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살시도자 사후관리사업, 효과 뚜렷했다…우울감과 알코올 의존성 감소
자살시도자 사후관리사업, 효과 뚜렷했다…우울감과 알코올 의존성 감소
  • 박서영 기자
  • 기사입력 2021.08.20 11:19
  • 최종수정 2021.08.20 1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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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복지부·한국생명존중희망재단, 2020 응급실 기반 자살시도자 사후관리사업 결과 발표

-자살시도자 응급실 왔을 시 진단평가 후 정신건강복지센터 연계

-사례관리서비스 4회 이상 완료자, 자살 및 정신건강 관련 지표 호전돼

[헬스컨슈머] 한 번 이상 자살을 시도했던 중증 우울증 환자를 대상으로 시행되는 사후관리사업이 성과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보건복지부와 한국생명존중희망재단은 2020 응급실 기반 자살시도자 사후관리사업(이하 ‘응급실 사후관리사업’) 결과를 발표했다.

해당 사업은 병원 응급실에 사례관리 전담인력을 배치하고 응급의학과·정신겅강의학과와 협업해 자살시도자에 대한 적시 치료와 사후관리를 통해 자살 재시도를 예방하는 데 목적을 두고 있다.

(사진출처) : 게티이미지코리아
(사진출처) : 게티이미지코리아

먼저 자살시도자가 응급실에 오면 응급의학과는 초기평가로 환자의 과거와 현재의 자살위험을 평가하고, 정신건강의학과에서는 자살 시도와 관련한 정신과적 진단평가를 실시하며, 사례관리팀은 응급실에서 퇴원한 자살시도자에게 전화 및 대면 상담을 최소 4회 진행한 후 지역정신건강복지센터로 연계한다는 내용이다.

2020년 기준 수행병원에 내원한 자살시도자 2만2,572명 중 여성은 1만 4,148명(62.7%), 남성은 8,424명(37.3%)으로 여성이 많았으며, 연령대별로는 20대가 28.3% 비율로 가장 높았다.

대부분의 연령대에서 자살시도자는 감소했으나 19세 이하와 20대는 증가했으며, 특히 여성 자살시도자 중 20대 비율은 전년 대비 5.9% 증가했다.

자살 시도 동기는 정신장애 증상(36.4%)이 가장 높았고, 대인관계 문제(18.1%), 말다툼 등(11.6%), 경제적 문제(8.0%) 순으로 나타났다. 또한 자살시도자는 절반가량(49.2%)이 자살 시도 당시 음주 상태였는데, 남성은 음주(56.4%), 여성은 비음주(54.9%) 비율이 더 높게 나타났다.

응급실 내원 자살시도자 2만 1,246명(사망, 전원 제외) 중 1만 2,693명(59.7%)이 사후관리에 동의했고, 이 가운데 사례관리서비스 4회 이상 완료자 8,069명(63.6%)을 대상으로 서비스 효과를 분석한 결과 사후관리를 진행할수록 자살 및 정신건강 관련 지표가 호전되는 효과가 나타났다.

사후관리 4회 이상 완료자 8,069명 중 자살 생각이 있는 경우는 사후관리 초기 27.5%(2,218명)이었으나 4회 진행 시 15.7%(1,266명)로 11.8%p 감소했으며, 우울감이 있다고 응답한 비율은 사후관리 초기 65.3%(4,504명)에서 4회 진행 시 48.5%(3,232명)으로 16.8%p 감소했다.

알코올 사용문제가 있다고 응답한 비율 역시 사후관리 초기 14.3%(952명)에서 4회 진행 시 10.6%(698명)으로 3.7%p 감소했으며, 식사·수면 문제가 있다고 응답한 비율은 사후관리 초기 47.8%(3,227명)에서 4회 진행 시 37.1%(2,476명)으로 10.7%p 줄어들었다.

보건복지부 염민섭 정신건강정책관은 “응급실 사후관리사업 결과를 바탕으로 자살시도자가 다시 자살에 이르지 않도록 자살 고위험군 자살예방대책을 확대·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전했으며, 황태연 한국생명존중희망재단 이사장은 “적절한 상담·치료와 민간·지역사회와 연계한 복지서비스 지원 등을 통해 자살시도자의 자살위험을 분명히 낮출 수 있다”고 사업의 중요성을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