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과 전쟁한다고 선포해놓고 ‘선포가 아닌 공포’? 
마약과 전쟁한다고 선포해놓고 ‘선포가 아닌 공포’? 
  • 조동환 기자
  • 기사입력 2023.10.13 14:41
  • 최종수정 2023.10.13 1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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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혜숙 의원 지적, 尹 정부 치료 예산 85% 삭감 전혜숙 의원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전혜숙 국회의원(더불어민주당,서울 광진갑)

[헬스컨슈머] “마약중독자의 건강한 사회 복귀 위해 치료지원 예산 추가 확보가 절실한 판에 정부는 예산 삭감을 했다.” 

정부가 내년도 마약 대응 범정부 예산을 2.5배 확대했다고 밝혔지만, 마약 중독자 치료지원 사업은 주무 부처인 보건복지부 요청액 대비 85% 삭감된 4억 1,600만원이 편성된 것으로 확인됐다.

10월 13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전혜숙 국회의원(더불어민주당, 서울 광진갑)이 보건복지부(이하 복지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복지부는 올해 5월 기획재정부에 마약 중독자 치료지원 관련 사업 예산 28억 600만 원을 요구했다.
 
하지만 최종 정부 예산안에는 15%인 4억 1,600만원만 반영되었고 이는 2022년 이후 2년째 똑같은 금액이라고 전 의원은 밝혔다. 

전 의원은 복지부가 당초 세부사업 별로 ‘중독자 치료비 지원’에 올해 보다 7억 9천만원을 증액한 12억 원을 기획재정부에 요구했고 이는 치료 대상 환자를 현행 350명에서 500명으로 늘리고, 치료비 지원 단가도 234만 원에서 300만 원으로 인상하며, 현행 50%인 국고보조율은 80%로 상향해 마약중독자 치료의 국가 관리를 강화하자는 취지였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증액 요구는 반영되지 않았다는 것이 전 의원의 지적이다.
특히 전 의원은 마약 치료 지정병원의 의료 질을 높이고 인센티브 등 재정지원을 위한 ‘지정기관 운영지원’,‘우수기관 지원금’ 예산 11억 원, ‘전문인력 양성과정 개발 및 운영’사업 2억 원, ‘치료보호-재활 연계사업’ 3억 원은 재정당국과의 검토 과정에서 모두 전액 삭감됐다고 강조했다. 

전 의원은 따라서 “마약 중독자 치료는 다른 정신질환자 치료보다 훨씬 더 어렵지만 그에 맞는 보상이 이뤄지지 않아 마약 치료 지정병원이 재정적인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러한 이유 등으로 올 6월 현재 전국의 마약 치료 지정병원 24곳 가운데 16곳은 마약 환자를 받지 않고 있다. 최근 3년간 치료 실적이 아예 없는 병원도 12곳에 달했다”고 지적하는 가운데 마약 중독 치료 실적이 있는 8곳의 병원 중에서도 인천 참사랑병원과 경남 국립부곡병원 2곳에만 전체 환자의 93%가 집중됐다는 점을 지목했다.

전혜숙 의원은 “마약 치료 지정병원에 대한 지원이 매우 미흡한 실정”이라며 “정부 차원에서 특단의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전 의원측에 따르면 올해 마약중독자 치료비 지원 사업에 배정된 4억 1천만원의 예산은 이미 모두 동 난 것으로 확인됐다. 

현재 보건복지부는 1억 9,100만원 가량을 다른 사업에서 끌어와 쓰고 있지만 이마저도 모자라 추가 예산 전용을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전혜숙 의원은 “윤석열 정부는 마약과의 전쟁을 선포하더니, 단속과 검거에만 치중할 뿐 중독자의 건강한 사회 복귀는 안중에도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며 “내년도 마약 중독자 치료 지원 사업 예산을 대폭 확충해야 한다”고 말했다.