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특기진료 시즌2] (25) 고려대 구로병원 ‘고위험 산모·신생아 통합치료센터’
[주특기진료 시즌2] (25) 고려대 구로병원 ‘고위험 산모·신생아 통합치료센터’
  • 박효순 경향신문 의료전문기자(부국장)
  • 기사입력 2023.06.14 10:15
  • 최종수정 2023.06.14 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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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건강한 임신과 행복한 출산의 희망봉

- 산부인과·소아청소년과 ‘유기적 협진’
오민정 센터장이 태아초음파 검사를 진행하고 있다.  *고려대 구로병원 제공

 

[헬스컨슈머] 바야흐로 저출산 시대이다. 2022년 합계출산율은 0.78명으로 1970년 출생통계 작성 이래 최저치를 기록했다. 출산연령은 점차 증가하고, 35세 이상 고령 산모 비율도 높아지고 있다. 문제는 이 같은 고령 임신이 신생아를 위태롭게 해 조산아(이른둥이), 저체중아 증가의 원인이라는 점이다. 고위험 산모·신생아 늘어나는 현재, 전문 치료기관이 절실하다.

의료계와 학계에 따르면, 전체 출생아 중에서 임신 37주 미만 조산아의 비율은 2010년 5.8%에서 2020년 8.5%로 늘었다. 불임으로 시험관 아기 시술이 늘면서 다태아 비율도 같은 기간 2.7%에서 4.9%로 급격히 높아졌다. 쌍둥이 등 다태아는 저체중과 조기 분만 가능성이 높고, 산모에게도 임신중독증과 산후 출혈 증상이 4배쯤 많이 나타날 수 있다. 이처럼 고위험 산모와 중증질환 신생아가 늘면서 이들을 치료할 고도의 의료장비와 숙련된 의료진은 물론 관련 진료과 간 협진이 더욱 절실해졌다.

고려대 구로병원은 2019년 보건복지부로부터 ‘고위험 산모·신생아 통합치료센터’로 지정됐다. 고위험 산모 및 신생아 집중치료와 관련해 권역에서 최고 수준의 고도 의료행위가 가능한 최종 치료기관으로 인정받은 것이다. 고위험 임산부의 임신부터 출산 이후까지 산모 및 태아, 신생아를 전문적으로 관리한다. 서울에는 고려대 구로병원을 비롯해 단 4곳만 고위험 산모·신생아 통합치료센터로 지정되어 있다.

조금준 산부인과 교수의 태아초음파 검사 장면.  *고려대 구로병원 제공

■고위험 분만 비율 78.5%…적정성 평가 연속 1등급

저출산 현상으로 분만건수가 감소하고 있지만 고려대 구로병원의 분만 건수는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고위험 산모 분만 비율 역시 2021년 74.4%에서 2022년엔 78.5%로 증가하며 권역 내 고위험 산모와 태아 치료의 중심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고려대 구로병원 고위험 산모·신생아 통합치료센터 오민정 센터장(산부인과)은 “붕괴되고 있는 분만 인프라 속에서 임산부와 신생아의 생명을 전적으로 책임지는 센터가 서울 서남권역 중심에 구축된 것은 큰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오 센터장은 “주변 지역은 물론 김포국제공항, 인천항, 서해안고속도로, 경부선·경인선 철도, 지하철 1·2·7호선 등으로 연계되는 교통 요충지에 위치해 지방에서도 우리 센터에서 분만하기 위해 찾아온다”고 전했다.

고려대 구로병원 고위험 산모·신생아 통합치료센터의 신생아 중환자실은 2022년 5월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실시한 적정성 평가에서 2회 연속 1등급을 획득했다. 올해 5월에는 분만실 및 신생아 중환자실을 리모델링 및 확장해 보다 안전하고 쾌적한 환경에서 고위험 산모 및 신생아 집중치료가 가능해졌다. 가족분만실, 진통실, 신생아 중환자실, 신생아실이 확장됐고 1인실 및 2인실이 확충됐다. 특히 신생아중환자실 격리실에 전실을 설치해 감염관리를 강화했다.

오 센터장은 “고위험 산모의 행복한 임신과 안전한 분만을 돕고, 유기적 다학제 협진을 통해 고위험 태아-신생아에게 통합치료를 제공함으로써 권역 내 고위험 산모 신생아의 의료질을 향상시켜 나갈 것”이라며 “나아가 국내 고위험 산모 및 신생아를 위한 의료 방향을 제시하는 등 선도적인 역할을 수행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신생아중환자실 의료진의 돌봄 장면.  *고려대 구로병원 제공

■분만실·신생아 중환자실 확장…감염관리도 강화

고려대 구로병원 고위험 산모·신생아 통합치료센터는 산모·태아 치료부와 신생아 치료부로 세분화되어 체계적으로 환자들을 관리하고 있다. 산부인과와 소아청소년과 의료진이 24시간 대비하고 있어 즉각적이고 안전하게 고위험 분만이 가능하다. 특히 모성 사망의 대부분은 과다출혈이 문제인데, 고려대 구로병원은 산후 출혈에 대한 치료 프로토콜을 개발해 운영 중이다. 주변 의료기관과 응급 이송체계 및 진료 연계 체계도 구축하고 있으며, 전원되는 산후 출혈 산모에게 통합치료를 제공하며 권역 내 고위험 산모의 건강을 책임진다.

고위험 산모 증가로 조산도 크게 늘었는데 이런 경우 출생 직후 필요한 처치를 놓치면 위험할 수 있다. 오 센터장은 “고려대 구로병원은 매주 산부인과-신생아분과, 소아외과 컨퍼런스를 통해 고위험 산모와 신생아 상태 및 치료에 대해 논의하고 유기적 협진을 통해 신생아에게 최적의 맞춤 치료를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고려대 구로병원은 고위험 산모 및 신생아를 위한 의료질 향상을 위해서도 다양한 노력을 기울인다. 서울 서남권 보건소와 연계하여 구로구, 양천구 등 지역 내에서 산모교실을 운영하고 있으며, 구로병원 자체적으로도 올해도 3월부터 11월까지 매달 산모 교실을 개최한다. 예비 산모뿐만 아니라 산모, 출산 이후의 산모 및 신생아 관리를 위한 유익하고 올바른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신생아중환자실의 조제실. *고려대 구로병원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