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주민 식량에서 얻는 에너지 남한의 65%
북한 주민 식량에서 얻는 에너지 남한의 65%
  • 권정태 기자
  • 기사입력 2022.08.29 15:00
  • 최종수정 2022.08.29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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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사연 연구보문, 탄수화물 높고 지방-단백질 현저히 낮아

[헬스컨슈머] 북한 주민의 식생활은 개선되고 있지만, 국제기구의 자료 분석을 통해 영양 공급 상황을 비교한 결과 북한의 에너지 공급량은 남한 대비 65%에 머무르고 있다. 특히 북한의 에너지 공급 비율은 탄수화물이 높고 지방과 단백질은 낮아 적절하지 못한 것으로 파악된다. 

따라서 향후 대북 식량 및 영양 지원의 품목은 곡류 위주가 아닌 다양한 급원식품을 포함할 필요가 있다. 특히 동물성 식품 공급과 축산업·수산업 발전을 위한 지원이 이루어진다면, 북한 주민의 균형 잡힌 식생활에 도움을 주어 영양 상태를 개선하는 데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사진출처) : 게티이미지코리아
(사진출처) : 게티이미지코리아

이 같은 연구는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하 보사연)의 김예술 조성은 두명의 연구원과 연구위원이 보사연에서 출간하는 보건복지 포럼 8월호에 내놓은 ‘북한 주민의 식생활과 영양섭취’라는 보문에서 드러났다.

이 논문은 타 논문의 결과를 인용하는 가운데 FAO의 식품수 급표를 바탕으로 분석한 북한의 1인 1일당 식품 공급량은 1980년부터 1990년까지는 대체로 증가하여 1990년에는 1,500g을 상회하였으나, 이후 급격히 감소하여 1990년대 중반에는 1,200g에 가까운 낮은 공급량을 보였다. 이후 증감을 반복하다가 2018년의 식품 공급량은 1,338g으로 보고되었다고 밝혔다.

또 곡류는 1980년대 후반을 기점으로 공급량이 크게 감소하였다가 2010년대 중반에 들어 500g에 가깝게 회복되었으며 2018년 북한의 곡류 공급량은 490g이었다. 서류와 채소류는 증감을 반복하다가 2010년대 이후에는 큰 변화 없이 각각 100g 중반 및 300g 중반의 공급량을 보였다고 기술했다.

또한 2018년 서류와 채소류의 공급량은 각각 168g, 337g이었으며 과실류, 육류, 유지류는 1980년부터 큰 증감 없이 일정한 수준의 공급량을 유지하고 있고 2018년 과실류, 육류, 유지류 공급량은 각각 162g, 37g, 17g으로 보고되었다고 역시 타 논문을 인용하여 밝혔다.

이처럼 FAO의 자료에서는 식품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에너지 공급량도 제시하고 있는데, 북한의 에너지 공급량은 1980년부터 1990년까지 증가하여 1990년에 2,400㎉에 가깝게 증가하였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2013년부터는 2,100㎉ 아래로 감소하여 2018년에는 2,102㎉로 보고되었으며 단백질 및 지방 공급량은 에너지 공급량과 비슷한 양상으로 변화하여 왔고 두 영양소의 공급량은 1980년대 후반에서 1990년대 초반까지 가장 높았다가 이후 감소하였으며, 이전의 공급량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는 설명을 덧붙였다.

즉, 2018년 단백질 및 지방 공급량은 각각 53.3g, 34.5g으로 보고되었는데 FAO의 식품수급표를 이용하여 2018년 북한의 식품 공급량에 따른 총영양 공급량을 분석한 결과,3) 북한의 에너지 공급량은 남한 대비 65%인 2,227㎉로 나타났다. 이는 FAO에서 설정한 적절한 활동을 위해 필요한 최소 에너지량(2,300㎉)(FAO & WFP, 2019)에 미치지 못하는 양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16개 영양소 모두 남한 대비 부족한 공급량을 보였고, 특히 지방과 철 등의 영양소가 50% 미만으로 매우 부족하여 북한의 에너지 공급 비율은 탄수화물이 높고 지방과 단백질은 낮아 적절하지 못한 것으로 파악된다고 강조했다. 

북한은 영양 공급량의 대부분을 식물성 식품을 통해 공급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에너지, 탄수화물, 식이섬유, 비타민C는 주요 급원식품이 모두 식물성 식품이었기에 북한 주민들은 부족한 에너지 및 영양소를 공급받고 있으며 주로 식물성 식품을 통한 공급량이 많았다고 밝혔다. 

연구자들은 이러한 결과는 섭취량이 아닌 공급량을 분석하였다는 점에서 한계가 있지만, 실제 섭취량이 공급량보다 더 적을 수 있음을 고려할 때, 북한 주민의 식생활과 영양 상태에 대한 우려는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북한 주민의 하루 식사량 및 쌀·강냉이 소비 형태 등 식량 사정이 개선되었지만 하층에서는 하루 한 끼 식사하는 경우가 약 15%로 높은 편이며 최근으로 올수록 시장에서의 지출액이 증가하였다는 점에서 계층 간 격차가 더 커질 수 있다”며 “장기간 영양을 충분히 섭취하지 못하면 건강에 악영향을 미치고 각종 질병을 야기하게 되며, 이는 영유아·아동 성장의 부정적 결과로 이어진다”고 결론을 맺었다.

한편 이 논문의 분석은 조성은 외. (2021). ‘남북한 사회격차 완화를 위한 북한의 의식주 생활 지표 분석(세종: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을 많이 참조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