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요칼럼]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에게 필요했던 영양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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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의혁(사단법인 건강소비자연대 해외학술정보이사)
  • 기사입력 2023.04.06 11:54
  • 최종수정 2023.04.06 1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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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타민D와 자폐증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헬스컨슈머] 지난 일요일(매년 4월2일)은 세계 자폐증 인식의 날이었다. 자폐에 대한 사회적 인식을 높이고 조기진단, 적절한 치료 등을 통해 자폐 증상을 완화하기 위하여 2007년 국제연합총회에서 만장일치로 선포한 날이다.

최근 자폐증(자폐스펙트럼장애, Autism Spectrum Disorder, ASD)의 유병률은 전 세계적으로 매우 높은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2020년 기준 국내 자폐증 인구는 2010년 대비 약 2배 증가한 3만1000명에 달해 10년 새 가장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

자폐증은 아동의 약 1~2%에서 발병하는 신경 발달장애다. 주로 사회적 관계 형성의 어려움과 정서적 상호작용의 문제, 반복적 행동과 제한된 관심 등이 특징이다. 발병 원인은 유전과 환경적 요인의 상호작용 등 이유가 있지만, 주로 아기가 자궁에 있을 때 충분하게 영양분을 공급받지 못해 뇌 발달이 제대로 안 되어 발생한다. 일반적으로 태아에게 가장 부족한 영양소는 비타민D이다.

뇌와 비타민D의 관계는 매우 밀접하다. 뇌세포에는 비타민D 수용체가 있으며, 그 수용체에 비타민D가 결합되어야 만 세포가 일을 시작한다. 즉, 비타민D가 뇌 세포에 존재하는 수용체에 충분히 공급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임산부가 비타민D 부족/결핍이라면, 자연스레 태아도 비타민D를 제대로 공급받지 못하여 뇌세포 발달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안타깝게도 대한민국 전 국민의 84%가 비타민D 부족 및 결핍 상태이다. 특히 가임기 여성들의 비타민D 수치는 전체 평균(16.1ng/ml)보다도 더 낮은 상황이다.

2022년 5월 중국 쿤밍 의과대 소아과 병원 연구팀은 임신과 어린 시절의 비타민D 결핍이 자폐증 발생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증거가 증가하고 있으며, 비타민D를 보충하면 자폐증 증상을 크게 개선할 수 있다는 연구 또한 증가하고 있다고 국제학술지≪행동신경과학 프론티어(Frontiers in Behavioral Neuroscience)≫에 발표하였다.

2021년 12월 아랍에미리트의 아랍에미레이트대학교 의대 연구팀은 12개의 실험 연구를 검토한 결과 자폐증 어린이는 정상적인 어린이보다 비타민D 수치가 현저히 낮고, 비타민D를 보충하면 자폐증 중증도를 유의하게 감소시킨다고 국제영양학회지인 《뉴트리언츠(Nutrients)》에 발표하였다.

2020년 5월 중국 사우스웨스트 의과대학 부속병원 소아과 연구팀은 비타민D 보충이 자폐증의 전형적인 증상을 개선하여 자폐증 어린이에게 유익하다는 연구 결과를 《임상정신약물학 및 신경과학'(Clinical Psychopharmacology and Neuroscience)》 저널에 발표하였다.

2017년 6월 비타민D 연구의 권위자이자 비영리단체인 비타민D 카운슬(Vitamin D Council) 설립자인 존 칸넬(John Jacob Cannell) 박사는 점점 더 많은 증거가 임신 및 유아기 비타민D 결핍이 일부 자폐증을 유발할 가능성을 지적하며, 자폐아이거나 자폐아가 될 예정인 어린이는 영향을 받지 않은 형제자매에 비해 임신 3개월, 출생 시 및 8세에 비타민D 수치가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내분비·대사질환 리뷰(Reviews in Endocrine and Metabolic Disorders)》에 발표하였다.

2014년 9월 카타르 하마드 종합병원 소아과 연구팀은 건강한 어린이에 비해 자폐아의 비타민D 결핍이 더 높으며 어린이에게 비타민D를 보충하는 것이 자폐증의 위험을 줄이기 위한 안전하고 효과적인 전략일 수 있음을 《소아 신경 과학 저널(Journal of Pediatric Neurosciences)》에 발표했다.

(출처) 게티이미지코리아
(출처) 게티이미지코리아

비타민D는 인간 유전자 중 약 3%를 조절하는 스테로이드 호르몬으로 대사된다. 세포 증식, 분화, 칼슘 신호 전달, 신경 영양 및 신경 보호 작용에 영향을 미치는 뇌 발달에 활동적인 신경 스테로이드 호르몬이다. 또한 신경 전달 및 시냅스 가소성에 영향을 미치기도 한다.

비타민D는 항염증 특성, 뉴로트로핀 생성 자극, 발작 위험 감소, 글루타티온 및 세로토닌 수치 조절을 통해 산화 스트레스를 줄여 자폐증 어린이의 신경 발달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1년 전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가 인기를 끌며 자폐증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정부가 AI 기반 자폐증 선별·진단 사업에 약 100억원의 예산을 투입하기로 했다고 발표하였다.

하지만 자폐증을 선별하고 진단하는 것보다 이를 예방하고 치료를 촉진하는 것이 더 중요하지 않을까?

국내 임산부 및 자폐증 아이들에게 비타민D를 보충하여 충분한 수치(40~60ng/ml)를 유지시킨다면 경제적인 비용으로 더 효과적인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가뜩이나 부족/결핍한 가임기 여성들의 비타민D 수치 정상화를 위해, 정부에서는 보건소에서 실시하는 임산부 엽산 무료 보급도 중요하지만 이에 못지않게 비타민D 무료 공급도 고민해 보길 기대한다.

전의혁(사단법인 건강소비자연대 해외학술정보이사)
전의혁(사단법인 건강소비자연대 해외학술정보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