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로 보는 COVID-19 백신 공급의 “정의란 무엇인가”
재미로 보는 COVID-19 백신 공급의 “정의란 무엇인가”
  • 김준연 약사전문기자
  • 기사입력 2020.12.24 13:59
  • 최종수정 2020.12.24 1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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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컨슈머]최근 코로나19바이러스 감염증 신규 확진자의 가파른 증가로 인해, 코로나19 백신의 확보 및 전국민 접종에 대한 사회적 관심도는 더욱더 높아지고 있다.

백신은 일반 의약품들 보다 더욱 더 세밀한 배양 과정 및 유통환경 형성 등을 필요로 하는 의약품이다. 그렇기에 생산량이 수요량을 감당하지 못해, 빈번히 품절 현상을 겪기도 한다. 또한 Global 제약회사의 전략적 공급은, 미국, 유럽 및 중국 같은 규모가 큰 시장에 집중되기도 된다. 그렇기 때문에 이미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 19 백신 확보 쟁탈전이 주요 뉴스로 많이 언급되고 있다.

[백신 공급의 ‘정의’]

만약 한국도 머지않아 코로나 19 백신이 공급된다면 어떤 식의 공급이 진행될까? 우리는 어떤 기준으로의 공급이 ‘정의’롭다고 판단할까?

물론 정부가 이미 수 차례 전국민 백신 보급을 국가 주도/부담으로 책임질 의사를 보인 것은 참으로 다행스러운 일이기도 하다. 하지만 현재 코로나 백신 계약 등으로 문제가 많은 것을 감안하면, 신뢰할만한 백신이 필요한 만큼 빠른 속도로 모두에게 공급이 되긴 힘들 수 있다.

따라서 백신 공급의 ‘우선 순위’가 갈릴 것은 충분히 가능한 시나리오다. 그렇다면 과연 ‘최우선 대상’은 누가 되어야 할까?

사진제공: 게티이미지코리아
사진제공: 게티이미지코리아

[백신 공급 우선순위]

먼저 시장주의자적 관점으로 본다면 ‘가장 많은 돈을 낸 사람’이라고 할 것이다. 현 시장주의 원리에 가장 근접한 방식인 경매, 보이지 않는 손의 선택에 맡기는 방식 등은 재화인 돈을 가진 자에게 우선적 기회를 준다. 어떻게 보면 잔인할 수도 있지만, 시장은 ‘돈’만을 중요하게 볼 뿐, 인종, 피부색, 외모, 학벌 등을 고려하지 않기에 그 어떤 기준보다도 효율적이고 편리하다고 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이러한 시장주의는 독과점이라는 치명적 단점을 가지고 있고, 생명을 다루는 백신이란 특수성을 고려한다면 정의롭다고 볼 수만은 없다.

그렇다면 백신의 공급을 좀더 다양한 입장으로 생각해보면 어떨까? 마르크스의 정의론은 “능력에 따라 일하고, 필요에 따라 분배하자”를 주장한다. 즉 코로나19 백신이 가장 필요한 고위험군(고령 및 Risk factor 가진자)에게 우선적으로 공급을 원칙적으로 생각할 것이다.

또한 여기에 마이클 샌델의 공동체 주의인 “모든 사물에는 그 목적이 있기에, 가장 부합하는 사람에게 가야한다”더 고려하여, 코로나 19 방역 최전선에 있는 의료진 및 불특정 다수에 노출이 많은 직군 또한 우선순위에 포함하자고 할 것으로 예측된다. 이렇듯 백신의 공급에 있어서 생명을 다루는 의약품이기에 시장주의적 효율성만으로 판단할 수는 없다.

사진제공: 게티이미지코리아
사진제공: 게티이미지코리아

[백신 공급을 고민하는 의미]

사실 이미 백신 공급을 시작한 대부분의 국가들 역시 이와 흡사한 ‘필요’ 우선순위로 공급을 진행하고 있다. 또한 한국 역시도 별다른 변수가 없는 이상, 다른 국가들과 비슷한 루트를 밟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그렇다 해서 이와 같은 논의와 고민이 필요치 않다는 뜻은 아니다.

우리는 스스로 고민하고 스스로 결론을 내고, 올바른 백신의 보급을 지켜보도록 하자. 코로나 백신 문제 국민의 세금을 사용해 국민의 필요를 채우는 것인 만큼, 모든 국민이 그 주체와 당사자가 될 자격이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