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특기진료 시즌2] (27) 인하대병원 소아전문응급의료센터
[주특기진료 시즌2] (27) 인하대병원 소아전문응급의료센터
  • 박효순 경향신문 의료전문기자(부국장)
  • 기사입력 2023.07.12 14:20
  • 최종수정 2023.07.12 14:2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소아청소년 응급질환 해결 ‘희망봉’

- 휴일과 야간에도 전문의가 신속히 치료
인하대병원 소아전문응급의료센터 의료진. 왼쪽부터 김근영 센터장과 응급의학과 김민솔·박상미·이의영·이나현·박상혜 교수. *인하대병원 제공

[헬스컨슈머] 최근 국내 소아청소년의학과 전문의 부족 사태로 진료체계가 무너질 위기에 처해 있다. 게다가 소아응급실의 폐쇄가 잇따라서 관련 응급의료체계에 빨간불이 켜졌다. 아이들의 응급질환에 대한 대처능력이 국가적으로 취약해지고 있다.

인하대병원 소아전문응급의료센터는 소아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응급의료체계의 큰 축을 담당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특히 인하대병원은 현재 전국적인 소아청소년과 전공의 감소에 대비, 소아청소년과 전문의 인력 확보를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응급의학과 전문의 중 일부는 소아응급의학 세부전문의 자격을 취득하는 등 소아청소년 치료 역량을 지속적으로 강화해 왔다.

인하대병원 이택 병원장은 “소아청소년과 위기 상황에서도 인천에서 유일하게 중증·난치 소아 환자들의 외래진료, 응급진료, 입원치료까지 모두 공백 없이 가능했던 곳이 인하대병원”이라며 “최근 5명의 소아청소년과 전문의를 추가 영입했고, 소아 병상도 확대할 계획인 만큼 필수의료에 대한 사명감을 가지고 역량 강화에 지속적으로 힘쓰겠다”고 말했다.

인하대병원 소아전문응급의료센터 앞에 모인 의료진. *인하대병원 제공

■소아응급질환 전문 장비와 인력 갖춰

현재 전국적인 소아청소년과 전공의 지원율 감소로 소아환자에 대한 응급실 진료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에 대비해 이미 소아청소년과 전문의 인력 확보에 심혈을 기울였던 인하대병원의 지역사회에서의 역할은 더욱 증대됐다.

인하대병원이 최근 개소한 소아전문응급의료센터는 소아응급 전담 전문의가 24시간 진료를 통해 소아청소년 응급환자 진료의 중추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지난 4월 인하대병원은 소아전문응급의료센터 지정을 받았다. 그동안 외래진료와 권역응급의료센터 등을 통해 공백 없는 소아 진료체계를 유지했던 인하대병원이 전문센터로 공식 지정받은 것이다.

소아전문응급의료센터는 성인 응급실과 분리되는 별도의 소아 전담응급실을 운영한다. 또 연령별로 소아를 위한 의료장비를 갖추고 24시간 소아응급 전담의사를 통한 소아응급환자 진료가 이뤄진다. 센터에는 소아 응급환자 병상 5개, 중증 소아 응급환자 병상 2개를 비롯해 소아 음압격리 병상과 일반격리 병상 각각 1개씩 운영된다. 이와 함께 소아 전용 제세동기와 인공호흡기, 이동 환자감시장치 등 필수 의료장비를 갖추고 있다. 전문의 6명과 간호사 16명 등 소아 응급환자 전담 의료진도 확보했다.

김근영 소아전문응급의료센터장은 “휴일이나 야간에도 긴급 치료가 필요한 소아들의 방문이 이어지고 있는 만큼 아이들이 안심하고 신속한 치료받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인하대병원 소아전문응급의료센터 개소식 장면 *인하대병원 제공

■24시간 운영, 지역사회 든든한 버팀목

인천의 인구 수는 지난해 기준 약 292만명으로, 전체 17개 시도 중 5번째 규모다. 이 중 19세 이하 소아청소년 인구는 약 49만명(17%)에 달한다. 2020년 지역별 소아청소년 환자의 응급실 이용 현황을 분석한 결과, 인천은 전국 60만3006건 중 4만4127건(7.3%)으로 6대 광역시 중 1위, 전체 17개 시도 중 3위를 차지할 만큼 소아청소년 환자의 응급실 이용이 많은 지역이다.

최근 인천에 사는  A씨(32)는 돌을 갓 넘긴 딸아이가 고열에 시달려 인하대병원 소아전문응급의료센터를 찾았다. 앞서 아이가 열이 39도를 넘겨 동네 병원을 찾아 해열제를 먹였지만 밤사이 아이가 축 쳐지다가 갑자기 열경련까지 일으켰기 때문이다. 동네 병원들이 모두 문을 닫아 김씨는 119에 도움을 요청했고 소방은 24시간 운영 중인 인하대병원 소아전문응급의료센터로 아이를 이송했다.

인하대병원 소아전문응급의료센터에선 아이의 몸 상태 확인을 위해 곧바로 혈액 검사와 소변 검사, 흉부 엑스레이 촬영을 했다. 이후 아이의 열이 신속히 내리도록 해열제와 수액을 처방했다. 다행히 아이는 정상 체온을 되찾았고, 각종 검사에서 이상 결과도 나오지 않아 무사히 퇴원했다. A씨는 “늦은 시간 아이의 상태가 갑자기 안 좋아져 너무 당황했지만 치료를 잘 받을 수 있어 다행이었다”면서 “가까운 곳에 언제든 아이가 치료받을 수 있는 병원이 있어 마음이 놓인다”고 말했다.

경기도 김포에 사는 B씨(28)도 지난달 5살 아들의 팔이 빠져 인하대병원 소아전문응급의료센터에서 긴급 치료를 받았다. B씨가 넘어지려는 아이를 붙잡는 과정에서 아이의 팔이 빠져 센터를 찾은 것이다. 고통을 호소하며 울던 아이는 응급의학 의료진으로부터 치료를 받은 뒤 진정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