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크 독립'외치던 독일, 결국 다시 중국산 마스크 수입
'마스크 독립'외치던 독일, 결국 다시 중국산 마스크 수입
  • 강지명 기자
  • 기사입력 2020.07.20 11:27
  • 최종수정 2020.07.20 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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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 게티이미지뱅크
사진제공: 게티이미지뱅크

[헬스컨슈머]‘국산 마스크 우선’, '중국산 의료기기 탈피'를 외치던 독일이 결국 다시 중국산 제품에 문호를 개방했다. 독일 연방정부가 야심차게 선언한 '의료산업 자급화'가 벌써 무색해진 순간이다.

올해 4월부터 마스크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함에 따라, 독일 내 500여개 회사가 마스크 생산을 시작했다. 독일 최대 신문의 하나인 디벨트(Die Welt)는 이에 대해 “코로나 초기 독일은 중국에 대한 과도한 의존을 깨닫고, 마스크 자체 생산이라는 강수를 뒀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패스트 패션, 방직회사, 심지어 결혼식 면사포나 커피 필터를 생산하는 회사들까지 모두 마스크를 생산했다. 그 결과 4월 기준 독일 회사들의 마스크 생산량은 매월 일반 1200만개, 방호용 마스크 1000만개에 달했다.

하지만 독일 방직 패션협회는 최근 성명을 발표해 “마스크를 생산했던 기업들 중 극히 일부를 제외하고는 마스크 생산을 포기했다”라고 밝혔다. 결국 중국산과 경쟁하기엔 수지타산의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것이다.

사진제공: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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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그 이유가 또 황당한 편이다. 독일 회사들이 주로 쓰는 마스크 생산 설비 역시 중국산인데, 집중적인 생산 계획을 감당하지 못하고 고장나는 설비가 속출한 것이다. 중국산 제품을 피하려고 했더니, 이번엔 중국산 설비가 말썽을 일으킨 상황이다. 또한 비교적 엄격한 독일의 품질 검증 및 환경보호 기준 역시 충족하기 힘든 것 역시 주요 원인의 하나였다.

하지만 앞서 언급되었듯, 독일 방직 패션협회는 ‘가격 경쟁력’을 가장 큰 문제로 지목했다. 단순 생산품인 마스크의 대량생산에서 중국의 우위를 도저히 극복할 수 없었다는 것이다.

옌스 슈판 (Jens Spahn) 독일 연방 보건부 장관 역시 이 문제를 인지, 중국에서 7억개에 달하는 마스크를 수입한 상태다. 또한 독일 연방정부 역시 기존의 “의료산업 자급화를 독일 공업의 기둥으로 삼겠다”는 경제정책적 목표는 포기하지 않았지만, 마스크와 같은 단순노동집약적 상품에서는 역시 중국을 탈피하지 못한다는 인식이 남은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