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트리에 쓰이는 구상나무, 우리 손으로 살린다
크리스마스트리에 쓰이는 구상나무, 우리 손으로 살린다
  • 윤지현 기자
  • 기사입력 2023.09.05 14:43
  • 최종수정 2023.09.05 14:4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국립생물자원관, 마이크로바이옴 기술로 ‘회생 가능성’ 발견
(출처) 게티이미지코리아

[헬스컨슈머] 흔히 유산균과 관련 있는 것으로만 생각해온 마이크로바이옴 기술이 우리나라가 자랑할 만한 생물자원을 살리는 데 응용될 전망이다.

대한민국이 원산지인 구상나무는 크리스마스 트리 등 원예용으로 널리 알려진 소나무목 소나무과 전나무속으로 내륙에서는 덕유산, 지리산에 주로 자생하고 있으며, 제주도 한라산에 분포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기온 상승으로 인한 병해충과 꽃가루 수분 교란 등의 원인과 주변 수종과 경쟁에 밀려 사라져 가고 있어 생물다양성 보전을 위해 지속적인 관리와 복원이 필요한 상황. 

환경부 소속 국립생물자원관(이하 생물자원관)은 미생물 군집 유전체 분석 연구를 통해 최근 사라져가고 있는 구상나무 자생지 복원에 적용 가능한 방안을 찾았다고 9월 5일 반가운 소식을 내놓았다. 

생물자원관은 구상나무 뿌리가 곰팡이와 공생하는 것에 착안하여, 2021년부터 구상나무 생장에 도움을 줄 수 있는 미생물을 찾는 연구를 수행했다고 그간의 노력을 밝혔다.

이 연구는 한라산 등에서 자생하는 구상나무 중 건강한 나무와 고사 중인 나무 토양의 마이크로바이옴을 비교․분석하는 방식으로 진행했는데 마이크로바이옴 기술은 미생물 전체의 유전정보를 분석해 낸다는 점에서 미생물을 직접 분리·배양하는 기존의 방법보다 유용한 미생물 발굴 가능성이 높은 장점을 가지고 있어 최근 식품, 의약 분야 등에서 많이 활용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리고 연구 결과, 건강한 구상나무의 뿌리 표면과 그 주변 토양에서는 다양한 외생균근이 많이 나타난 반면, 고사 중인 구상나무 뿌리에는 외생균근이 없거나 상대적으로 적다는 사실을 알아냈다는 것.

외생균근은 나무의 생장에 필수적인 영양분과 수분을 토양에서 흡수하여 뿌리에 공급하고, 대신 탄수화물 같은 영양분을 얻어 뿌리를 보호하며 양분을 흡수하는 뿌리털 역할을 한다고 이 연구는 덧붙였다.

따라서 고사하는 구상나무 뿌리에 외생균근을 직접 주입하거나, 주변 토양에 뿌리는 방법으로 고사 속도를 늦추거나 막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서민환 국립생물자원관장은 “이번 연구를 통해 찾아낸 외생균근의 최적 배양조건을 탐색하고 대량증식 기반과 연계하여 구상나무 자생지 복원에 활용하는 방안을 마련하겠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