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네 구수한 맛 묵은지’...“뛰어난 바이러스 제압 작용 밝혀졌다”
‘우리네 구수한 맛 묵은지’...“뛰어난 바이러스 제압 작용 밝혀졌다”
  • 윤지현 기자
  • 기사입력 2023.10.11 11:48
  • 최종수정 2023.10.11 1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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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치연구소, 세계 첫 방어 특성 규명하고 저항성 높은 유산균 발굴

 

[헬스컨슈머] 우리나라의 전통 김치 가운데 묵은지에서 바이러스 저항성이 뛰어난 유산균이 처음 발견되고 또 방어작용 기전까지 밝혀내는 쾌거가 이뤄졌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하 정부출연연구기관인 세계김치연구소(이하 연구소. 소장 장해춘. 아래 사진 맨 왼쪽) 연구팀(문소영 이우제 박사. 사진 참조)는 저온에서 숙성된 묵은지로부터 바이러스에 저항성이 뛰어난 김치유산균을 발굴하고, 바이러스 유전자 등 외부 침입 유전자에 대한 방어 작용기전을 구명했다고 10일 밝혔다.
 

 ➤사진 왼쪽부터 교신저자 장해춘 소장, 제1저자 문소영 박사, 이우제 박사


연구소는 김치의 경우 갓 담근 시기부터 발효를 통해 오래 두고 먹을 수 있는 식품으로 특히 묵은지는 특유의 향미로 인해 기호도가 높은 별미김치 중 하나다. 
연구소는 또 일반적으로 담금 직후부터 2~3개월 숙성된 김치와 관련된 연구는 활발하게 이루어져 있으나, 장기간 숙성된 묵은지에 대한 연구는 미비한 실정이었다고 밝혔다.

이에 연구소는 묵은지 속 유산균의 특성을 구명하고자 대한민국 전역에서 저온(-2~10°C)에서 6개월 이상 발효시킨 묵은지 시료 34개를 수집하여 김치 내 미생물학적 특성을 분석했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그 결과 묵은지 속 유산균에서 외부로 부터 침입한 바이러스에 대한 적응형 면역 방어를 보다 강력하고 효과적으로 제공할 수 있는 유전적 특성이 있다는 것을 밝혀냈다고. 

➤ 특이적 크리스퍼 시스템에 의한 바이러스 저항성이 높은 김치유산균.

연구소는 최근 산업계에서는 김치의 품질관리를 위해 종균(김치유산균)을 이용한 김치 생산이 이루어지고 있다며 김치유산균을 발효 종균으로 사용함에 있어, 인류가 접하고 있는 코로나 바이러스 위협처럼 김치유산균의 바이러스 감염 역시 잠재적인 위험성으로 작용될 수 있으며 실제 발효 유제품에는 이미 오래전부터 종균을 사용하고 있고, 바이러스 감염 예방책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안내했다. 

이번 연구의 교신저자인 연구소 장해춘 소장은 “본 연구를 통해 발굴한 묵은지 속 유산균은 다양한 바이러스에 대응할 수 있는 면역 스펙트럼을 가지고 있어, 향후 후속 연구를 통해 바이러스에 대한 면역능을 다각도로 검증할 것”이라며 “이처럼 김치와 김치유산균의 우수한 항바이러스능은 식품뿐만 아니라 나아가 의약 분야 등에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연구소는 이번 연구 결과가 식품과학기술 분야 국제 학술지인 ‘푸드 마이크로바이올로지’ 2023년도 9월 온라인판에 게재되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