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기자단] 자꾸만 게워내는 우리 아가, 괜찮은걸까?
[엄마기자단] 자꾸만 게워내는 우리 아가, 괜찮은걸까?
  • 이재정 엄마기자
  • 기사입력 2022.12.28 15:33
  • 최종수정 2023.02.07 0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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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컨슈머] 갓 태어난 아이들은 모든 장기들이 미숙하다고 한다. 특히나 ‘목구멍부터 장까지 일직선이다.’ 라고 할 만큼 식도부터 소화기관들까지의 길이가 짧아 트림을 하는 것도, 소화를 시키는 것도 빠른 시간 내에 일어나는 일이기도 하다.

영유아의 수유 후에는 꼭 안아들고 트림을 시켜줘야 한다. 그 이유는 수유 중 흡입하게 된 공기가 배앓이를 유발하기도 하고, 소화를 돕기 위해서이다. 이는 영유아의 양육자라면 누구나 다 알고 있다. 심지어 과거와 지금 육아의 방식이 많이 바뀌었음에도 수유 후 아이 트림시키기는 변함없는 것 중 하나이다.

첫 아이 때와 마찬가지로 수유를 하고 나면 아이를 안아들고 트림을 시키던 중이었다. 갑자기 아이가 토를 했다. 아직 소화기관이 미숙하니 그런거라며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그런데 아이는 매 수유 때마다 게워내기 시작하였고, 이것이 말로만 듣던 ‘유문협착증’인가 고민하기에 이르렀다. 언제나 그렇듯 기자는 지체없이 소아과를 방문했다.

 

(출처) 게티이미지코리아 *위사진은 본 기사와 관련없음
(출처) 게티이미지코리아 *위사진은 본 기사와 관련없음

 

■ 유문협착증이란?
위에는 음식물이 들어가는 본문과 위체, 그리고 섭취한 음식물이 십이지장으로 가는 유문이 있다. 위와 십이지장을 연결하는 이 유문을 둘러싼 근육이 두꺼워지면서 발생하는 병을 말한다. 유문을 둘러싼 근육이 과도하게 두꺼워지면 분유나 모유가 통과할 수 없을 정도로 유문의 속이 좁아지고 가늘어지게 되는데, 이때 아이가 반사적으로 토를 하게 된다.

수유 후 시간이 많이 지나지 않아서 분수토를 할 때, 체중의 증가가 보이지 않을 때, 아이가 수유 후 하루에 몇 번씩 토할 때는 이 병을 의심해봐야 된다고 한다. 증세가 가벼울 경우에는 수유를 조금씩 여러 번 나누어주면 증상을 완화시킬 수 있지만 심한 경우에는 수술을 받는 것을 고려해야 한다. 이유는 구토가 심하면 탈수증이나 전해질 이상 등이 발생할 경우 영양이 부족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수술은 주로 복강경으로 진행되며 비교적 안전하고 후유증도 거의 없다고 알려져 있다.

■ 유문협착증과 분수토
아이 엄마들 사이에서 분수토라고 하는 것이 있다. 일반적으로 게워내는 정도가 아니라 아이의 입에서부터 분수가 뿜어지듯 구토가 뿜어져 나오는 모습을 일컫는 말이다.

분수토는 보통 식도역류라고도 한다. 이는 음식물이 역류하지 않도록 기능을 하는 식도 하부의 괄약근이라 하는 것이 충분히 발달하지 않아서 일어나게 된다고 한다. 또 다른 발생 원인으로는 수유량이 많거나, 수유 자세가 올바르지 않을 경우, 수유 후 트림을 충분히 시켜주지 않았을 경우에도 보여진다. 

■ 유문협착증 진단
앞서 유문협착증 이야기를 하다가 분수토를 알아본 이유가 바로 기자가 소아과에서 의사와의 상담과 진료 후 안심하게 되었던 척도이다. 유문협착증 아이는 기자의 아이처럼 역류시키거나 게워내는 것이 아니라 분수토를 한다고 한다. 다시 말해 기자의 아이는 유문협착증은 아닌 것 같다고 했다.

유문이 좁아져서 분수토를 하게 되는 경우 토사물은 위산이 섞여서 녹색 빛을 띄고, 상한 우유처럼 몽글거리는 덩어리가 보이기도 한다고 한다. 그러나 때마침 게워낸 토사물을 보고는 다시 검진을 보기 시작했다. 아이의 입 밖으로 흘러나온 토사물은 꼭 으깨진 순두부와 같았기 때문이다. 

증상만으로도 유문협착증 진단을 하지는 않았다. 신체검진도 함께 했다. 이때 아이가 어느 정도 시간의 공복을 유지한 상태이며 아이가 울거나 보채지 않을 때, 즉 복근이 이완된 상태였을 때 배를 촉진해보면 올리브 같은 덩어리가 쉽게 만져진다고 한다. 촉진으로도 정확한 판단을 내리기 어렵다면 복부 초음파를 통해서 진단을 하기도 한다. 기자의 아이의 경우 복부에서 만져지는 것이 없었고, 공복을 유지했음에도 가스가 찬 것인지 제법 배가 단단하게 부풀어 있어 신체검진만으로 확인할 수 없었다. 의사는 여아보다는 남아에게서 발병될 비율이 높다는 이야기까지 하니 걱정되는 마음에 초음파를 곧장 보기로 했다. 초음파까지 본 결과 유문협착증이 아니었다.

 

(출처) 게티이미지코리아 *위사진은 본기사와 관련없음
(출처) 게티이미지코리아 *위사진은 본기사와 관련없음

 

■ 아이 토하지 않도록 도움을 줄 수 있는 방법
그렇다면 왜 그렇게 게워내었는지 알 수 있으면 좋으련만 알 수 없었다. 소아과 의사는 단순히 아이가 아직 많이 어리기 때문에 장기들이 미숙하여 그런 것 같다 추측된다는 의견을 이야기 하였다. 그리고서 아이가 게워내는 것은 시간이 지나며 차츰 좋아질 것이지만, 자주 게워내는 것은 그만큼 아이도 힘들기 때문에 수유 방법을 조금 바꾸어 보는 것을 알려주었다.

자주 게워내는 아이의 중 젖병 수유를 하는 경우는 젖병에 공기가 차지 않도록 각도를 잘 잡아주고, 아이에게 잘 맞지 않는 젖병일 수도 있기 때문에 젖병을 바꾸어 보는 것도 도움이 될 수 있다. 그러나 기자와 같이 완전 모유수유를 하는 아이의 경우 젖병을 이용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바른 수유 자세를 통해 공기를 최대한 흡입하지 않도록 하며, 완전히 누워서 수유하기 보다는 상체가 조금 일으켜진 채로 수유하는 것이 좋다. 그리고 한 번에 수유하기보다 중간에 한 두 번 끊고, 트림을 시킨 후 다시 먹이는 것도 도움이 될 수 있다.

첫 아이를 양육하면서 겪을 수 있는 모든 것들을 다 겪었다고 자부했었다. 그래서 둘째 아이는 조금 더 수월하고, 덜 긴장하는 양육자가 될 수 있겠지 라고 생각했지만 아니었다. 같은 부모를 둔 아이임에도 여러 가지가 달랐고, 첫 아이 때 겪지 못했던 일이 너무나 많았다. 육아종이 그러하였고, 유문협착증을 의심할 만큼 잦은 토가 그러하였다.

매일 새로운 과제를 마주하는 기분이 제법 힘이 들지만 자주 소통하는 육아 선배의 말을 오늘도 되새겨본다. 버라이어티한 육아 라이프를 즐겨라! 당황하고 힘들어 하면 그 무엇보다 어려운 게 육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