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에서 만져지는 혹, 모두 암일까?
몸에서 만져지는 혹, 모두 암일까?
  • 장석원 원장(충민내과 원장, 연세대 의대 임상지도교수, 대한임상통합의학회 회장)
  • 기사입력 2020.11.06 11:36
  • 최종수정 2020.11.06 1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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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컨슈머]간혹 가다 ‘몸에서 혹이 만져지는데, 이거 암 아닌가요’라는 문의사항을 마주치곤 한다. 하지만 이는 많은 경우 오해로 분류되기 때문에, 너무 걱정할 필요 없다는 것으로 이 글을 시작해보고자 한다.

[혹은 왜 생기나?]

들어가기 전에 앞서, 종양이라고 불리는 병은 우리 인체의 통제를 받지 않고 무제한 증식하는 세포의 병이라고 할 수 있으며 조직이 과잉 성장하는 것이 특징이다.

따라서 신체의 어느 한 부분에 혹이 생겼다는 것은 그 부위의 세포 수가 병적으로 증가했다는 것을 뜻한다. 종양세포의 종류에 따라 어떤 혹은 종양세포의 수가 서서히 증가하므로 성장 속도가 느리고 어떤 혹은 세포의 증식이 매우 빠르기 때문에 성장 속도가 빠르기도 하다. 어떤 혹은 신체 표면에 생겨 쉽게 만져지거나 볼 수 있기도 하지만 또 어떤 혹은 전혀 볼 수도 없는 신체 깊은 곳에서 발생할 수도 있다.

사진제공: 게티이미지코리아
사진제공: 게티이미지코리아

[혹의 종류]

혹은 그 사람에게 나쁜 영향을 끼치지 않는 좋은 혹과 생명을 위협할 수 있는 나쁜 혹에 이르기까지 서로 다른 예후를 가진 많은 종류의 혹들이 있다.

혹이라고 부르는 종양은 양성과 악성으로 분류하며 악성종양이 암이다. 반면에 양성종양은 암이 아니며 자라기는 하나 무한정 자라지도 않고 다른 곳으로 퍼지지도 않아 수술로 쉽게 제거하여 치유시킬 수 있다.

양성종양과 악성종양의 구별은 대단히 중요하다. 왜냐하면 치료나 예후가 너무나 다르기 때문이다.

양성이냐 악성이냐를 판단하는 최종적인 방법은 혹에서 조직을 떼어내 검사하는 병리 조직검사다.

비정상적인 혹인 양성종양은 누구에게나 흔히 생기므로 건강 검진을 하다 발견되면 걱정부터 하게 된다. 우연히 양성종양이 발견됐다면 그 의미가 무엇이며, 암일 가능성은 얼마나 되며, 반드시 치료해야 하는지? 이 덩어리가 암으로 바뀌게 될 것인가? 암의 여부를 알기 위해 추가로 검사를 해야 할 것인지? 등 의문이 꼬리를 물고 이어진다.

사진제공: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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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성종양, 너무 걱정할 필요는 없다]

물론 모든 양성종양이 해롭지 않은 것은 아니다, 하지만 대부분 양성종양은 증상이 없고 인체에 해가 없기 때문에 제거할 필요가 없다. 양성종양은 우리 신체 어느 부위에서도 생길 수 있는데 근육에 생기면 근종, 선(線)조직에 생기면 선종, 점막 조직에 생기면 용종이라고 부른다. 용종은 입에서 항문까지의 소화기관에 생긴다.

그 외 양성종양으로 낭종, 지방종, 혈관종, 자궁근종 등이 있다. 낭종은 물혹이라고도 하는데 암으로 바뀌지도 않는다. 갑상선, 유방, 간, 신장, 췌장, 난소 등에 잘 생기며 인체에 전혀 해롭지 않다. 지방종은 지방으로 된 혹으로 피부에서 흔히 발견된다. 혈관종은 혈관으로 이루어져 피부 표면에서 속이 빨갛게 또는 파랗게 드러나 보이는 양성 혹이다.

50세 이상에서 추적 관찰 중 담낭 용종의 크기가 커지거나 담석이 동반된 경우에는 수술을 권한다.

췌장도 복강 깊이 후복강에 위치하고 있어 초음파 검사만으론 양성과 악성의 구별이 힘들다. 일반적으로 크기가 작아도 추적 검사 상 계속 커지거나 크기가 2cm 이상인 경우에는 수술을 권한다.

유방에 혹 또는 덩어리, 멍울이 있다 하더라도 꼭 암은 아니며 80% 이상은 낭종이나 섬유선종 같은 양성인 경우가 많다. 암인 경우는 아프지 않고 딱딱한 덩어리로 만져진다. 유방촬영술이나 초음파로 양성과 악성의 구별이 가능하며 의심가면 세침 검사(가는 주사침을 찔러 간편하게 유방조직을 채취하는 것)를 통해 쉽게 진단할 수 있다.

사진제공: 게티이미지코리아
사진제공: 게티이미지코리아

과거의 통계를 보면 40대 건강한 사람의 갑상선을 검사해 보면 절반 이상에서 결절이 발견되는데 발견되는 혹 대부분이 아무런 해가 없는 양성종양이다. 발견된 1cm 이상의 갑상선 결절 중 암으로 의심되는 경우는 5% 미만이다. 이 말은 전체 인구의 5%가량 즉 10만 명 중 5천 명이 갑상선 암으로 의심된다는 이야기다.

그런데 실제로 암으로 판명된 경우는 남자의 경우 10만 명당 1~2명, 여자의 경우 3~4명에 불과했다. 이 말은 무엇을 뜻할까? 40대 이후의 거의 모든 사람이 갑상선 결절을 갖고 있지만 대부분은 해롭지 않고 암으로도 발전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따라서 초음파 검사상 암으로 의심되지 않는 경우는 추가 검사가 필요하지 않고 커지는지 지켜보면 된다. 그러다 초음파 검사로 암일 가능성이 높은 혹을 선별하여 세포흡인검사를 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