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한 잠꼬대와 코골이, 치매·파킨슨병 초래할 수 있어
흔한 잠꼬대와 코골이, 치매·파킨슨병 초래할 수 있어
  • 박신안 기자
  • 기사입력 2020.09.28 11:50
  • 최종수정 2020.09.28 1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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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 코골이·발길질 등 잠꼬대, 치매·파킨슨병 전조증상
렘수면 시기 더 위험…수면 행동 장애 보이면 조기진단·치료해야
사진제공: 게티이미지코리아
사진제공: 게티이미지코리아

[헬스컨슈머]간혹 자다가 갑자기 혼잣말을 한다거나, 발길질을 하는 등 잠꼬대를 하는 사람을 볼 수 있다. 또 코를 고는 사람들은 더욱 흔히 볼 수 있다. 사람들은 이러한 잠꼬대를 흔히 일어나는 수면 버릇이라고 가볍게 치부해 버리기도 하지만, 60~70대 이상의 연령층에게 이런 모습이 보인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치매 혹은 파킨슨병(신경퇴행성질환)의 전조증상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수면 중 잠꼬대, 파킨슨병·치매 전조증상일 수 있어]

수면은 건강을 확인할 수 있는 바로미터다. 주위 사람이 잠을 잘 때 코 고는 소리가 크게 들리면 피로 때문이라고 쉽게 넘겨선 안 된다. 코골이는 이른바 만병의 근원이다. 수면 중 나타날 수 있는 흔한 증상이지만, 건강에 대한 위협은 그 소리만큼 치명적이다. 특히 60대 이상이 되면 남성은 수면무호흡, 여성은 코골이가 증가하는데, 이러한 코골이와 수면무호흡증은 고혈압과 주간 졸음 및 심혈관질환의 위험을 높이고, 뇌졸중, 치매, 파킨슨병 등 뇌혈관질환이 발생할 위험도 3.3배에 이른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전문가에 따르면 수면장애인 코골이나 수면무호흡증은 단순히 수면을 방해할 뿐만 아니라 뇌졸중, 고혈압, 당뇨 등의 위험 요인이 될 수 있는 만큼 코골이와 각종 질환의 연관성을 고려한 진단과 치료가 필요하다. 또 코골이를 한주에 3~4회 이상 하면서 뇌졸중과 당뇨병 증상이 보인다면 우선 가까운 병원을 찾아 진단을 받는 것이 좋다. 이러한 노인성 잠꼬대는 치매나 파킨슨병과 깊은 관계가 있으므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사진제공: 게티이미지코리아
사진제공: 게티이미지코리아

[렘수면 시기 더 위험해져]

렘수면과 치매 및 파킨슨병의 연관성을 조사한 연구팀에 따르면, 렘수면행동장애 환자 174명을 추적 관찰한 결과, 5년 후 33%, 10년 후 76%, 14년 후 91%의 환자가 파킨슨병으로 확진됐다. 외래에서는 치매가 의심되는 환자의 경우 잠잘 때 잠버릇이 나쁘거나 잠꼬대 같은 것을 많이 한다고 고충을 토로하는 사례가 많다. 실제로 자면서 심하게 잠꼬대를 하거나 발길질을 하는 등의 수면장애를 갖고 있는 사람은 치매나 파킨슨병에 걸릴 위험이 훨씬 크다.

렘수면 시기에는 뇌간 안에 운동마비 조절 부위가 작동되어 움직임이 없이 숙면을 취하는 것이 정상이다. 그러나 뇌간에 질환이 있거나 뇌간에 운동 조절이 문제가 되는 파킨슨병인 경우 렘수면 동안 정상적인 운동마비 기능이 저하돼, 수면 중에 심한 잠꼬대나 움직임이 오히려 야기돼 렘수면행동장애가 나타난다. 그렇지만 다행히 이 렘수면행동장애는 조기 진단과 조기 치료가 가능하기 때문에 주위 노인 분들의 잠꼬대가 심하다면 파킨슨병과 치매의 전조 증세 가능성이 높은 것을 설명하고 병원에 가는 것을 적극 권해야 한다.


[도움말: 서울수면센터, 미국 미시간 대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