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요칼럼] 비타민D 정상 수치에서 독성이 나타나는 경우
[목요칼럼] 비타민D 정상 수치에서 독성이 나타나는 경우
  • 전의혁(사단법인 건강소비자연대 해외학술정보이사)
  • 기사입력 2023.08.24 11:11
  • 최종수정 2023.08.24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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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타민D 과민증((Vitamin D Hypersensitivity)

[헬스컨슈머]

비타민D, 구루병 치유 노력의 결과

20세기 초반 산업 혁명의 가장 파괴적인 질환이었던 구루병을 퇴치하기 위하여 많은 과학자들이 노력한 결과 비타민D가 발견되었다.

비타민D 발견과 함께 구루병 치유를 위한 활동도 활발하게 전개되었다. 일반 대중들에게 비타민D를 더 쉽게 보충하게 하기 위해 비타민D가 함유된 다양한 강화 식품들이 상용화되기 시작했다.

비타민D 강화제는 우유는 물론 마가린, 땅콩버터, 커스터드 크림, 핫도그, 심지어 맥주에도 첨가될 정도로 대중화되었다. 1930~40년대 유럽과 미국 공공 보건 정부의 적극적인 비타민D 식품 강화 정책으로 서구 국가에서 구루병은 크게 근절되었다.

(출처: Holick, copyright 2013, 비타민D 강화 제품들)

(왼쪽 패널). (A) 우유에 자외선을 조사하고 비타민D가 함유되어 있음을 나타내는 우유병의 씰. (B) 활성화된 에르고스테롤이 우유에 첨가되었음을 나타내는 우유병의 뚜껑. (C) 우유가 비타민D로 강화되었음을 나타내는 우유병의 뚜껑. (D) 우유가 방사선 조사되고 비타민D를 함유하고 있음을 나타내는 우유병의 씰.

(오른쪽 패널) (A) 이 제품이 비타민D로 강화되었음을 나타내는 인장. (B) 조사된 에르고스테롤이 포함되어 있음을 나타내는 오일 병. (C) 비타민D가 강화되었음을 나타내는 맥주 캔. (D) 커스터드 크림에 비타민D가 포함되어 있음을 나타내는 광고

고칼슘혈증 출현과 비타민D 오해의 시작

그러던 중, 1950년대 초 영국에서 유아에게 고칼슘혈증이 발병하기 시작했다. 당시에는 몰랐던 비타민D에 과민하게 반응하는 윌리엄스 증후군 때문이었다. 1961년 뉴질랜드 윌리엄스(William) 박사에 의해 처음 보고된 윌리엄스 증후군(Williams syndrome)은 약 2만 명당 1명꼴로 발생하는 희귀 유전병이다. 이 유전 질환은 여러 증상이 있지만 유아기에 혈중 칼슘 수치를 증가시켜 고칼슘혈증을 일으키기도 한다.

(출처: ncbi.nlm.nih.gov/medgen/59799, 윌리엄스 증후군 어린이)
(출처: ncbi.nlm.nih.gov/medgen/59799, 윌리엄스 증후군 어린이)

정상적인 비타민D 복용량으로 발생했다고 입증되지는 않았지만, 당시 영국 소아과 협회 및 의료 기관은 그 원인으로 비타민D 과다 복용을 지목하며 비타민D 강화 제품의 판매 금지 및 비타민D 첨가량을 줄일 것을 권고하였고, 이에 따라 각국 정부는 비타민D 복용 용량을 엄격하게 통제하기 시작하였다.

한번 그릇된 편견에 사로잡힌 보건 전문인 및 대중에게서 비타민D에 대한 오해는 쉽게 사그라지지 않았다. 비타민D와 독성에 관한 수 많은 임상 연구 논문 결과에도 현재까지 대다수의 보건 전문인들에게 이 오해는 계속되고있다.

비타민D 과민증

윌리엄스 증후군(Williams syndrome)외에도 비타민D를 조금만 복용해도 칼슘 수치가 급속히 증가하여 고칼슘혈증(비타민D 독성)을 나타내는 질환들이 있다.

이런 질환이 있는 사람들은 비타민D 복용에 주의하며 전문의의 지도하에 비타민D 수치를 면밀히 확인해야 할 것이다.

(출처: GrassrootsHealth)
(출처: GrassrootsHealth)

유육종증(Sarcoidosis), 결핵, 림프종, 나병, 육아종을 유발하는 전신성 진균 질환(예: 히스토플라스마증, 콕시디오이데스진균증, 분아균증 등), 유아 피하 지방 괴사, 거대 세포 다발성 근염, 베릴륨증 등을 포함하는 육아종 장애(Granulomatous Disorder)는 비타민D 과민증을 유발할 수 있다.

육아종(Granuloma)은 여러 질병에서 나타나는 염증이다. 대식세포라는 백혈구가 덩어리진 것으로, 우리 몸의 면역체계가 어떤 병원체를 제거하고자 하나 제거할 수 없을 때 발생한다.

이러한 장애는 특정 기관의 구조와 기능을 변화시킬 가능성이 있으며, 특히 고칼슘혈증을 초래하는 칼슘 대사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들은 비타민D를 소량만 복용하거나 정상적인 비타민D 수치를 유지하더라도, 비타민D 수치 200ng/ml 이상에서나 나타날 비타민D 독성이 나타난다.

이러한 불균형은 육아종 조직 내에서 중간 활성형 비타민D(25(OH))가 활성형 비타민D(1,25(OH)2D))로 전환하는 시스템이 통제되지 않기 때문이다.

활성형 비타민D가 비정상적으로 높아지면 장과 뼈에 과도하게 작용하여 칼슘을 혈액으로 끌어들인다. 이는 골연화, 신장 결석 및 기타 신장 문제를 포함한 비타민D 독성 및 고칼슘혈증 증상을 나타나게 한다.

하지만 모든 육아종성 장애 환자에게 이러한 비타민D 이상 대사가 나타나는 것은 아니다.

이러한 상태가 있음을 알고 있거나 의심하는 경우 또는 비타민D로 인해 과민 반응 또는 부정적인 영향을 경험하는 경우에는 반드시 전문 의료인의 상담을 받아야 한다.

전의혁(사단법인 건강소비자연대 해외학술정보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