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약의 정석(기초편)
안약의 정석(기초편)
  • 정회헌 약사전문기자
  • 기사입력 2020.08.12 11:14
  • 최종수정 2020.08.12 1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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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컨슈머]노출된 신체 부위 중 가장 연약한 곳은 바로 우리의 ‘눈’이다. 작은 먼지, 벌레, 세균, 바이러스 등에 쉽게 노출되기 때문에 사람들은 약간의 이물감에도 눈을 찡그리거나 비비곤 한다. 잘못된 행동으로 눈 건강이 악화되지 않도록 널리 사용하는 안약; 다회용 점안액, 일회용 점안액, 점안겔, 안연고의 올바른 사용법을 알아보자.

 

[안약의 위생]

먼저 의학 드라마의 한 장면을 떠올려 보자. 집도의는 항상 수술에 들어가기 전 손을 꼼꼼하게 씻는다. 왜냐하면 손의 멸균 상태를 유지하기 위함이다. 이처럼 눈의 직접 넣는 안약도 멸균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안약을 만지기 전 손을 깨끗하게 씻고 사용하는 습관을 기르자.

사진제공: 게티이미지코리아
사진제공: 게티이미지코리아

[안약의 위생적 사용방법]

다회용 점안액, 점안겔 용기의 끝이 눈에 닿지 않도록 최소 5mm의 거리를 두고 한 방울 떨어트린다. 당연한 상식으로 여길 수 있으나 많은 사람이 지키지 않고 있는 점이기도 하다. 종종 우리는 점안액을 눈에 정확히 조준하기 어려워서, 아이에게 넣어줄 때 점안액이 흐르지 않도록 하기 위해 안약 용기의 끝이 눈에 닿은 상태로 사용하는 경우가 빈번하다. 처음 한 번은 별 무리 없이 사용할 수 있겠지만 용기 끝이 눈가 피부에 닿으면 외부의 이물질이 들어가기 마련이고, 균이 들어가면 약물이 변질될 가능성이 높다.

일회용 점안액 특히 인공누액; 주성분이 히알루론산나트륨, 카르복시메틸세룰로오스나트륨, 콘드로이틴설페이트나트륨 등을 사용하고 마개로 다시 막았다 재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한번 쓰고 버리기에는 아깝고 두 세번 사용해도 이상이 없을거라는 막연한 낙관을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점안액을 한번 열면 이미 용기 내의 멸균 상태는 깨지고, 세균이 용기 안에서 퍼지기 십상이다. 점안액 재사용은 균이 가득한 물방울를 눈에 넣는 것과 다를 바 없다.

안연고는 점안액처럼 직접 떨어뜨려 사용하기 어렵기 때문에 깨끗하게 씻은 손이나 멸균된 면봉으로 일정량을 눈 안에 적용한다.

 

[안약의 순서와 시간]

2가지 이상의 안약을 사용할 경우 병원 혹은 약국에서 알려준 순서대로 사용한다. 물리적인 형태로 안약의 순서를 정하면 묽은 형태의 안약부터 사용한다. 액제 형태의 점안액부터 현탁액 형태의 점안액, 겔, 연고이다. 화학적인 내용물의 종류로 안약의 순서를 정하면 대게 항생제, 스테로이드, 인공누액 순이다.

알약은 두 알, 세 알, 다섯 알을 한꺼번에 먹어도 소화 및 흡수되는데 아무 문제가 없지만, 안약은 눈이라는 국소 부위에 한정돼 작용한다. 안약은 넣고 5분가량 지나야 약물이 흡수된다. 따라서 두 가지 안약을 동시에 사용하면 먼저 사용한 약물 때문에 적절한 약물흡수가 이루어지지 못한다. 두 가지 안약을 사용할 때는 꼭 한 가지를 먼저 넣고 5-10분의 간격을 두어라.

눈과 코 사이에 있는 것이 비루관이다, 사진제공: 게티이미지코리아
눈과 코 사이에 있는 것이 비루관이다, 사진제공: 게티이미지코리아

[눈 깜빡이지 않기, 비루관 누르기]

안약을 넣고 가만히 눈을 감고 눈과 코가 이어지는 부분을 손가락으로 지그시 누르고 있어라. 눈을 깜빡 거리면 눈물이 분비되면서 약물 흡수율이 떨어진다.

안약을 넣으면 코나 목으로 넘어가 쓴맛을 느껴본 경험이 있을 것이다. 이는 약물이 눈물관에서 눈물주머니를 거쳐 코와 연결되는 비루관으로 이행한다. 비루관을 거쳐 코를 지나고 자연스럽게 입으로 흘러가기 때문이다. 비루관(눈과 코가 만나는 부분)을 누르면 다른 데로 새지 않고 온전히 눈에 흡수된다.

일부 인공 누액제를 제외하면 안약을 넣기 전 렌즈를 꼭 제거하자. 귀찮다고 렌즈를 끼고 안약을 사용하면 렌즈에 약물이 스며들 수도 있고 각막 손상을 야기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