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요칼럼] 비타민D 검사, 과연 필요 없을까?
[목요칼럼] 비타민D 검사, 과연 필요 없을까?
  • 전의혁(사단법인 건강소비자연대 해외학술정보이사)
  • 기사입력 2023.08.17 14:52
  • 최종수정 2023.08.17 1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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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치로 관리하는 비타민D

[헬스컨슈머] 작년 11월 21일 대한민국 의학 한림원은 서울대 암연구소에서 '과잉 건강검진 이대로 좋은가'를 주제로 보건의료포럼을 열었다. 여러 주제 중 명승권 국립암센터 가정의학과 교수는 '비타민D 결핍 선별검사'의 문제점을 짚었다. 
결론적으로 비타민D 검사는 필요 없고, 비타민D 보충도 필요 없다고 주장하며 다음과 같이 언급하였다.
“현재로서는 하루에 10분 이상의 햇볕을 쬐는 것으로 충분한 비타민D가 우리 몸에서 생성이 돼서 몇 주 이상에 걸쳐서 천천히 혈액에 방출이 되면서 우리 뼈 건강, 여러 가지 건강에 도움이 될 수 있기 때문에 굳이 따로 일반인들은 비타민D 검사, 혈중검사 할 필요도 없고요. 그 기준으로 20, 30 기준으로 해서 당연히 부족한 사람이 많은데 이런 경우 보충을 굳이 할 필요도 없습니다.”

과연 그럴까?
일단 비타민D 보충에 있어서는 이론적으로 맞는 말이다. 
반팔과 반바지 차림으로 자외선 차단제를 바르지 않은 채 피부가 연분홍색으로 변하는 시간(1의 최소홍반량, 1 MED)의 1/4 ~ 1/2 정도로 팔과 다리를 노출시키면 평균 2,000IU~4,000IU의 비타민D를 얻을 수 있다. 예를 들어 피부가 분홍색이 되는 데 30분이 걸린다면 약 8∼15분을 햇볕을 쬐야 하루 2,000IU~4,000IU의 비타민D가 생성된다는 말이다.

 

 (출처) instagram.com/metabolic_mike/)

 

하지만 이는 구름이 없거나 황사, 미세먼지 등이 없는 맑은 날씨에서도 자외선 지수가 높은 오전 10시~오후 3시경에나 가능하다. 더욱이 북위 35도 이상에 위치해 있는 대한민국은 늦봄에서 초 가을에만 가능한 경우이다.
여기에 더해 개인적인 차이(나이, 피부색깔, 비만도, 등등)까지 고려해야 한다.
하지만 그 무엇보다 피부과 의사들의 피부 노화 및 피부암 등의 경고로 인해 맨 얼굴, 맨 살로 뜨거운 햇빛을 마주하는 사람이 있을까 의문이다.
결국 현실적으로는 명승권 교수가 말한 것처럼 햇빛으로 비타민D를 보충하기는 거의 불가능하다.

또한 음식으로도 비타민D를 보충하기는 불가능하다.
왜냐하면 다른 모든 비타민과 미네랄과는 달리 비타민D는 유일하게 햇빛으로 보충하게끔 인류는 진화해 왔기 때문이다. 이것이 바로 비타민D 함유 식품(채소, 과일, 곡물, 육류 등등)이 적은 이유이기도 하다. 인간은 햇빛으로 필요한 비타민D를 100% 충족시킬 수도 있지만, 일반적으로는 80~90%는 햇빛 그리고 10~20%는 음식으로 필요 비타민D를 충족시켜왔다.
그렇기 때문에 다른 영양소와는 달리 비타민D 만큼은 절대적인 보충제의 도움이 필요한 것이다.

 

 

비타민D 검사가 중요한 이유는 비타민D를 복용하는데 있어서 개인별 용량 반응이 모두 다르기 때문이다. 즉 같은 용량을 복용하더라도 개인마다 비타민D 수치가 모두 다르게 나타난다는 말이다. 복용량 만으로는 자신의 비타민D 수치를 예측할 수 없다. 
같은 량의 비타민D를 복용한다 하여도 개인의 유전적 특징, 체질, 복용약, 생활습관 등의 차이로 인해 도달하는 혈중 농도 수치는 제 각각이다. (위 그림 참조)

예를 들어, 매일 4000IU를 복용한 사람들의 도달 혈중 농도는 아래 표와 같이 10ng/ml에서 150ng/ml까지 관찰되고 있다. 같은 양의 비타민D를 복용해도 도달 수치는 15배까지 차이가 난다는 것이다.
이론적으로는 1000IU 복용시마다 수치 10ng/ml가 상승한다고 하지만, 현실적으로는 비타민D 검사를 해보기 전에는 자신의 수치가 얼마인지 절대 알 수 없다.

 

 

비타민D에 대한 정보는 여러 미디어를 통해 충분하도록 알려지고 있다. 특히 우리 몸의 건강에 대한 유익한 기전이 갈수록 확대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한민국 국민의 평균 비타민D 수치가 결핍 수준인 16.1ng/ml에 불과하며 정상 수치(30~100ng/ml)인 국민은 전체 3%에 불과한 가장 큰 이유는 자신의 수치를 모르고 있기 때문이다.

작년 6월 대한정형외과학회는 지난 5년(2016~2021년)간 환자가 가장 많이 증가한 정형외과 질환을 발표하였다. 무려 31% 늘어난 골다공증이 바로 그 질환이다. 또한 국내 노인 2명 중 1명은 골감소증(골다공증 전 단계) 환자로 추정되고 있다.
만약 명승권 교수의 주장대로라면 비타민D 결핍/부족이 주 원인인 골감소증 및 골다공증 등 뼈 건강 질환자들이 그렇게 늘어나지 않았을 것이다.

(출처) 게티이미지코리아

지금까지 권유되어 온 비타민D 보충 방법 및 비타민D로 지키는 건강 관리 방법이 바뀌어야 되는 시점이다. 물론 자연 햇빛으로 보충되는 비타민D는 보충제보다 더 좋은 점이 많지만, 현실적으로 쉽지 않기 때문에, 보충제라도 제대로 복용하여 비타민D 건강 수치를 관리할 수 있는 현실적인 지침이 필요한 시점이다.

비타민D 결핍 자체로는 이상이 생길 리 없다. 비타민D 결핍으로 생기는 100여가지 다양한 합병증이 문제일 뿐이다. 마치 고혈압 수치 및 당뇨 수치 자체로는 별 문제가 없지만, 그로인한 여러 합병증이 문제가 되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고혈압과 당뇨를 수치로 관리하듯이 비타민D도 수치로 관리해야 한다. 비타민D는 더 이상 영양소가 아니다. 내분비 호르몬, 스테로이드 호르몬으로 우리 몸에 적정 수치 이상을 유지해야 건강함을 유지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비타민D 검사를 통해 자신의 수치를 정확히 알고 있어야 한다. 비타민D 검사는 고혈압 과 당뇨처럼 매일 수치를 확인하지 않아도 된다.

비타민D 전문 보건인들은 일년에 2번(비타민D 수치가 가장 높아질 수 있는 한 여름이 지난 9월 과 가장 낮아질 수 있는 겨울철이 지난 3월) 검사를 권유하지만, 적어도 1번은 꼭 검사를 해보고 자신이 목표하는 수치에 맞게 복용량을 조절하면 된다.
우리나라의 경우 동네 검진병원에 가서 1만~2만원 정도면 비타민D 수치를 위한 혈액 검사를 할 수 있다. 검사 후 3~4일이면 결과를 전화로 확인할 수 있는데, 결핍, 부족, 정상이라고 만 알려주기 때문에 수치를 반드시 물어보아야 한다.

 

 

검사를 해보지도 않고 자신의 혈중 농도를 모른 채 임의로 비타민D를 복용하다 보면 비타민D 정상 수치(30ng/ml 이상)는 물론 건상 수준인 40ng/mL~60ng/mL를 유지하기 어렵다. 내 몸의 상태를 정확히 아는 것이 건강을 유지하는 최선의 방법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전의혁(사단법인 건강소비자연대 해외학술정보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