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특기 진료 시즌2] (15) 서울성모병원 유방암센터
[주특기 진료 시즌2] (15) 서울성모병원 유방암센터
  • 박효순 경향신문 의료전문기자(부국장)
  • 기사입력 2023.01.12 11:04
  • 최종수정 2023.01.12 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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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간 수술 1000건 이상, 유방암 치료의 허브
유방암 환자에 대한 다학제 협진 장면 (출처) 서울성모병원

 

[헬스컨슈머] 최근 발표된 2020년 국가암등록본부 통계에 따르면 유방암은 한국인 여성이 가장 많이 걸리는 여성암 1위이다. 2020년에 2만 4923명이 유방암 진단을 받았다. 우리나라 유방암 환자수는 꾸준히 증가 추세로, 지난 2007년 이후 연평균 4.3%의 증가율을 보이고 있다. 남성에서도 여성 유방암의 1% 이하로 발병하고 있다.

유방암 초기에는 대부분 아무런 증상이 없다. 가장 흔한 증상은 통증 없는 멍울이 만져지는 것이다. 병이 진행되면 유방뿐 아니라 겨드랑이에서도 덩어리가 만져질 수 있다. 유두(젖꼭지)에서 피가 섞인 분비물이 나오거나 그 부위에 잘 낫지 않는 습진이 생기기도 한다. 암이 심하게 진행되었을 경우에는 유방의 피부가 속으로 끌려 들어가 움푹 파일 수 있으며 유두가 함몰되기도 한다. 남성의 경우 대부분 고령자에게 발생하는데, 보통 젖꼭지 밑에서 딱딱한 덩어리가 만져진다.

유방암 발생 증가 원인을 확실하게 규명하기는 어렵지만 고지방·고칼로리의 서구화된 식생활과 비만, 늦은 출산 및 출산율 감소, 수유 감소, 습관적 음주 등이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빠른 초경·늦은 폐경 등 여성 호르몬인 에스트로겐의 노출 기간을 증가시키는 요인들 또한 유방암 발병의 원인으로 추정한다. 암 건강검진의 활성화에 의한 조기검진 증가도 유방암 환자 수 증가에 영향이 있는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유방암센터장 박우찬 교수의 수술 장면 (출처) 서울성모병원

 

■자가조직을 이용한 최신 유방재건술 시행
유방암 치료는 수술적 절제가 원칙이다. 유방을 벗어나 다른 장기로 퍼진 유방암 4기를 제외하고, 수술로 암세포를 없애는 것이 중요하다. 4기에는 항암화학요법 등 전신적인 치료가 우선으로 한다. 암의 크기에 따라 유방을 살리는 부분절제술을 하기도 하고, 유방 전체를 절제하는 전절제술을 하기도 하는데, 최근 조기 발견이 늘고 수술 전 선행항암화학요법을 하는 경우가 늘고 있어 부분절제술 건수가 많은 편이다. 수술은 유방을 가능한 한 보존하는 방향으로 진행하며, 불가피하게 전절제술을 하더라도 환자와 수술 전 협의해 암 절제 수술과 동시에 유방을 복원하는 유방재건 성형수술을 시행한다. 유방암 수술 후에는 종양학적인 결과만큼 중요한 것이 환자의 미용적 만족도이다.

서울성모병원 암병원 유방암센터는 유방재건술 시행에 주력하고 있어 자가조직을 이용한 재건 방법과 유방보형물을 이용하는 방법 중 환자의 상황을 고려한 맞춤형 수술을 시행하고 있다. 자가조직을 이용한 재건방법은 깊은 하부상 복부 천공지 피판수술을 주로 시행하며, 높은 난이도에도 불구하고 국내에서 가장 낮은 피판 괴사율(약 0.3% 추산)을 가지고 있다. 유방재건술은 외과 수술과 동시에 시행되는 추세이다. 동시재건은 두 번에 나눠서 수술하는 대신 한 번에 수술하기 때문에 경제적으로도 이득이고, 환자의 삶의 질 측면에서도 도움이 된다. 동시재건은 방사선치료, 항암치료 계획에 지장이 없고 재발률과도 무관하다. 특히 세계 처음으로 유방 재건술에 초음파 절삭기를 도입해 출혈 없이 조직을 잘라 조직 손상과 통증을 줄이고, 수술시간을 다른 병원 절반 수준으로 줄여 환자 만족도를 높였다.

특히 2010년 경부터 유방암 진단을 받고 수술을 한 환자의 치료 과정에 정신종양학 전문의를 만나기 위한 시스템을 만들어놨다. 수술하고 난 뒤 첫 번째 외래 진료 전후에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진료를 보게 한 것이다. 이 시스템이 만들어진 뒤 처음에는 10명 중 3~4명의 환자가 왔다면 요즘은 유방암 자조모임을 통해 입소문이 돌면서 70~80%까지 오고 있다고 한다.

 

■유방암 수술환자 5년 생존율 96%
서울성모병원 유방암센터는 원스톱 서비스(One Stop Service)를 시행해 내원한 환자가 한 번에 임상 진찰과 유방촬영술, 초음파, 조직 검사를 시행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유방암을 진단받은 경우에 있어서는 즉시 수술 전 검사를 시행하고 병리과, 방사선종양학과, 성형외과, 종양내과, 전문간호사 등으로 이루어진 다학제 협진회의를 통해 수술 계획과 수술 후 보조요법을 논의해 환자에게 항상 최상의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 결과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유방암 진료 적정성 평가에서 매년 1등급을 획득하고 있다. 이는 수술, 항암화학요법 및 방사선 치료 등에서 유방암 치료의 적절성을 평가하는 것으로 암 치료 잘하는 서울성모병원 유방암센터 위상을 증명한 것이다. 특히 서울성모병원 유방암 수술 환자의 5년 생존율(2000~2019년 동안)은 95.5%에 달한다.

2022년에는 유방암 수술 ‘연간 1000례’를 11월 중순에 달성했다. 유방암센터의 유방암 수술은 매년 평균 10% 이상의 성장세를 보였다. 2019년 6월부터는 진료 성장세에 발맞춰 외래진료 공간을 확장해 독립된 유방암센터에서 환자 진료를 시행, 환자들의 편의성 증대와 만족도 향상에 기여해왔다.

센터장 박우찬 교수는 “지난해 11월 중순 유방암 수술 건수가 연 1000례를 넘어서는 신기록을 달성해 이제는 유방암 진료가 제 궤도에서 제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는 지표로 생각된다”면서 “유방외과 및 유방암센터 소속 교직원들과 유방암 진료에 직접 혹은 간접으로 관계되어 협조해주신 여러 부서 교직원 여러분들께 깊은 감사를 드린다”고 말했다. 박 센터장은 “가톨릭 이념에 따른 환자 진료를 기본으로 초심을 잃지 않고 계속 정진한다면 유방암 진료를 선도하는 날이 오리라 굳게 믿는다”고 말했다.

'유방암 수술 연간 1000례 달성' 기념식 (출처) 서울성모병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