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륙의 안구건조증
대륙의 안구건조증
  • 강지명 중국 통신원
  • 기사입력 2021.10.25 09:00
  • 최종수정 2021.10.22 1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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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억 가량의 중국인이 고통받는 질병이 있다는 데…
국가가 국민시력 관리하려는 독특한 제도도 갖춰

[헬스컨슈머] 중국은 인구가 많다. 단순히 많은 수준이 아니라, 단순 질환 환자만 모아도 웬만한 나라 인구수를 채울 정도다.

그중 대표적인 질환이 몇 가지 있는데, 그중 하나가 바로 ‘안구건조증’이다.

지난 2020년 <중국 안구건조증 전문가 인식>보고에서 발표된 통계에 따르면, 아시아의 안구건조증 발병률이 여타 지역보다 높은 수준으로 나타났다.

중국 지역의 안구건조증 발병률은 21%에서 30%로 집계되었고, 중국 인구에 대입해보면 약 2.9억명에서 4.2억명에 달하는 인구가 안구건조증에 시달린다는 계산이 나온다.

 

(사진출처) : 게티이미지코리아
(사진출처) : 게티이미지코리아

 

[안구건조증, 왜 중국에서?]

안구건조증은 각종 원인으로 인해 안구 속의 체액 양과 질에 이상이 생기는 것을 의미한다.

이는 안구를 덮는 막의 안정성을 저하시킨다. 사실 여타 질환들에 비하면, 안구건조증 정도야 별로 크게 다가오지 않는다.

하지만 문제가 이 정도까지 심각해진 데에는 바로 현대인의 이런 인식이 핵심이다.


현대인들이 전자기기 사용 시간이 급격하게 늘어나고, 콘택트렌즈와 인공눈물 사용 역시 크게 늘어나며 안구건조증 환자가 매년 빠르게 늘 수밖에 없는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

중국 후베이성 안과학회 이사인 장밍창(张明昌) 화중과기대 병원 교수의 설명이다.


실제로도 중국은 여타 아시아 국가에 비해 안약 사용 비율이 높은 편이다.

이는 특히 10대~20대 여성 집단에서 더욱 두드러지는 특징인데, 미용 목적의 콘택트렌즈 사용, 그리고 중국 시장에서의 저가형 콘택트렌즈 범람이 맞물리며 생겨난 현상으로 분석된다.

 

[시장 전망은?]

중국은 의외로 정부 차원에서 국민들의 시력을 신경쓰는 나라다.

실제로 중국 초/중/고등학교에는 교내 방송으로 전교생이 함께 ‘안구 건강 체조(眼保健操)’를 실시하는 시간까지 따로 둘 정도다.

중국의 경제 발전에 따라, 만성 질병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도 역시 높아지고 있다. 현지 투자 플랫폼 사오스즈쉰(灼识咨询)의 집계에 따르면, 중국의 안구건조증 관련 시장만 해도 2021년의 2.72억 달러에서 작년의 4.3억 달러로 빠르게 증가해, 연 성장률 12.2%를 기록했다.

뿐만 아니라 이러한 가파른 증가추세 역시 꺾이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같은 통계에서는 시장 규모가 2030년까지 연평균 28.4% 성장해 67억달러를 찍을 것으로 예측해, 제약사들의 새로운 성장동력이 될 것으로 보인다.
 

*사오스즈쉰(灼识咨询) 통계 자료


                 
중국 의사협회 안구건조질환 연구위원인 리자오웨이(李绍伟)교수는 “안구건조증의 원인은 크게 신체적 요소, 수술적 및 약물적 요소, 생활환경 및 습관으로 나뉜다. 원인에 맞는 처치가 치료의 핵심이다”라고 적절한 약물과 조치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마이봄샘 막힘 71%...기생충 감염도 20%]

안구건조증의 가장 핵심적인 임상 보고 원인은 눈물샘이나 마이봄샘이 막혀, 원활하게 안구 내 체액이 공급되지 않는 것이다.

최근 중국의 의료기업인 아이얼(爱尔)에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안구건조증 환자 5만여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마이봄샘 막힘이 71.6%, 기생충 감염이 20%에 달했다.


이들은 눈꺼풀 위아래에 숨겨진 조그만 분비구멍으로, 눈꺼풀을 따라 눈물과 피지 등을 분비시켜 눈을 촉촉하게 유지시켜주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당연히 이들이 막히면, 안구가 건조해지는 것이다. 이 외에도 기생충, 기타 염증 등이 원인이 될 수 있다.

리 교수는 “평소에 눈을 많이 깜빡여주는 등의 간단한 방식으로, 눈물과 피지 등의 분비를 촉진시키는게 좋다”고 덧붙였다. 


또한 해당 보고서에서는 안경을 착용한 기간이 오래될수록, 안약 사용 기간이 오래될수록, 밤을 새는 등의 불면증 증상이 심할수록, 전자기기 사용 시간이 길수록, 화장을 많이 할수록 안구건조증 증상이 심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안경 착용 기간이 1년이 넘는 사람의 경우, 안구 내 체액 분비 불량이 71% 수준으로 나타나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드러났다. 또한 중국은 안약 사용률이 매우 높은데, 이 역시도 안구건조증의 중요한 원인으로 드러났다.


보고서에는 “임상 진단에서, 대부분의 환자들이 분비샘이 문제가 있을 경우 안약을 계속 사용한 것이 문제를 더욱 악화시킨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또한 이 외에도 안약의 개봉 후 사용기한을 간과하거나, 기능성 안약의 남용으로 인해 안구 표면의 오염도가 높아지는 것도 주요 원인 중 하나라고 정리했다.


중국 의사협회 안과소위원회 소속 겸 아이얼 각막연구소 부소장 정칭옌(曾庆延)교수는 “안약을 장기적으로 사용하는 것은 환자 체내의 분비샘 분비 능력을 저하시키는 것으로 단편적으로는 증상을 개선시키기 때문에 정확한 문제 진단까지 방해한다”라며 “안약에 함유되어있는 방부제 성분이 안구 표면에 손상을 끼치고, 더 나아가 눈물샘과 마이봄샘 등까지 손상시킬 수 있다”고 경고했다.
또한 그는 소프트렌즈의 산소 투과율이 비교적 낮아, 장시간 착용시 각막 신경 이상을 야기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