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요칼럼] 염증반응을 조절하는 영양소
[목요칼럼] 염증반응을 조절하는 영양소
  • 전의혁(사단법인 건강소비자연대 해외학술정보이사)
  • 기사입력 2022.08.18 09:00
  • 최종수정 2022.08.18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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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타민D와 염증

[헬스컨슈머] 염증은 면역반응의 하나이다. 우리 몸은 염증을 이용해 상처를 치료하고 감염과 싸운다. 염증에는 급성염증과 만성염증이 있다. 

급성염증은 외상, 세균, 바이러스 등 외부 침입자로부터 감염되지 않게 보호하는 방어적 반응이다. 일반적으로 급성 염증은 몇 시간 또는 며칠 안에 없어진다. 하지만 면역계가 침입한 병원체를 신속히 제거하지 못하게 되면 만성염증으로도 발전하게 된다. 

(사진출처) : 게티이미지코리아

만성염증은 스트레스, 비만, 흡연, 대기오염 등의 원인으로 발생한다. 뚜렷한 증상이 없어 방치하기 쉬워 각종 질병의 원인이 된다. 만성 염증과 관련된 질병에는 '염'자가 들어가는 간염, 위염, 장염, 췌장염 등 숱한 염증 외에도 암, 심장질환, 당뇨병, 천식, 치매 등 아주 많다.

보건 전문인들은 염증만 잘 다스려도, 아프지 않고 사는 '건강 수명'을 훨씬 더 늘릴 수 있다고 말한다.

염증에 좋다는 항염 효과가 있는 음식, 항염 영양제 등 많은 과일, 채소, 영양제 등이 언급되고 있지만, 가장 중요한 한가지 영양소를 간과하고 있다.

염증 반응을 조절하는 대표적인 영양소이자, 한국은 물론 전 세계적으로 부족/결핍이 만연한 비타민D이다.

국제 의학 논문 검색 사이트인 펍메드(PubMed)에 의하면 이미 50여년 전부터 비타민D와 염증에 대해 연구가 시작되어 지금까지 4800여건의 논문이 발표되고 있다.

비타민D는 염증 물질 생성을 촉진시켜 외부 병원체(세균 및 바이러스)로부터 감염된 세포를 파괴시키는 역할을 한다. 그리고 감염된 세포가 파괴된 후에는 더 이상 염증 물질이 생성되지 않게 항염증 인자의 생성을 촉진하는 역할도 함께 한다.

(사진출처) : 게티이미지코리아
(사진출처) : 게티이미지코리아

“사이토카인 폭풍” 이란 말을 들어본 적이 있는가?

바이러스 등 외부 병원체에 인체의 면역계가 대응하는 과정에서 염증 사이토카인 단백질(염증 유발 물질)이 과다 발현되어 퇴치 대상인 병원체를 넘어 인체의 정상적인 기능까지 해치게 되어 인체에 피해를 주는 급성 면역 이상 반응이다. 

사이토카인 폭풍(과잉 염증반응)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중증 환자의 상태를 급격히 악화시키는 원인 중 하나로 밝혀졌다. 그리고 비타민D의 항염증 사이토카인 단백질 생성 촉진 기능이 사이토카인 폭풍을 제어할 수 있다는 연구 논문이 지난 2년간 계속 발표되고 있다. 

지난 5월 호주 사우스 오스트레일리아 대학교 암 연구소 연구팀은 비타민D 결핍이 만성 염증과 직접적인 연관이 있다는 연구 결과를 《국제 역학 저널'(International Journal of Epidemiology)》에 발표하였다. 

중년과 노년 질환의 예방, 진단, 치료를 목적으로 총 50만여 명(37~73세)의 유전자 분석 데이터를 토대로 멘델 무작위 분석법으로 연구를 진행했다. 멘델 무작위 분석법이란 특정 질병의 환경적 위험인자들과 그와 연관이 있는 유전자 변이 사이의 연관성을 분석해 인과관계를 추론하는 연구 방법이다.

연구를 주도한 앙 주 박사는 비타민D가 결핍된 사람들의 비타민D 수치를 높일 경우 만성염증이 감소할 수 있고, 이에 따라 갖가지 관련 질환들을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언급하였다.

2020년 4월 중국 지린대학 제1병원 연구팀은 세계적인 학술지 《사이언티픽 리포트(Scientific Reports)》에 24가지 질병에서의 염증 수치와 비타민D와의 관계 연구를 발표하였다.

2007년에서 2010년 사이에 미국 국민건강영양조사(NHANES)에 참여한 성인 9,809명의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염증 수치(CRP 수치)와 비타민D 수치와의 역 상관관계를 발견하였다. 연관성의 강도는 질병마다 다양 하였지만, 일반적으로 비타민D 수치가 높을수록 염증 수치(CRP 수치)가 낮아짐을 발견하였다. 

염증 수치와 비타민D 수치의 연관성은 일반적으로 호흡기 질환, 위장 질환 및 정신 질환 사이에서 선형적이었다. 즉, 비타민D 수치가 증가함에 따라 염증 수치가 꾸준하고 지속적으로 감소하였다. 그리고 염증 수치와 비타민D 수치의 연관성은 정신 질환에서 더 강하게 나타났다.

(사진출처) : 게티이미지코리아
(사진출처) : 게티이미지코리아

 

당뇨병과 암과 같은 대사성 질환 사이에서는 비선형적 연관성을 보였다. 비타민D 수치가 낮을 때 염증 수치에 대한 영향은 더 크지만 비타민D 수치가 높을수록 느려지고 결국 안정기에 이르렀다.  

암은 다른 질병보다 비타민D의 기준 수치가 더 높았다. 즉, 다른 질병이 비타민D와 함께 안정기에 도달한 후에도 암은 여전히 높은 비타민D 수치에서도 위험이 계속 감소했음을 나타냈다.

결국 염증을 잘 다스려 건강 백세를 누리기 위해서는 비타민D 건강 수치(40~60ng/ml)를 유지하는 게 관건이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대한민국 국민의 평균 비타민D 수치는 정상 수치(30~100ng/ml)에 한참 못 미치는 결핍 수준(16.1ng/ml)이다. 더욱이 정상 수치를 유지하는 국민은 전체 3%도 되지 않으니, 전 국민이 염증의 위험에 노출되어 있는 실정이다.

건강한 염증 반응을 위한 비타민D 건강 수치 달성 및 유지를 위해서는 어린이들은 하루 2000IU 그리고 성인은 하루 4000IU 이상은 복용해야 한다, 그리고 1년에 한번 이상은 비타민D 수치 검사를 꼭 해보고 목표 수치와 자신의 비타민D 수치를 확인하여 복용량을 조절해야 한다. 왜냐하면 사람마다 여러가지 개인 차로 인해 비타민D 흡수율이 7배까지 차이가 나기 때문이다. 비타민D 건강은 복용량이 아닌 수치로 관리해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전의혁(사단법인 건강소비자연대 해외학술정보이사)
전의혁(사단법인 건강소비자연대 해외학술정보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