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요칼럼] 자살 및 우울증 예방을 위한 영양소
[목요칼럼] 자살 및 우울증 예방을 위한 영양소
  • 전의혁(사단법인 건강소비자연대 해외학술정보이사)
  • 기사입력 2022.09.08 13:45
  • 최종수정 2022.09.08 1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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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타민D와 자살/우울증

[헬스컨슈머] 매년 9월 10일은 세계 자살예방의 날이다. 전 세계에 생명의 소중함과 국가적ㆍ사회적으로 증가되고 있는 자살문제의 심각성을 널리 알리고 이에 대한 대책 마련을 위해 세계보건기구(WHO)와 국제자살예방협회(IASP)가 제정한 날이다. 


우리나라에서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사람은 2020년 기준 1만3195명으로, 하루 평균 36명이 넘는다. OECD가 공표한 최근 통계인 2019년 우리나라의 자살사망률은 OECD 국가 중 1위 로 가장 높다.  

(사진출처) : 게티이미지코리아
(사진출처) : 게티이미지코리아


지난달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2022년 2분기 코로나19 국민 정신건강 실태조사'결과에 따르면 코로나19 이전에 비해 우울위험군은 5배, 자살생각률은 3배 수준으로 여전히 높았다.


무엇보다 10대 중·고등학생들의 자살률이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2020년 우리나라 10대 자살률은 인구 10만 명당 6.5명으로 전년 대비 9.4% 증가했다.


특히, 10대의 경우 자살의 동기가 정신적· 정신과적 문제가 57.8%로 다른 연령대에 비해 가장 높았고, 통계청이 발표한 '2021 청소년 통계'에 따르면 중·고등학생 25.2%은 최근 1년 내 우울감을 경험했다고 응답했다. 코로나19가 유행하면서 우울증과 불안장애 환자가 크게 증가한 만큼 청소년의 정신건강도 악화됐다


그리고 국가정신건강정보포털에 따르면 성인들도 10명 중 1명(2019년 기준)이 일상생활에 지장을 줄 만큼 지속된 우울감을 느낀다고 답할 정도로 우울증은 흔한 증상이 됐다. 


우울증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행복 호르몬이라 불리는 세로토닌 수치를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 비타민D는 세로토닌의 분비를 촉진시키며 스트레스의 원인 물질인 코르티솔의 분비를 억제해 우울감을 낮추는데 도움이 된다. 


비타민D가 우울증을 줄이고 자살을 예방한다는 사실은 이미 많은 연구를 통해 입증되고 있다. 2013년 미국 정부 국립보건원(NIH) 연구팀은 비타민D 결핍증이 심할수록 자살률이 높아진다는 사실을 미국공공과학학술지《플로스원(Plos one)》에 밝혔다. 비타민D가 결핍되면 뇌에 염증 유발 사이토카인이 증가하며 세로토닌 전달 작용이 악화돼 우울증이 유발되고 자살 충동을 일으킬 수 있다는 것이다. 


지난 7월 핀란드 동핀란드 의대 연구팀은 비타민D가 우울증을 완화시킨다는 연구 결과를 ≪식품영양학 비평(Critical Reviews in Food Science and Nutrition)≫지에 발표하였다. 지금까지 발표된 비타민D와 우울증 관련 임상시험 41건의 자료를 종합 분석한 결과, 일일 비타민D 2,000IU 이상을 보충하면 우울 증상을 감소시키는 것으로 보인다고 언급하였다. 매일 최대 2,000IU의 용량이 미미하거나 중간 정도의 효과를 보인 반면, 매일 4,000IU 이상을 섭취한 사람들은 더 큰 효과를 보였다고 밝혔다.


그리고 2021년 3월 폴란드 의료 연구팀은 국제영양학저널 ≪뉴트리언츠(Nutrients)≫에 비타민D 보충은 어린이의 정신 건강 문제를 예방하거나 완화는 요소로서, 혈중 비타민D 농도를 항상 충족시켜야 한다고 발표하였다. 


2020년 5월 터키 의료 연구팀도 ≪임상정신의학저널(Annals of Clinical Psychiatry)≫에 비타민D 결핍이 청소년 자살 시도의 원인이 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하였다.

(사진출처) : 게티이미지코리아
(사진출처) : 게티이미지코리아

 

우울증은 정상적 생활이 불가능한 사회적 정신 질환으로 주로 약물로 조절하는데, 환자의 19~34%가 항우울제 약물요법에 실패하고 있다. 그런데 2013년 이란의 테헤란 의대 연구진은 “이렇게 항우울제 약물요법에 실패했을 때 일일 비타민D 1,500IU를 항우울제와 병용하여 복용하면 복용 1주부터 약효가 현저히 증가한다”는 사실을 ≪오스트레일리아·뉴질랜드 정신의학 저널(Australian and New Zealand Journal of Psychiatry)≫에 발표했다.


비타민D 수용체가 중추신경계인 뇌와 뇌 척수액, 말초신경계에 널리 분포되어 있다는 것은 이미 입증된 사실이다. 비타민D의 정신 신경계에 대한 다양한 작용이 동물실험과 임상시험을 통해 속속들이 밝혀지고 있으며, 특히 신경 보호 작용과 신경 세포 내 독성 물질 제거 작용이 있음이 발표됐다.


햇빛의 자외선 B는 유사마약성분인 베타엔도르핀을 생성하여 정신적 스트레스를 해소시키고 행복감을 높여준다. 또한 생체리듬을 조절하여 정상적인 수면활동 뿐 아니라 생체활동 전체를 정상으로 유지시켜준다. 결국 햇빛의 자외선 B로 우리 몸에서 합성되어 만들어지는 비타민D의 약리작용으로 우울증을 예방하고 치료를 촉진시킬 수 있는 것이다.


비타민D가 우울증을 고치고 자살을 막는 치료약이라는 말이 아니다. 비타민D가 우리 몸에 충분하지 않다면 (부족 및 결핍이라면) 생기지 않을 수 있는 문제가 발생한다는 말이다. 대한민국 국민의 평균 비타민D 수치는 16.1ng/ml이다. 10대 청소년은 16ng/ml, 20대 청년은 14ng/ml에 불과하다. 정상 수치인 30~100ng/ml에 한참 못 미치는 부족도 아닌 결핍 수준이다. 하루빨리 이 수치를 정상으로 만든다면, OECD 자살률 1위의 불명예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이다.


일반적으로 권고되고 있는 비타민D 건강 수치는 40~60ng/ml이다. 이 수치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소아청소년은 일일 2000IU, 성인은 일일 4000IU 이상은 복용해야 한다.


현재 여러 지자체 및 기관들에서 실행하고 있는 각종 자살 예방 캠페인 및 다양한 프로그램과 함께 비타민D 건강 캠페인도 함께 진행된다면 실질적인 결과를 볼 수 있을 것이다.
가뜩이나 자살예방 및 생명존중문화 조성 사업에 책정된 2021년도 예산도 다 쓰지 못했다는‘2021 회계연도 결산 위원회별 분석’ 보고서도 발표된 가운데, 전 국민, 아니 청소년만이라도 무료 급식에 더하여 무료 비타민D를 보급하는 정책은 어떨지 지난달 국회자살예방포럼이 발표한 국회자살예방대상 공모에 제안해 본다.

전의혁(사단법인 건강소비자연대 해외학술정보이사)
전의혁(사단법인 건강소비자연대 해외학술정보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