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5세 이상 고령자 60%가 건강이해력-대응력 문제
75세 이상 고령자 60%가 건강이해력-대응력 문제
  • 윤지현 기자
  • 기사입력 2023.08.14 14:39
  • 최종수정 2023.08.14 1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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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전체는 24.6%가 문제...건강행태에 나쁜 영향 미쳐

 

(출처) 게티이미지코리아
(출처) 게티이미지코리아

 

[헬스컨슈머] 여성 경제활동인구의 증가, 고령화 등과 함께 여성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우리나라 여성은 연령별 건강리터러시, 다시 말해 대응능력이나 이해력에서 아주 큰 차이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나 이에 대한 관리가 중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하 보사연)이 펴낸 보건복지푸럼 7월호에 게재된 ‘여성의 건강리터러시와 건강행동(천희란 중원대학교 보건행정학과 부교수 · 박은자 보사연 연구위원)’의 연구에 따르면 75세 이상 후기 고령자의 경우 약 60%에서 건강리터러시(대처능력) 문제가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즉, 우리나라 여성의 건강리터러시 위험을 측정한 결과 24.6%가 건강리터러시 문제를 가지고 있는데, 16~64세에 비해 65세 이후 현저하게 높아지는 것으로 밝혀졌다는 것.

이 연구에서는 청소년부터 노년기 여성 인구를 대상으로 생애주기와 특성에 따른 건강리터러시 수준을 알아보고, 건강리터러시와 8가지 건강행동의 관련성을 분석했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연구팀은 건강리터러시가 낮은 그룹은 모든 연령대에서 주관적 건강 수준이 낮고, 건강행태가 나쁜 경향을 보인다고 덧붙였다.

또 건강리터러시는 건강행동에 영향을 미치며, ‘현재 및 과거 흡연, 고위험 음주, 신체활동, HPV 예방접종, 자궁경부암 검진, 유방암 검진’ 지표에서 생애주기별 차이가 있다며 건강리터러시의 영향을 고려하여 건강행태와 건강 수준을 개선하는 정책과 프로그램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특히 건강 형평성과 여성 건강 증진을 위해 다양한 영역에서 건강리터러시 근거가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만성질환 관리능력 키워줄 지원책 필요

또한 이 연구를 진행한 박은자 위원의 또 다른 연구인 ‘여성의 생애주기에 따른 건강 현황 및 시사점’에서는 “여성은 유방암, 난소암 등 여성 고유의 건강 문제를 가지고 있다”며 “생애주기별로 신체·생리적 변화와 사회경제적 환경이 여성의 건강에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 연구는 청소년기부터 노년기까지 5567명의 여성을 대상으로 조사한 ‘2022년 한국 여성의 성·생식 건강조사’ 자료를 분석한 결과 연령이 증가할수록 양호한 주관적 건강 수준은 낮아지고 만성질환이 증가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이 연구는 “청소년과 19~39세 초기 성인에서 우울감이 높았다. 청소년과 초기 성인에서 빈혈증과 저체중의 건강 문제가 있었는데, 중장년과 노인에서는 비만과 생식기계 질환을 포함한 주요 만성질환 유병률이 높았다. 저체중과 비만은 노인을 제외한 모든 생애주기에서 주관적 건강 수준과 관련이 있었다”고 지적했다.

연구는 여성은 생애주기별로 위험 요인과 건강 문제가 달라지므로 생애주기를 고려하여 건강 증진 전략을 마련하고 만성질환 관리를 지원할 필요가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포럼에 담긴 또 다른 연구 ‘여성의 부인과 의료 이용 현황과 과제(최승아 고려대학교 의과대학 예방의학교실 부교수)’에 따르면 “지난 2022년 수행된 ‘한국 여성의 생애주기별 성·생식 건강조사’의 의료 이용 설문 결과 여성의 생애주기에 따라 주요 부인과 건강 문제와 미충족 의료 경험률에 차이가 있었다”는 사실을 지적했다.

부인과 진료 장애요인 걷어내고 생리와 폐경 관리정책 펴야

그는 “초기 성인과 청소년에서 노인보다 대체로 부인과 건강 문제가 흔했다. 중장년층에서는 10명 중 1명꼴로 자궁근종 제거 시술을 받았다. 부인과 진료가 필요한데도 받지 못한 주된 이유는 시간이 없는 것과 산부인과 검진이 불편한 것이었다”며 “한국 여성들의 삶의 질을 높이고 기대수명 대비 건강수명의 분율을 높이려면 부인과 진료의 장애물을 줄일 수 있는 정책과 프로그램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또한 ”한국 여성들이 적시에 필요한 부인과 의료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현재 여성들이 갖고 있는 부인과 건강 문제를 확인하고 부인과 의료 이용 현황과 함께 여성들이 부인과 진료에 어려움을 겪는 원인을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을 역설했다.

7월호 포럼 권두언으로 ‘여성건강관리의 필요성과 고려사항’을 기술한 박현영 국립보건연구원 미래의료연구부장은 여성 건강관리와 이를 위한 정책 개발을 위해 첫째, 여성 건강 수준에 대한 현황 분석이 우선되어야 하고 둘째, 건강이나 질병 관련 분석에서 성별뿐 아니라 젠더 관점으로 확산할 필요가 있어야 하며 셋째, 여성 특이적 건강 상태에 대한 포괄적 접근이 필요하다”는 전제를 내놓았다.

그는 “건강 상태나 질병 현황에 대한 단순한 성별 차이를 넘어 원인에 대한 분석이 지속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며 “건강 결정에는 나이와 성별 차 이외에 사회적, 물리적 요인들이 크게 관여하기에 보건의료 영역에서 젠더 관점의 분석과 관리 정책이 필요한 이유”라고 밝혔다.

또한 그는 “2022년 한국 여성의 생애주기별 성·생식 건강 조사에 따르면 여자 청소년의 40% 이상이 심한 월경통을 겪고 있고 성인 여성에서도 45% 이상이 심한 월경전증후군이 있음에도 일부만이 병의원 진료를 받는다고 한다”면서 그간 여성 건강에 대해서는 출산과 난임에 집중되었으나 이제는 생리와 폐경을 아우르는 연구와 관리 정책 확산이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아울러 질병을 넘어 여성 건강에 미치는 사회경제적 요인에 대한 접근이 확대되어야 한다고 강조하는 가운데 외모에 대한 인식, 여성의 노동 형태, 가정에서의 돌봄노동 등에 대한 고려 없이는 여성 건강 수준의 개선은 어렵기에 앞서 언급한 젠더 분석을 넘어 사회문화적 환경의 중재에 관한 연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박 부장은 마지막으로 소수 집단에 대한 고려가 필요하다는 전제 아래 출산율을 고려한다면 향후 우리 사회에서 이들의 비중은 계속 커질 것으로 예상되기에 이주 여성에게 관심을 가져야 할 이유가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