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기자단] 생리컵 사용 리얼 후기!
[엄마기자단] 생리컵 사용 리얼 후기!
  • 이재정 엄마기자
  • 기사입력 2022.12.15 12:07
  • 최종수정 2023.02.07 0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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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컨슈머] 기자는 초경을 한 이후 매달 찾아오는 월경은 괴로운 일이었다. 생리혈의 양이 너무 많아 일반 일회용 패드가 아닌 일자형 기저귀를 사용했다. 게다가 월경통 일명 생리통이라고 흔히들 말하는 통증은 굉장히 심각했다. 때로는 기절을 하는 일도 더러 있을 정도였다. 생리통으로 인해 누워서 잠을 잘 수도 없었다. 벽에 기대어 온 몸을 웅크린 채 쪽잠을 잘 수밖에 없던 지난 시간을 생각하면 아직도 끔찍하다. 진통제로 버티는 것도 어느새 생긴 내성으로 인해 효과를 볼 수 없었다. 그런 기자를 보다 못한 아버지께서는 부인과 질환은 한방이 좋다는 주위의 이야기에 그 길로 한의원에 가셨고, 생리통을 완화시킨다는 한약을 지어오셨다. 한약을 두 달 여 먹었을까. 그나마 누워서 잘 수 있게 되었다. 누워서 잘 수는 있었지만 여전히 기절을 하는 일도 있었고 통증에 학교에 가서 교실이 아닌 양호실에서 누워 쉬는 일도 허다했다. 그리하여 만나게 된 것은 천생리대였다. 

 

(출처) 게티이미지코리아 * 위사진은 본 기사와 관련없음
(출처) 게티이미지코리아 * 위사진은 본 기사와 관련없음

 

■ 천 생리대와의 만남
일회용 패드가 없던 시절 무명천이나 광목천을 잘라다 생리대로 썼다고 한다. 꼭 아기들의 일회용 기저귀가 없던 때와 같다. 심한 생리통은 일회용 패드로 인해 생기는 일도 있다는 정보를 들은 어머니께서 직접 원단을 판매하는 도매상가에 발품을 팔아 마련해 주신 천 생리대. 그를 사용한 이후 기자는 기절을 하는 일은 없어졌다. 신기한 일이었다. 10년 가까운 시간 동안 매달 생리로 인한 기절은 일상이 되어버렸는데 일회용 패드를 사용하지 않는 것만으로도 기절을 하지 않게 되다니 말이다.

■ 천 생리대와의 이별
그러나 천 생리대는 제법 번거로웠다. 생리혈이 묻은 생리대는 따뜻한 물이 닿으면 얼룩이 남아버린다. 때문에 한 겨울에도 찬물에 담가 핏기를 제거한 후 세탁을 해야 했다. 그러나 하루에도 여러 개가 나오다 보니 여간 귀찮은 게 아니었다. 더욱이 제법 부피가 있으니 차지하는 공간도 컸다. 거기다 기자는 남동생도 있으니 한창 민감한 20대의 나에게 있어 수치심을 불러일으켰다. 생리혈이 묻은 생리대를 욕실 한켠에 숨기듯 담가두는 일이 말이다. 그리하여 다시 찾게 된 것이 일회용 패드였다. 시간이 지나면서 유기농 생리대, 100% 코튼 함유라고 광고하는 생리대들도 많아졌으니 예전보다는 낫겠지 라는 생각으로 일회용 패드로 회귀하게 된 것이다.

■ 다시 시작된 생리통과 불편함
일회용 패드를 다시 사용하자 어김없이 생리통은 심했다. 허리를 펴고 앉아있을 수 없어 생리기간에는 일상생활을 하는 데 불편함이 컸다. 바깥 활동은 어떻게든 했지만 집에서는 식사도 거른 채 그저 누워서 배에 온팩을 하는 것이 전부였다. 그런데 다른 문제가 또 생겼다. 바로 피부 발진이다. 기자의 경우는 피부가 예민한 편이었다. 유기농 패드라고 해도, 100% 코튼 함유라고 해도 민감한 날, 민감한 부위에 닿는 패드는 결국 탈을 일으켰다. 생리기간이면 민감한 부위는 간지러움과 동시에 따가워서 어쩔 줄 몰라 하는 일이 생기기 시작했다. 난감했다. 한 달에 일주일 가량 패드를 사용하고, 피부 트러블이 완화 되는데 열흘 정도가 지나면 또 다시 찾아오는 생리주기는 기자를 예민하고 신경질적인 사람이 되게 하였다.

 

(출처) 게티이미지코리아 * 위사진은 본 기사와 관련없음
(출처) 게티이미지코리아 * 위사진은 본 기사와 관련없음

 

■ 생리컵과의 만남
그렇게 불편함을 감수하며 지내던 어느 날, 지인이 생리컵이라는 것을 이야기해주었다. 왠지 컵이라고 하니 밖으로 돌출되어 있을 것 같아 거부감이 들었는데 삽입형 패드인 탐폰처럼 질 안으로 넣는 거라고 했다. 질 안 쪽으로 넣는다니. 그건 그거대로 거부감이 들었다. 그래서 듣는 둥 마는 둥 흘려들었던 기억이 있다. 그 후 기자는 결혼과 임신, 출산을 겪게 되었다. 

아이의 기저귀 발진 때문에 공부를 하며 바디버든, 그로 인해 민감한 부위의 피부 트러블을 겪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또한 이 바디버든은 생각보다 심각한데 어쩌면 생리통도, 기절하던 일도 모두 바디버든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천 생리대를 사용하면서 기절하던 일이 없어졌으니 말이다.

이렇게 나는 지인에게 들었던 생리컵을 떠올렸다. 내 나이의 기저귀 발진만 생각할 것이 아니라 내 피부와 내 건강도 챙겨보자 라는 마음이 그 시작이었다. 첫 시도이기에 가장 많은 사람들이 후기를 남긴 제품을 구매하였고, 나는 생리컵을 사용하는 첫 생리에서 신세계를 맛보았다.

 

(출처) 게티이미지코리아 * 위 사진은 본기사와 관련없음
(출처) 게티이미지코리아 * 위 사진은 본기사와 관련없음

 

■ 생리컵 사용기
생리컵은 의료용 실리콘을 사용하여 만들어진 꼭지가 달린 종 모양이 기본형이라고 할 수 있다. 이는 컵을 C자형으로 구부리거나 한 손으로 생리컵을 접고 다른 한 손으로 한 면을 접는 일명 7 폴딩법 두가지의 방법으로 질 내 삽입을 하는 것이 첫 시작이다. 구부러진 생리컵을 넣으면 질 내에서 원래의 종 모양으로 펴지며 쉽게 말해 진공상태가 된다. 생리혈은 이 생리컵의 안 쪽에 모이게 되는데, 일정 시간이 지나면 꼭지를 잡고 생리컵 일부를 눌러 압력을 제거한 후 빼내게 된다. 이때 생리컵 안에 담긴 생리혈은 변기 내에 버린 후 깨끗한 물로 생리컵을 헹구고 다시 삽입하여 사용 할 수 있다.

주의할 점은 생리컵을 처음 사용할 때는 여성청결제 포함 비누로 세정하는 것은 절대 금물이다. 정 불안하다면 끊는 물에 데치듯 열탕 소독하여 사용하는 것이 질염과 같은 감염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다. 

■ 생리컵의 단점
아무래도 질 내 삽입하는 제품이라 생리컵 사용 전후, 삽입 전후에 평소보다 손의 청결을 신경써야 하는 것은 당연할 것이다. 외음부에 손이 닿기도 하고, 생리컵을 제거하는 과정에서는 질 입구에 손가락이 닿는 일도 허다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생리의 양과 내가 낮은 포궁인지, 깊은 포궁인지 쉽게 알 수 없는 부분도 단점이라 볼 수 있다. 또한 익숙해지기 전까지는 하반신에서 느껴지는 이물감도 예민한 사람이라면 제법 신경쓰이는 일이다. 생리컵의 사용과 제거 역시 익숙해지기 전까지는 어렵게 느껴진다. 무엇보다도 외부에서의 생리컵을 비워내고 다시 착용하는 일은 조금 번거롭다. 그리고 생리 기간이 끝난 후 반드시 열탕소독을 해주어야 더욱 청결하고 안전하게, 오래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 생리컵의 장점
버디버든으로부터 자유롭다. 무엇보다 일회용 패드로 인한 피부 트러블은 전혀 나타나질 않고, 잠버릇이 험하다고 하더라도 이부자리에 생리혈이 흐르는 불상사는 일어나지 않는다. 수영과 레저 활동이나 탕 목욕도 가능하다. 일회용 패드보다 안전한 것은 물론이거니와 경제적으로도 훨씬 이득이다. 기자의 경우 한 달에 사용하는 패드는 20개 중형 한 팩, 대형 한 팩은 거뜬히 쓰는데 생리컵은 처음 구매할 때 조금 비싸게 느껴지지만 하나로도 충분히 사용 가능하고, 관리만 잘 한다면 3년까지도 사용 가능하니 가성비가 좋다. 가방 속에서 여성 용품 파우치의 부피가 줄어든다. 생리 기간이면 파우치 속 가득 생리대와 생리통 약까지 챙겨서 다니던 과거와 비교하면 생리컵이 들은 작은 케이스 하나로 충분하기 때문이다. 

■ 생리컵 사용 후의 변화
확실히 생리통은 이제 아릿할 정도의 아랫배 통증 말고는 느껴지지 않는다. 생리 기간이 내내 발진과 가려움, 따가움에 불편함을 겪던 일도 없어졌다. 생리의 양도 굉장히 많은 편이었는데 생리컵을 사용하니 생리혈의 양도 그렇게 많은 편이 아니었다. 일회용 패드의 흡수체와 만나 굉장히 많은 양으로 보이던 생리혈이 생각외로 적어 놀라웠다. 그리고 무엇보다 일회용 패드를 사용하면서 느꼈던 불쾌한 냄새를 느낄 일이 없다. 질 내에서 생리컵에 고인 생리혈을 변기에 버리기만 하면 되니 간편하다. 다리 아래 베개를 고이고 자도 생리혈이 흘러나올 염려도 없으니 생리 기간이 끝나면 어김없이 침대 패드를 세탁해야 했는데 그런 일도 없었다. 그리고 생리컵을 계속 쓰니 여성들의 감기라고 일컫는 질염 증상도 완화되었다. 

 

(출처) 게티이미지코리아 * 위 사진은 본 기사와 관련없음
(출처) 게티이미지코리아 * 위 사진은 본 기사와 관련없음

 

여성에게 있어 가장 번거롭지만 가장 중요한 일인 생리는 제법 번거롭고 귀찮은 일이다. 그러나 생리를 제 때 하는 것만큼 나의 건강을 자가 체크 할 수 있는 쉬운 방법은 없다고 한다. 신체 구조상 습할 수밖에 없는 부분에 일회용 패드 사용은 더욱 습한 환경을 만들어낸다. 그러나 생리컵을 사용함으로써 습하지 않은 환경을 만들어 줄 수 있다. 이는 기자에게 있어서는 굉장히 긍정적인 변화였다. 물론 질내 삽입을 해야하고 초기 구매 비용이 제법 비싸게 느껴져 사용이 꺼려질 수는 있다. 충분히 이해한다. 기자도 그러했으니까. 그러나 바디버든이 걱정된다면, 매 달 찾아오는 생리로 인해 피부 트러블로 고생을 한다면 한번쯤 시도해보아도 좋을 것이다. 분명 신세계를 경험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