꼽았다.
미국, 호주, 뉴질랜드 등 선진국들은 패혈증 등 다양한 중증질환의 발생률과 사망률을 조사해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기관이 있다. 일본 또한 ‘패혈증 등록사업위원회’를 구성해 묶음치료 수행률을 높이고 있다.
묶음치료의 효과가 입증된 대표적인 사례로는 미국의 예시가 있다. 2009∼2014년 패혈증 발생률이 증가했지만, 사망률은 감소한 미국에서는 패혈증 3시간 묶음치료 수행률이 18∼43.5%로 조사됐다.
반면, 우리나라의 패혈증 묶음치료 수행률은 5.6%에 불과했다. 병원별·지역별 편차도 컸다. 1시간 이내 묶음치료 수행률의 경우 ▲상급종합병원은 9.2%로 종합병원(1.5%)의 6.3배 ▲1,500병상 이상의 대형 의료기관은 10.6%로 1,000병상 미만 의료기관(2.6%)의 4.1배 ▲수도권은 8.86%로 비수도권(3.53%)의 2.5배였다. 3시간, 6시간 이내 묶음치료 수행률도 비슷한 양상을 보였다.
연구팀은 “패혈증을 일괄적으로 관리·감시하는 전국적 시스템을 구축하고 국민 인지도를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도움말: 울산대 서울아산병원 호흡기내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